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2년 11월 10일 목요일 (맑지만 미세먼지 심함)
산행코스: 사당역 ~ 사당능선 ~ 연주대(관악산) ~ 학바위능선 ~ 무너미고개 ~ 삼성산 ~ 호암산숲길공원(석수역)
산행거리: 13.9km
산행시간: 10:30 ~ 16:10
등산지도:
오늘도 미세먼지로 뿌연 날이다.
누가 운동으로 뭉친 근육은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던가?
핑계 김에 사당역으로 간다.
미세먼지 때문인지 산에 사람들이 별로 없다.
낮에 사당능선에 사람이 이렇게 없는 것도 드문 일인데.
천천히 꾸준히 걸어간다.
난 이런 산행이 좋다.
11월의 산은 쓸쓸하다.
말라버린 나뭇잎들만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삶을 돌아보기에 좋은 계절이다.
오랜만에 관악문으로 올라간다.
계단이 생겨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암벽을 기어 올라가는 스릴이 괜찮았는데.
관악문
지도바위
지나온 관악문
(예전에는 이 암벽을 타고 올라갔다.)
연주대에는 젊은 사람들이 인증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었다.
연주대(관악산) 정상
학바위능선으로 내려간다.
이번에 학바위가 어떤 건지 확실히 알았다.
역시나 저 뾰족한 바위였다.
미세먼지 속의 8봉능선
학바위
가파르게 내려가면 무너미고개다.
이제부터는 삼성산이다.
무너미고개
가파르게 올라간 후 될 수 있으면 산 옆구리를 타고 간다.
사실 이런 산행은 난 별로다.
조망도 없고, 단풍도 없고, 그냥 운동하기 위한 산행.
지나온 관악산
신랑각시바위
어쨌든 호암산숲길공원으로 내려가 산행을 마치고 석수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눈이 올 때까지는 계속 이런 쓸쓸한 산행이 될 것이다.
마지막 나뭇잎이 다 떨어질 때까지.
<십일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천 번을 접은
가슴 물소리 깊어도
바람소리 깃드는 밤이면
홀로 선 마음이 서글퍼라
청춘의 가을은 붉기만 하더니
중년의 가을은 낙엽 지는 소리
옛가을 이젯가을 다를 바 없고
사람 늙어감에 고금이 같거늘
나는 왜, 길도 없이
빈 들녘 바람처럼 서 있는가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원한 내 소유가 어디 있을까
저 나무를 보라
가만가만 유전을 전해주는
저 낙엽을 보라
그러나
어느 한 순간도
어느 한사람도
살아감에 무의미한 것은 없으리
다만 더 낮아져야 함을 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