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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평범한 인생> (Obycejny Zivot)

지은이: Karel Capek

 

<평범한 인생>은 <호르두발>, <별똥별>과 함께 카렐 차페크의 철학 3부작 중 하나이다.
평범한 철도공무원이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기록한 자서전을 통해 개인의 사고가 각각의 관점들에서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나의 삶 안에 나 자신의 다양한 모습들뿐만 아니라 부모, 형제, 조부모의 모습들까지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곧 타인들을 이해하는 것이 된다.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의 나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수록 나 자신의 삶은 더욱 완성되리라."
결국 차이점과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말이 되겠다.
이 부분에서는 철학뿐만 아니라 심리학적인 고찰의 냄새가 난다.
그런 면에서, 삶을 돌아보며 나 자신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자서전을 써보는 것은 이를수록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주인공이 사별한 아내를 회상하는 장면이다.
그가 연애할 때나 신혼 시절이 아니고 조용하고 변화가 없던 시절을 아내와의 가장 행복했던 때로 회상하는 것은 뜻밖이었다.
어떤 극적인 순간이나 열정적인 때가 아니라 평범한 시절에서 사랑과 배려를 느낀다니.
사실 너무 평범하고 그래서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 시간들이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항상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그러기에 주인공은 그 시절을 생각하며 "서러운 고아가 된 느낌이 들어 목이 메는" 것이다.
이미 코비드 사태로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았으면서도 잊기는 또 왜 그리 잘 잊는지...
평범하기를 거부했지만 평범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으니 나이를 먹으며 그만큼 열정이 식은 걸까? 아니면 지혜로워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