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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23.05.24 어쩌다 바디프로필 그 후

날짜: 2023년 3월 26일 일요일 ~ 5월 24일 수요일


바디프로필을 찍고 다음 날 일어나니 허리가 쑤신다.
사진 찍을 때 몸을 비틀며 포즈를 취하느라 애쓴 결과이다.
영양 보충한다고 바디프로필을 찍고 나서 생선까스와 수플레 팬케이크를 배불리 먹었는데도 다음날 체중을 재니 40.3kg이다.
전날 잰 체중보다 0.1kg밖에 안 늘었네. ㅜㅜ
촬영이 그만큼 힘들었나보다.
지금은 미용 몸무게보다도 훨씬 저체중이니 체중부터 늘려야 효과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먹은 결과 일주일 후 측정한 인바디에서는 체중이 40.7kg에서 41.7kg으로 1kg이나 늘었다.
골격근량은 17.2kg에서 18.1kg으로 무려 900g이 늘어난 반면 체지방량은 오히려 8.2kg에서 7.5kg으로 700g 줄었다.
당연히 체지방률도 20.2%에서 18.0%으로 2.2% 줄었다.
복부지방률이 0.72에서 0.70으로 줄었는데 왜 내장지방레벨은 그대로 3일까?

 

2023.04.02 인바디 결과

이런, 인바디를 너무 믿지 말라니까! 
어쨌든 골격근량이 느는 게 내가 원하는 거다.
보기에도 몸매에 굴곡이 생겨서 더 나은 것 같다.

 

한 가지 안 좋은 점은 전과 튀김, 과자, 초콜릿 등을 좋아라 하고 먹었더니 얼굴에 뾰루지가 사정없이 올라온다. ㅜㅜ
적응되면 괜찮을까?
이번에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위험하다고 느낀 것이 있다.
바디프로필의 폐해랄까?
트레이너가 준 정식(?) 식단대로 먹지는 않았지만 비슷하게 신경 써서 먹다 보니 촬영 1주일 전부터는 800~900칼로리 이하로 먹게 되었다.
그런데도 배가 고프거나 크게 힘들다는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살이 빠지는 것이 싫어서 저녁에는 항상 그날 섭취한 칼로리를 확인하였고, 기초대사량보다 적게 먹었으면 먹고 싶지 않아도 억지로 먹어서 칼로리를 보충하였다.
만약 내가 칼로리를 계산해 주는 앱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고, 사진에는 근육이 더 멋있게 나왔을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건강에 무리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예전에 TV에서 거식증 환자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걸어 다니는 미라처럼 보이는 사람이 본인은 배가 고프지 않고 괜찮다고 하였다.
저 상태에서 어떻게 배가 고프지 않을까 궁금했는데 이제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계속해서 저 열량으로 소식을 하다 보면 배고픔을 못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배고픔을 못 느낀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은 필요한 에너지를 지방에서 꺼내 쓰다 모자라면 근육에서 꺼내 쓰는데 마지막에는 심장 근육에서 꺼내 쓴단다.
그래서 결국 사망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정말 무서운 일이다.
바디프로필을 찍고 나서 섭식 장애나 빈혈, 이명, 간과 신장의 이상 등 문제가 생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극단적인 다이어트식 때문인 것 같다.
트레이너와 갈등을 겪을 정도로 식단을 느슨하게 했던 나와 딸애도 빈혈을 경험했다.
건강을 위해 시작했던 운동과 식단 관리가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되는 아이러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바디프로필을 위해 극단적인 체중 감량을 통해 지방을 "말려버리고" 근육 라인이 살아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진정 건강한 것인가?
그러한 몸을 만들기 위해 생리 불순이나 무월경, 건강의 이상을 감내하는 것이 과연 건강을 위한 일일까?
바디프로필을 건강과 미의 증표인 듯 생각하여 너도 나도 찍는 현실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실을 알았더라면 난 절대 바디프로필을 찍지 않았을 것이다.
'바디프로필을 찍고 나서 잘 먹으면 되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몸은 고무줄이 아니다.
고무줄도 늘었다 줄었다 하면 탄력을 잃게 되고 못쓰게 된다.
이제는 바디프로필을 찍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극구 만류하고 싶다.
나를 보고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며 바디프로필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몇 명 있는데 그들에게 잘못된 롤 모델이 된 것 같아 미안할 따름이다.
살을 찌워야 한다는 강박(?)에 1주일은 열심히 먹었지만 1주일이 넘어가니 흐지부지 되고 운동도 안 하게 된다.
이래서 요요가 오는구나 싶지만 타고난 체질 덕인지 2주 후 측정한 인바디 결과를 보면 오히려 체중이 41.7kg에서 41.1kg으로 살짝 줄었다.
그에 따라 골격근량도 줄고(17.9kg), 체지방량도 줄고(7.4kg), 체지방률도 줄고(17.9%).

 

2023.04.17 인바디 결과

큰 차이가 아니니까 한동안 이 정도가 계속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
한 달 후 측정한 인바디에서는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체중은 41.5kg으로 지난번에 측정했을 때보다 0.4kg 늘었는데 골격근량이 18.6kg으로 0.7kg 늘고, 체지방량은 6.5kg으로 0.9kg 줄었다.
그 결과 체지방률이 15.7%가 되어 딱 내가 원하던 수준이 되었다.

 

2023.04.25 인바디 결과

바디프로필을 찍을 때 이랬어야 하는데...
식단 관리도 안 하면서 당 함량이 높은 더티푸드(?)를 마음대로 먹고 운동도 열심히 안 했는데 왜 결과는 좋을까?
기계가 고장 났나?
눈바디 상으로도 좋으니 잘못된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먹고 싶은 거 먹고, 편하게 운동하면 되나 보다. ㅋ
서론이 길었고, 두 달 만에 드디어 바디프로필 사진을 받았다.
예상대로였다.
지방을 더 말려버렸어야 근육이 선명하게 보였을 텐데...

운동하기 전이나 후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주름만 좀 지워달라고 했는데 20년은 젊게 만들어줬다. ㅋ)

어쨌든 내가 보디빌더도 아니고 피트니스 모델도 아닌데 사진과 내 건강을 바꾸고 싶지는 않다.
내 모습 이대로 사랑한다.

내 나이에 이 정도면 됐지, 뭐.
다행히 부모님께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아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허리와 엉덩이가 황금비율 아닌가?
하여튼 지 잘난 맛에 살아요. ㅋㅋㅋㅋ 


* 2023년 2월 27일 어쩌다 바디프로필 (1) https://misscat.tistory.com/1244

 

2023.02.27 어쩌다 바디프로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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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3월 24일 어쩌다 바디프로필 (2) https://misscat.tistory.com/1251

 

2023.03.24 어쩌다 바디프로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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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3월 25일 어쩌다 바디프로필 (3) https://misscat.tistory.com/1252

 

2023.03.25 어쩌다 바디프로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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