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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22.10.11 (정선) 민둥산(1,118m), 지억산(1,117m)

산행일시: 2022년 10월 11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증산초교 ~ 민둥산 ~ 지억산 왕복 ~ 화암약수 주차장
산행거리: 12.4km
산행시간: 10:25 ~ 15:03
산행트랙:

(정선)민둥산, 지억산 20221011.gpx
0.07MB

등산지도:

8년 만에 민둥산 억새를 보러 간다.
너무 좋았던 산을 다시 가서 보면 대개는 실망을 하는데 오늘도 그럴는지 살짝 걱정이 된다.
날씨도 안 좋은 것 같아 취소할까 말까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흔들리다가 일단 가보기로 하였다.
증산초교 앞에 도착하니 다행히 하늘이 파랗다.
이제 억새만 피어있으면 되는데...

 

증산초교

꽃향유가 만발한 길을 지난 후 민둥산 정상까지는 꽤 가파르게 올라간다.
발구덕 쪽으로 가면 좀 덜 가파른데 난 그냥 운동 좀 하려고 최단 코스로 올라갔다.
최단 코스는 언제가 가파르니까 운동은 제대로 된다. ㅎ

 

꽃향유

발구덕 갈림길

임도를 가로질러 700m 정도 가파르게 올라가는데 비에 젖은 등로가 상당히 미끄럽다.
정상 600m 전부터는 억새밭이 펼쳐진다.
활짝 벌어져서 포슬포슬해야 하는데 억새꽃이 좀 덜 펴서 아쉽긴 하다.
그러려면 족히 일주일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공사 중인 임도

그래도 민둥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억새밭은 멋있다.

 

억새

흰머리 풀어헤치고
소리 없이 흐느끼는 그대여
무슨 한이 그리 많아
이생을 못 떠나고 있는가?
아쉬움일랑 바람결에 실려 보내고
이제는 훨훨 날아가소.

 

정상에서는 카르스트 지형인 발구덕도 보인다.

 

민둥산 정상

지나온 능선

발구덕

화암약수 쪽으로 가는 길에도 한동안 억새밭이 이어진다.

 

이후 왼쪽으로 내려가면 임도가 나온다.
예전에도 임도가 있었나?
그때는 계속 산길로 간 것 같은데?
옛 기억을 더듬어 왼쪽에 있는 등로를 찾아 따라갔다.
이제부터는 숲길이다.
삼내약수 갈림길을 지나 화암약수 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다시 임도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 앞에서 임도를 건너면 지억산으로 가는 길이 있다.
초록색 리본과 현수막이 있는 곳이다.

 

지억산 갈림길

임도에 있는 화장실

화장실 맞은편 지억산 등로 입구

12시가 넘어 이곳에 있는 벤치에서 점심을 먹고 지억산으로 올라갔다.
임도에서 지억산 정상까지는 300m이다.
상당히 가파른데다 등로도 좁고 풀과 나무가 우거져있었다.

지억산 정상에는 태양열이 설치되어있는 시설물이 있고, 왼쪽 철망에 지억산 정상 팻말이 붙어있다.
그 앞에는 정상석이 있는데 몰운산이라고 적혀있다.
조망도 없고, 그냥 산 하나 찍는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곳이다.

 

지억산 정상

지억산에서 올라간 길로 내려간 후 임도 왼쪽에 있는 등로를 따라간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숲길이 좀 지루하다.
가다보면 왼쪽으로는 사유지라 철조망이 쳐있다.
쑥부쟁이가 흐드러지게 핀 길을 따라가다 철탑을 지나서 조금 더 가면 불암사와 아랫제동으로 내려갈 수 있는 사거리가 나온다.


몰운 갈림길을 지난 이후로는 한동안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아침까지 비가 와서 먼지가 안 나는 것은 좋은데 찰흙으로 변한 길이 너무 미끄럽다.
시계를 보니 이대로 내려갔다가는 두 시간이나 일찍 내려갈 것 같아 벤치에 앉아 혼자 노래도 부르고 간식도 먹으며 쉬다가 내려갔다.

 

파른 내리막이 끝나는 안부에서 화암약수는 왼쪽으로 내려간다.
600m 내려가면 화암약수 주차장이 나온다.
쌍약수에서 톡 쏘는 맛의 약수를 한 잔 마신 후 감자전과 사발면을 먹으며 쉬다가 상경하였다.

 

억새가 좀 덜 펴서 아쉬웠지만 옛날 생각도 하며 화창한 날씨에 기분 좋게 산행할 수 있었다.
산행을 시작한 지 꼭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혼자 산행을 하며 알바도 많이 하고 죽을 고비도 몇 번 넘겼다.
백두대간도 완주하고 650여개의 산을 다녔지만 아직도 산행 실력은 초보이니 이것 또한 미스터리다.
모든 산길마다 은혜였음을...


2013년 10월 4일 민둥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