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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23.03.24 어쩌다 바디프로필 (2)

날짜: 2023년 3월 24일 금요일 (약간 흐림)

계속해서 하강곡선을 그리는 인바디 결과에 실망한 나를 보고 큰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말고 처음에 얘기했던 것처럼 natural 하게 하자고 하였다.
트레이너도 잘 하고 있다며 믿고 기다리라고 격려해 주었지만 그래도 조바심이 났다.
그러한 인바디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큰 아이가 알려준 <피톨로지>와 <힙으뜸>의 유튜브 채널 덕이었다.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어야 몸과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인지라 왜 인바디보다 눈바디가 나은지 이론적으로 설명해 주니 머리형인 나에게는 딱이었다.
근육량은 수분으로 인해 변화가 많은데 체지방량은 거의 일정하다고 한다.
그래서 체지방률보다는 체지방량이 중요하다고.
난 체지방량이 줄고 있으니 잘하고 있는 거지. ㅎ

 

https://www.youtube.com/watch?v=1Itd2OipT-s

또한 트레이너가 체크해주기는 하지만 내 식단이 괜찮은 건지도 아리송했는데 식단 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뭐, 골고루 적정량을 먹으라는 얘기인데 일반식으로 어느 정도 양을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려주니까 훨씬 이해하기가 쉬웠다.
게다가 <mealligram>이라는 앱을 사용하니까 내가 먹은 음식의 영양성분별 섭취량과 열량이 나와 식단 관리하기가 편했다.
사실 난 체중 감량이 필요 없으니까 평소 식단에서 단백질만 신경 써서 먹어주고 정제 탄수화물과 디저트 류만 절제하면 되는 건데 괜히 식단 관리라고 하니까 긴장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4주 전부터는 인바디 수치에 더 이상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 몸에 초점을 맞추어 운동과 식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 목표는 바디프로필이 아니라 건강이고, 바디프로필을 찍은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운동과 식단이니까.
아직도 원정산행 갈 때 버스에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프니 코어와 엉덩이 근육을 더 강화해야겠다.
산행을 위해서 허벅지 근육도 강화해야겠고, 오십견으로 인해 어깨가 아직도 안 좋은 상태이니 어깨와 등, 가슴 운동도 열심히 해야겠다.
이왕 운동하는 김에 팔뚝과 겨드랑이, 러브핸들의 물렁살도 보기 싫으니까 그 부분도 운동해야겠다.
그러다 보면 결국은 전신 운동을 해야 하는 거네. ㅎ
4주 전부터 2주간은 1주일에 두 번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트레이너는 날이 갈수록 운동 강도를 높여 백설공주같이 예쁜 얼굴이 마귀할멈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이건 너무 하다 싶을 때가 많았는데도 엄살을 피우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죽기 살기로 했다.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하면 오히려 일찍 늙는다는데. ㅜㅜ

그래서 그런지 체중이 점점 줄어들어 42kg 벽이 무너지고 41kg까지 주저앉았으며, 그나마 있던 지방이 빠지면서 몸매도 일자 모양으로 변해갔다.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닌데. ㅜㅜ
충분히 잘 먹고 있는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일까?
갈비탕도 먹고, 삼계탕도 먹고, 부채살 구이나 닭다리살 스테이크도 먹고, 빵이 먹고 싶을 때는 서브웨이 샌드위치도 사 먹고, 간간히 엿이나 사탕, 젤리 등도 먹는데...
따져보면 하루에 단백질을 내 몸무게의 두 배 이상인 90~100g 먹고 있어서 오히려 너무 많이 먹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말이다.
그렇다고 탄수화물을 안 먹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5 : 3 : 2 비율로 잘 챙겨먹고 있다.
원래 저녁 7시 이후에는 먹질 않는데 요새는 야식까지 챙겨 먹고 있다.
그런데 왜 살이 빠지느냐고!!!!

