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1년 6월 15일 화요일 (비)
산행코스: 청학동 ~ 삼신봉 ~ 내삼신봉 ~ 상불재 ~ 불일폭포 ~ 쌍계사 ~ 주차장
산행거리: 11.9km
산행시간: 11:25 ~ 16:50
산행트랙:
등산지도:
요새는 일기예보가 갑자기 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만큼 대기가 불안정하다는 걸까?
일요일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월요일에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에 하동에 비가 온단다. ㅜㅜ
이런 식으로 갑자기 비 소식이 있어 이미 두 번이나 산행 전날 산행비를 날리고 취소한 적이 있다.
어차피 한 번은 우중 산행을 해야 하는 걸까?
그래도 많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산행 끝날 무렵부터 오면 더 좋고.
하지만 나의 바람과는 달리 내려가는 도중 빗방울이 떨이지기 시작하였다.
에고,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쓰고 청학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청학동은 삼신봉 아래 해발 800m에 위치하는 마을이다.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유불선갱정유도교라는 신흥 종교를 믿고 있으며 속세를 떠나 옛날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속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글쎄 이곳에 김다현 길도 있고 김다현 고향집 이정표도 있다!
헐, 너무 한 거 아냐?
너무 장삿속인데?
<미스 트롯>이라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3등 한 아이인데 이제 겨우 초등학생일 뿐이다.
김연아 길이 있나?
조수미 길이 있나?
백남준 길이 있나?
아무리 자랑스럽더라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어쨌거나 이곳에서 삼신봉까지는 2.4km이다.
삼막골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계속 돌계단이 나오거나 너덜길이다.
올라가다 더워서 우비를 벗었다.
어차피 우비를 입나, 안 입나 옷이 젖는 건 매한가지이다.
차라리 시원하기나 하자.
샘터 이후로는 700m 더 올라가면 안부 삼거리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가면 외삼신봉인데 막아놓았다.
삼신봉은 왼쪽으로 400m 가면 된다.
샘터
안부 삼거리
삼신봉 삼거리에서 오른쪽에 있는 삼신봉 정상에 갔다 와야 한다.
세석대피소 쪽으로 조금 가다가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비 때문에 조망은 일찌감치 포기하였고, 재빨리 사진만 찍고 내려갔다.
삼신봉 삼거리
삼신봉 정상
삼신봉 삼거리로 되돌아가 쌍계사 쪽으로 간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비가 많이 오지는 않지만 계속 맞다가는 등산화 속까지 다 젖을 것 같아 우비 치마를 입었다.
등산화가 방수라도 바지가 젖으면 바지를 타고 흘러내린 물이 등산화 속으로 들어가 다 젖게 된다.
발이 젖으면 제일 짜증난다.
우비 치마를 입으면 좀 거추장스럽기는 해도 훨씬 도움이 된다.
빗속에 엉거주춤 앉아 순식간에 빵을 하나 먹고 약간 오르내리면 내삼신봉에 도착한다.
내삼신봉이 삼신봉보다 더 높아서 그런지 올라가는 길도 더 험하다.
내삼신봉 정상
가야 할 능선
내삼신봉에서 데크 계단을 내려가서 잠시 편안한 숲길을 걷는다.
이런 길은 비 올 때 걸어도 좋다.
송정굴을 지나서 내려가면 쇠통바위가 나온다.
쇠통바위는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비가 와서 포기하였다.
송정굴
쇠통바위
이후 청학봉에서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다.
쌍계사까지 5.8km를 계속 내려가야 한다는 말이다.
상불재를 지나면 계곡을 만날 때까지 급경사 너덜 내리막이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상불재에서 삼성궁으로 내려가게 했으면 좋으련만...
청학봉 정상
상불재
이후로도 경사는 약간 완만해지지만 계속 너덜길이다.
불일폭포 삼거리에 도착하여 잠시 고민을 하였다.
더 이상 비를 맞고 싶지 않아서 빨리 하산하고 싶지만 내가 여길 또 올 일은 없으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불일폭포를 가봐야겠지?
불일폭포까지 300m지만 가는 길이 쉽지 않다.
불일암까지 가파른 계단을 올라갔다가 내려가야 한다.
데크 계단을 내려가며 미리 올라올 일이 걱정이 되었다.
비가 와서 폭포는 예상대로 멋있었다.
6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엄하게 느껴졌다.
불일폭포 갈림길
불일암
불일폭포
다시 삼거리로 돌아가 쌍계사로 내려갔다.
쌍계사까지 2.1km 남았다.
불일폭포에서 쌍계사까지는 길이 좋을 줄 알았는데 끝까지 너덜길이라 발바닥에 불이 났다.
지리산이 점점 싫어지네. ㅜㅜ
아무래도 성제봉만 갔다 오고 나서는 지리산도 졸업해야 할 것 같다.
장승 가족을 지나고, 말이 지나간 발자국이 있다는 마족대를 지나고, 원숭이바위를 지난다.
예나 지금이나 쓸데없이 여기저기 이름 새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조식의 말을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마족대
원숭이바위
최치원이 학을 불러 타고 다녔다는 환학대에 도착하면 쌍계사까지 1.2km 남았다.
쌍계사는 듣던 대로 큰 절이었다.
환학대
쌍계사
이후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각오하고 우중 산행을 했지만 경치도 못 보고 걷기만 하는 이런 산행 정말 싫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