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1년 6월 10일 목요일 (대체로 맑음)
산행코스: 용두산 입구 ~ 용두산 ~ 송한1리 ~ 송학산 ~ 강천사 ~ 월명사 ~ 제천 휴게소
산행거리: 13km
산행시간: 10:20 ~ 16:30
산행트랙:
등산지도:
지난 목요일 비가 와서 괴산 연어봉 산행을 취소한 후 열흘 만의 원정 산행이다.
오늘은 가까운 제천으로 간다.
그래서 버스 출발 시간도 7시 20분으로 30분이나 늦다.
덕분에 한결 여유가 있다.
들머리인 용두산 입구에 도착하니 그런대로 날씨가 좋다.
너무 덥지만 않았으면 좋으련만...
오지 산행이라는데 길은 잘 찾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등로에 들어섰다.
용두산 입구에서 용두산 정상까지는 2.1km인데 계속 오르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상당히 가파르다.
데크 계단도 여러 번 나온다.
지난 주 월요일처럼 더위를 먹으면 안 되니까 사진을 찍으며, 산딸기를 따먹으며 천천히 올라갔다.
그러다 보니 다들 저만치 올라가버리고 나 혼자 뒤에 남게 되었다.
오지 산행은 혼자 떨어지면 안 되는데.
용두산 정상까지는 알바할 염려가 없으니까.
이후에는 선두인 카라가 깔지를 깔아주겠지, 뭐.
거북이걸음으로 정상에 올라가니 먼저 올라간 일행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정상에는 헬기장도 있고 전망대도 있어 상당히 넓다.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내 눈이 뿌연 건지, 날씨가 뿌연 건지.
시간이 좀 이르지만 나도 점심을 먹었다.
용두산 정상
가야 할 송악산
제천시
점심을 먹고 일행들과 함께 제2의림지 쪽으로 갔다.
정상에서 우측에 있는 긴 데크 계단을 내려간다.
이후 <현위치번호 A-5> 지점에서 11시 방향으로 간다.
이제부터 오지 산행이다.
처음에는 길이 있지만 여기저기 샛길들이 있어 깔지가 없었다면 알바하기 십상이었다.
나무와 풀이 우거져 작년 구수산에서의 악몽이 떠올랐지만 다행히 벌레는 없었다.
이 산에는 산딸기가 얼마나 많은지 다들 산딸기를 따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중간쯤 가니 길도 없고 완전 오지 산행이다.
깔지를 깔아줬는데도 단체로 알바를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오지 산행의 좋은 점은 선두도 빨리 가지 못하고 함께 뭉쳐간다는 것이다.
선두가 후미 되고, 후미가 선두 되는 것이 오지 산행의 묘미 중 하나이다.
우리 인생과 다를 바 없다.
그러니 항상 겸손하고, 또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야겠지.
첫 번째 철탑
두 번째 철탑
송현1리로 내려서는 길 또한 분명하지가 않아 방향만 보고 마구잡이로 내려갔다.
오늘 제대로 임자 만났네.
가야 할 송악산
도로를 건너 철조망 안으로 들어가면 송학산이다.
한동안 가파르게 올라간다.
같이 가던 진주 언니는 어느 샌가 뒤꽁무니도 안 보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페이스대로 간다.
힘들면 의자를 펴고 앉아서 쉬었다.
산행은 누구와 비교할 필요 없이 내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
그래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결국 어딘가에서는 만나게 된다.
이것도 인생과 다를 바 없다.
사람마다 달란트가 다르고, 그릇이 다르고, 그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다를 뿐이다.
폐차 직전의 고물 자동차처럼 골골거리며 쉬었다 가다 했지만 내 뒤에도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ㅎ
강천사 갈림길을 지나고, 월명산 갈림길을 지나 송학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노루발풀 꽃
송악산 정상
송악산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전망대도 있지만 전망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대장님께서 조망이 좋은 강천사로 가서 월명사로 내려가라고 하셔서 강천사 갈림길까지 되돌아가 강천사로 내려갔다.
과연 조망이 좋았다.
강천사
강천사에는 먼저 내려간 사람들이 길을 못 찾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몸이 길 안내를 하였다. ㅋ
산신각 쪽으로 가면 산허리를 타고 월명사 능선으로 가는 등로가 있다.
(이 건물 오른쪽에 등로가 있다.)
이후 월명사까지 가파르게 내려간다.
다들 뭐가 급한지 후다닥 내려가고 난 꽃구경을 하며 천천히 내려갔다.
내 무릎은 소중하니까. ^^
민백미꽃
기린초
월명사 연못에는 벌써 연꽃이 피었다.
월명사에서부터는 임도를 따라간다.
쭉쭉 뻗은 나무들이 멋있는 길이다.
월명사
월명사 입구로 내려간 후 마을길을 지나 제천 휴게소로 가서 산행을 끝냈다.
제천 휴게소
송악산
오늘은 미친 듯이 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어쩌면 내가 천천히 산행해서 덜 더웠는지도 모르겠고.
오지 산행이라 길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길이 험하지는 않았다.
산행하는 내내 산딸기가 많아서 연신 따먹으며 산행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송학산 정상으로 올라갈 때는 너무 가파르고 더워서 자꾸 다리에 쥐가 나려고 하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더워질 텐데 조금 더 조심해서 산행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