날짜: 2023년 12월 18일 월요일 (맑음)
장소: 롯데콘서트홀
오랜만에 잠실 나들이이다.
초대권이 있어 롯데콘서트홀에 갔다.
부천시향과 손민수, 임선혜가 연주하는 음악회이다.
요즘은 수도권이나 대도시 시향은 다 실력들이 좋지만 부천 시향은 오래전부터 괜찮은 교향악단이었다.
지방 도시뿐만 아니라 요새는 연주자들이 갈 곳이 없어 저 멀리 남해안까지 간다는 말을 들었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연주자들은 그만큼 고달파졌다.
일단 롯데콘서트홀은 음향이 훌륭하니까 점수 따기 좋은 곳인데 연주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 .
손민수와 임선혜도 검증된 연주자들이니 시간 낭비는 아닐 것이다.
1부에서는 손민수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황제>를 연주하였다.
깔끔하게 잘 연주했는데 왜 "황제"가 "왕"으로 들리지?
베토벤이 아니라 모짜르트를 연주하는 것 같았다.
내가 무대 객석에 앉았기 때문에 소리 전달이 잘 안 된 것일까?
연주자가 너무 쉽게 연주했기 때문일까?
임윤찬의 스승이라 너무 기대를 한 탓일까?
어쩌면 그에게는 협주곡 5번보다는 4번이 더 어울렸을지도 모르겠다.
오케스트라도 이런 곡은 자주 연주하다 보니까 타성에 젖어 연주하는 것처럼 보였다.
대개 협연자와는 연주 당일 맞춰보고 연주하니까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사이의 호흡도 약간 아쉽고.
인터미션 후 첫 곡으로 연주한 라벨의 <라 발스>가 가장 나았다.
오케스트라는 아무래도 자기네 곡을 제일 열심히 연습하니까.
이후에는 임선혜, 카이가 뮤지컬 넘버들을 불렀다.
임선혜는 차라리 오페라 아리아를 한 곡 불렀으면 좋았을 뻔했다.
레퍼토리 구성을 주최자가 하는 건 아니지만 전체를 다 대중적인 곡으로 하던지 1부는 클래식, 2부는 대중적인 음악으로 하던지 했으면 어땠을까?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와 듀카의 <마법사의 제자>로 레퍼토리를 꾸몄으면 뮤지컬과 모양새가 맞았을 것 같은데.
아, 이제 그만 좀 편안히 즐기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