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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3.12.29 영화 <리빙: 어떤 인생>(Living)

날짜: 2023년 12월 29일 금요일 (맑음)
장소: 메가박스

 

<리빙: 어떤 인생>은 일본 영화 <이키루>를 리메이크한 영화이다
<러브 액츄얼리>에서 능글맞게 노래하던 한물 간 저질 가수 역의 빌 나이가 이 작품에서는 죽음을 앞두고 가슴 먹먹하게 노래하는 시청 직원으로 나온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잘 살아온 사람이 죽음도 잘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삶과 죽음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나는 잘 살아왔을까?
어려서부터 엄마에게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을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으며 자랐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것이 내 삶의 모토가 되었다.
후회하지 않도록 순간순간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
그렇게 하루가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평생이 되고...
그런데 일 중심의 사람이다 보니 너무 'to do'에만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이제야 깨닫는 것은 'to do'만큼 'to be'도 중요하다는 것, 어쩌면 성취보다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윌리엄스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만큼 아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줬더라면 어땠을까?
<철도원>에서와 마찬가지로 개인이나 가족보다 공동체를 더 중요시하는 이런 모습은 일본 특유의 문화일 것이지만 감정 표현에 인색한 내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그나저나 몸도 아픈데 좀 가벼운 영화를 볼 걸 그랬나 보다.
더 가라앉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