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2년 5월 4일 수요일 (맑음)
산행코스: 망끝전망대 ~ 망월봉 ~ 뽀래기재 ~ 격자봉 ~ 수리봉 ~ 큰길재 ~ 광대봉 ~ 보길우체국
산행거리: 9.8km
산행시간: 08:05 ~ 12:40
산행트랙:
등산지도:
무박산행은 정말 싫지만 섬에 갈 때는 배 시간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늦은 밤 배낭을 메고 버스를 타는 내 모습이 좀 우스워도 할 수 없지.
휴게소에서 두 번 쉬기는 했지만 5시간이나 걸려 완도 화흥포항에 도착하였다.
화흥포항 대합실 매점에서 라면을 사먹었다.
대합실 입간판을 보니 완도에 모노레일이 있나 보다.
승선권이 있으면 모노레일 탑승 비를 할인해준다는데 시간이 되면 모노레일도 타보면 좋을 것 같다.
밖으로 나가보니 떠오르는 아침 해에 금빛으로 일렁이는 바다가 몽환적이다.
오늘도 분명 아름다운 날이 될 것 같다.
완도 오봉산
6시 40분 만세호를 타고 노화도로 향하였다.
드넓은 바다에는 전복과 미역 양식장이 펼쳐져있다.
뱃전에서 구경을 하노라니 옆에 계신 분이 이맘때면 소안도에서 문어가 많이 잡힌다며 3박 4일 정도로 오면 좋다고 하신다.
내년에는 보길도와 소안도를 1박으로라도 다시 가봐야겠다.
횡간도
화흥포항에서 40분 정도 걸려 노화도 동천항에 도착하였다.
버스를 타고 노화도에서 보길대교를 거쳐 보길도 망끝 전망대로 이동하였다.
노화도 동천항
망끝 전망대
망끝 전망대에서 왔던 길로 300m 정도 되돌아 내려가면 전주김씨 가족묘원이 있고, 그 뒤로 등산로가 있다.
동백 터널로 들어간다.
마치 동굴 같다.
400m 가량 가파르게 올라간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는 그림 같은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더 멋진 풍경을 기대하며 기분 좋게 올라가다 좀 불만이 나오려는 찰나 능선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오른쪽에 있는 망월봉에 갔다 와서 뽀래기재로 갈 것이다.
망월봉은 바위 봉우리라 더 가파르게 올라간다.
마지막으로 데크 계단을 올라가면 망월봉 정상이다.
망월봉 정상에서 보는 풍경도 정말 멋진데 아쉽게도 아무런 표식이 없이 작은 돌무더기만 있다.
망월봉 정상
보죽산
가야 할 능선
망월봉을 내려가 삼거리로 돌아간 후 뽀래기재로 내려간다.
뽀래기재까지는 1.5km이다.
계속해서 동백 터널이 이어진다.
지나온 망월봉
뽀래기재
뽀래기재에서 직진하여 격자봉으로 향한다.
또다시 동백 터널이다.
간혹 외로이 남아있는 동백꽃들이 있다.
카밀리아, 넌 누굴 그리 애타게 기다리니?
지나온 망월봉
격자봉으로 가는 중간에 멋진 바위가 있다.
뭔가 이름이 있을 것 같은데 없네.
격자봉
격자봉에는 전망 데크가 있지만 조망이 그리 좋지는 않다.
격자봉 정상
격자봉에서 살짝 내려갔다가 수리봉으로 올라간다.
오히려 수리봉이 더 조망이 좋다.
수리봉 정상
수리봉에서 가파르게 쭉 내려가면 큰길재이다.
큰길재는 사거리로 예송리나 곡수당으로 내려갈 수 있다.
대장님은 곡수당으로 하산하라고 했지만 난 인증하러 다니는 게 아니니까 직진하여 광대봉 쪽으로 간다.
큰길재
굴을 지나 다소 가파르게 올라가면 광대봉 정상에 도착한다.
지나온 능선도 보이고 예쁜 에송리 해변도 내려다보인다.
광대봉 정상
지나온 능선
광대봉에서 내려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흠, 좀 애매한데 11시 방향으로 올라가야 한다.
이곳에서 살짝 알바를 하였는데 덕분에 지나온 능선이 다 보이는 조망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파르게 올라가면 멋진 암릉이 나온다.
이쪽으로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가야 할 능선
(이곳에서 11시 방향으로)
지나온 능선
잠시 숲을 지나면 다시 암릉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지나온 능선과 바다 너머 완도도 보이고 노화도도 보인다.
너무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답다.
가슴이 저릴 정도로 아름답고 행복하다.
지나온 능선
보길대교와 노화도
통리 해변
이곳에서 청별 쪽으로 내려가면 편한 길, 조금 더 직진하여 암릉 왼쪽으로 내려가면 약간 불편한 길이다.
그 다음은 그냥 등로를 따라 쭉 가면 된다.
오늘은 산행 처음부터 끝까지 동백 터널을 걷는다.
꽃은 졌지만 싱그러운 나무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에 몸이 살아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늘이라 덥지 않아 좋다.
능선 끝에서 보길 파출소 쪽으로 내려가 보길 우체국 앞에서 산행을 끝냈다.
(이 암릉 끝에서 왼쪽으로 내려간다.)
버스 출발 시간까지 1시간 40분이나 남아 근처 식당에서 전복덮밥을 먹었다.
현지라도 싸지는 않다.
전복은 당연히 싱싱했는데 그 좋은 전복이 맛없는 초고추장 때문에 망쳤다.
음식 못하는 내가 만들어도 이것보다는 맛있을 거 같은데?
그래도 미역국은 맛있더라.
이후 다시 노화도 동천항으로 가서 배를 타고 화흥포항으로 가서 상경하였다.
섬에 가면 항상 좋다.
잠을 못자면서 가도 섬에 닿는 순간 힘이 난다.
소금기 머금은 바람도 좋고, 바람에 실려 오는 바다 냄새도 좋다.
산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 위에 떠있는 작은 섬들은 하나하나 보석 같다.
섬은 자유다!
그나저나 오늘 물을 깜박 잊고 안 가져가는 바람에 물을 한 모금도 안 마시고 산행을 했다!
misscat, 넌 도대체 뭘 마시고 사니?
전 이슬만 마셔요. 호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