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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성묘를 다녀와서

날짜: 2021년 4월 10일 토요일 (맑음)

 

내게 죽음이란 숨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서 지워지는 것이다.
가 그리워하는 한 그 사람은 아직 살아있는 것이다.

 

아빠!
천국 가신지 2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아빠를 생각할 때면 눈물이 나네요.
언제나 100% 저를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셨으며 무한한 사랑을 주셨던 아빠.
부모란 으레 다 그런 줄 알았어요.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이 들어 보니 그렇지 않더군요.
그런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나는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인지!
엄마는 항상 내가 아빠를 제일 많이 닮았다고 했어요.
그런데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도 아빠를 닮았다는 것을 엄마는 모르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아빠가 말이 없으신 분이고 저는 어릴 때부터 바쁜 사람(?)이라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았음에도 난 아빠와 눈으로 말한다고 했었죠.
아빠 장례식 때 친구 분들이 오셔서 아빠가 저를 그렇게 자랑스러워하셨다고 했어요.
평생 자랑이라고는 하지 않으며 겸손했던 사람이 유독 큰딸 자랑은 많이 하셨다구요.
저에 대한 아빠의 믿음이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그에 보답하기 위해 저는 아빠가 진짜 자랑하고 다니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려고 더 열심히 공부했어요.

가끔은 지금도 아빠가 나를 자랑스러워할까 생각해봅니다.
분명 아빠는 늘 그러하셨듯이 저를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일을 잘해서가 아니라 저라는 존재 자체를 자랑스러워하신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지금도 아빠의 믿음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루하루 열심히 살려고 노력합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면 생전에 하지 못했던 말을 꼭 해드리고 싶어요.
아빠, 사랑해요.
아빠 딸로 태어나서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