 

병원에 가봐야 하는 건가?
아니면 먹는 것에 비해 활동량이 너무 많은가?
주 2회 웨이트 트레이닝, 주 1회 필라테스, 주 2~3회 등산.
웨이트 트레이닝과 필라테스는 줄일 수가 없으니까 등산을 줄이는 수밖에 없네. ㅜㅜ
내 삶의 낙인데...
그래서 3주 전부터는 등산을 주 1~2회만 하기로 하였다.
한 번은 원정산행, 한 번 더 하게 되면 근교 살방 산행으로.
심리적으로는 운동보다 등산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 더 힘들었다.
그리고 산행을 하면서도 힘들게 산행하는 날에는 근 손실이 올까 봐 걱정을 하느라 산행을 만끽할 수가 없었다.
몸이 만들어진 다음에 찍어야 하는데 날짜를 정해놓고 하니까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네. ㅠㅠ
그런데 몸이 만들어진 다음에 찍는다고 하면 열심히 안 하게 될 것 같긴 하다.
어쨌든 건강이라는 목표를 생각하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운동하기로 하였다.
몸무게가 줄어드는 것도 체지방을 덜어낸 후 근육으로 채운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2주 전 측정한 인바디 결과는 조금 나아져서 안심이 되었다.
4주 전 인바디 결과보다 체지방량이 1.1kg이나 줄었으며, 내장지방레벨도 2로 떨어졌다.
하지만 골격근량은 0.2kg 늘었다!

 

2023.03.10 인바디 결과

근육량만 조금 더 늘면 체지방률도 떨어질 것 같은데...
그래서 2주 전부터는 일주일에 세 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였다.
점점 운동 강도가 높아져서 정말 죽을 맛이었다. 
등산은 힘들어도 멋진 경치를 본다는 보상이 있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은 어떤 보상이 있지?
울퉁불퉁한 근육?
불행히도 난 그런 근육질의 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아프지 않도록 근력이 좀 있었으면 싶을 뿐인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그래도 이왕 시작한 것이니 유종의 미를 거둬야지.

 

살을 뺄 목적은 아니지만 지방층이 얇아야 근육이 잘 보인다고 해서 단당류 탄수화물은 되도록 섭취하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다행히 난 고구마, 호박, 옥수수, 파프리카, 샐러리 등을 좋아해서 식단 관리가 힘들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그렇게 먹으니 전체 식사량이 줄지 않으면서도 열량이 줄면서 체중이 40kg대까지 내려가 대학 시절 몸무게로 돌아갔다.
단당류 탄수화물의 섭취만 제한해도 살이 쑥쑥 빠진다.
살 빼기가 제일 쉬웠어요. ㅎ
돌 맞을 소리인가?
체중이 줄어도 단백질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거나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난 체중 감량이 목적이 아니라서 너무 저 열량이 되지 않도록 하루 1,000 ~ 1,200kcal는 섭취하려 노력하였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고구마나 단호박 대신 밥을 좀 먹는 게 낫지 않을까?


나름 열심히 노력했건만 바디프로필을 찍기 하루 전인 오늘 측정한 인바디 결과는 내 바람과는 달리 더 안 좋았다.
가장 안 좋은 케이스인데, 체중 감량이 근육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지방량은 늘어서 오히려 체지방률은 더 높아졌다.

 

2023.03.24 인바디 결과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고 매일 단백질을 체중의 두 배 이상 먹었는데 왜 근육량이 줄었을까?
난 차라리 잘 먹어야 하는 것 같다.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면서 운동했을 때가 제일 체성분이 좋았으니 말이다.
원래 저체중인 사람이 다이어트식을 하니 쓸데없이 체중만 자꾸 줄면서 몸이 비상상태로 인식해 지방은 축적하면서 근육을 에너지원으로 소비한 것 같다.
역시 모든 것은 case by case로 해야 하는데 누굴 탓하리오?
멋모르고 시작한 내가 잘못이지.
검색해 보면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건강이 더 안 좋아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해지려다 건강이 더 나빠지다니 이게 무슨 일인지!
트레이너 말을 듣지 않고 정석대로 식단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석대로 식단 관리를 했으면 난 35kg까지 빠졌을 것 같다.
이것도 다 경험이지, 뭐.
어쨌든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즐겁게 바디프로필을 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