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1년 01월 14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진남교반 ~ 고모산성 ~ 상무봉 ~ 오정산 ~ 부운령 ~ 배너미산 ~ 단산 ~ 모노레일 승강장
산행거리: 14.7km
산행시간: 09:20 ~ 16:10
산행트랙:
등산지도:
근 한 달 만에 산악회 버스를 탄다.
오늘은 21km를 가야 하는데 그동안 1주일에 한 번 짧은 산행만 해서 걱정이 된다.
게다가 지난주에 이어 엊그제에도 폭설이 내려 분명 눈이 쌓여있을 테니 아이젠을 하고 가야 할 텐데.
4시 30분 이전에 모노레일 승강장에 도착해서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간다면 5km 정도는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니 부지런히 걸어야겠다.
걱정 반 설렘 반 진남교반에 도착하니 눈은 보이질 않았다.
이곳은 눈이 안 온 걸까?
아니면 다 녹았나?
진남휴게소 오른쪽에 문경오미자터널과 레일바이크 타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고모산성 쪽으로 올라간다.
진남휴게소
문경오미자터널
고모산성은 근사하게 복원을 해놓았다.
고모산성에서 성곽을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 토끼비리가 나온다.
가파른 산 사면에 산허릿길을 깎아 만든 길이다.
고모산성
토끼비리
병풍바위 삼거리에서 오정산 쪽으로 올라간다.
데크 계단을 지난 후 500m가량 땅에 고개를 처박고 올라갈 정도로 가파르게 올라간다.
그나마 눈이 없어 다행이다.
아이젠을 하고 가면 발이 무거워 더 힘드니까.
(보기보다 상당히 가파르다.)
드디어 삼태극 전망대인 태극정에 도착하였다.
산태극, 수태극, 길태극이라 삼태극이라는데 재작년에 금확산에 가서 본 수태극보다는 모양이 덜하다.
삼태극보다는 이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가 끝내준다.
포암산에서 주흘산, 조령산, 백화산, 희양산, 대야산, 조항산, 속리산에 이르는 대간 줄기가 파노라마로 보였다.
흐미, 멋진걸!
삼태극 전망대(태극정)
삼태극
오른쪽부터 포함산, 주흘산, 조령산, 백화산
희양산, 대야산, 청화산, 속리산
태극정에서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가면 상무봉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은 상무봉이 아니고, 상무봉 정상까지 500m 남았다는 뜻이다.
이후 상무봉까지 미친 듯이 가파르게 올라간다.
겨울이라 이것저것 챙겼더니 배낭이 무거워 뒤에서 누가 어깨를 잡아 끌어내리는 것 같았다.
B코스로 갔다가 하산하던 어느 분이 앞으로 갈 길이 먼데 고생하겠다고 걱정을 해주신다.
나이 생각 못하고 쓸데없이 용기를 냈나 싶어 살짝 후회가 되었다.
헬기장이 있는 상무봉에서는 문경대학으로 내려갈 수 있다.
상무봉 정상
상무봉을 내려서면 느닷없이 암릉 구간이 나온다.
여태 눈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도 없었는데 하필 이 암릉 구간에 눈이 있네.
아이젠을 가져오긴 했지만 아이젠을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아이젠 없이 조심해서 암릉 구간을 넘었다.
오정산 정상과 암릉 구간
지나온 암릉 구간
오정산 정상에서도 조망이 좋은데 너무 힘들어 사진이고 뭐고 다 귀찮았다.
오정산 정상에서 크림빵을 하나 먹고 서둘러 부운령으로 향하였다.
산행 거리가 길어 그런지 오늘은 다들 여유가 없다. ㅠㅠ
오정산 정상
오정산 정상에서 잠깐 가파르게 내려선 후 긴 데크 계단을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가며 바라보는 경치가 아주 멋있다.
왼쪽으로는 포함산~주흘산~조령산 줄기가 보이고, 앞에는 가야 할 배너미산과 단산이 보인다.
조령산, 주흘산, 포암산 방향
가야 할 능선과 단산(왼쪽), 배너미산(오른쪽)
오정산 정상에서 부운령까지 4km 정도 되는데 긴 데크 계단을 내려간 후에는 잔 봉을 몇 개 넘기는 하지만 대체로 걷기 편한 길이다.
50분 만에 날듯이 부운령까지 내려갔다.
여기서 산행 끝내면 딱 좋겠네. ㅠㅠ
부운령에 도착하여 소금빵을 하나 먹으며 잠시 쉬었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이정표들이 제각각이네.
오정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에는 부운령까지 거리가 3.75km라고 했는데, 부운령에 있는 이정표에는 오정산까지 거리가 4.1km라고 한다.
뭐, 450m밖에 차이가 안 나니까.
부운령
임도를 가로질러 나무 계단을 올라 배너미산으로 향하였다.
부운령에서 배너미산까지 1.7km인데 대부분 데크 계단이다.
첫 번째 데크 계단을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오정산과 지나온 능선이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단산이 보인다.
오정산(맨 뒤)과 지나온 능선
단산
전망대를 내려선 후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면 지루한 데크 계단이 계속 나온다.
계단을 1,000개도 넘게 올라간 것 같다.
내가 계단을 제법 잘 올라가는 편인데 몇 번을 쉬었는지 모른다.
배너미산까지만 가면 그다음은 편하겠지 하는 희망을 품은 채 이를 악물고 올라갔다.
배너미산
배너미산 정상은 좁고 아무런 조망이 없지만 너무 지쳐 한동안 앉아서 쉬었다.
이제 단산까지는 1.9km 남았다.
배너미산 정상
배너미산 정상에서 10m만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에 있는 이정표에는 단산까지 1km 남았다고 나온다.
못 믿을 이정표여!
배너미산에서 단산까지는 1.9km가 맞다.
이후 능선을 타고 간다.
누군가 이 길을 힐링 숲길이라고 했던데 오정산과 배너미산을 올라가느라 힘이 다 빠진 나에게는 힐링과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1km 정도 가니까 또다시 데크 계단이 끝도 없이 나오는데 이제 데크 계단만 보면 경기를 일으킬 것 같다.
부르르!
그러게 단산부터 산행을 시작해야 했다니까!
그럼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서 단산에서부터 대부분 내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힘이 덜 들었을 것이다.
기진맥진하여 단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전망대가 있는 단산 정상에는 정상석도 두 개나 있었다.
2시 30분이라 시간은 충분하니 이제 마음 놓고 쉬어도 되겠다.
단산 정상
지나온 오정산
단산 정상에서 활공장까지는 1.8km인데 놀랍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데크 길과 데크 계단으로 연결되어있다.
하지만 이제 <데크> 소리만 들어도 두드러기가 날 지경이다.
오늘 밤에는 쳇바퀴 돌듯 무한히 반복되는 데크 계단을 오르내리는 꿈을 꿀 것 같다.
단산 정상에서 활공장까지는 자전거 도로도 있기 때문에 중간에 난간을 넘어 자전거 도로로 활공장까지 걸어갔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활공장
자전거 도로
활공장에서는 지나온 배너미산과 단산뿐만 아니라 오른쪽으로는 도솔봉과 소백산, 앞으로는 성주봉과 운달산, 왼쪽으로는 포암산과 주흘산, 조령산이 보였다.
다들 힘들게 올랐던 산들이다.
배너미산(왼쪽)과 단산(가운데)
성주봉과 운달산
티켓을 사서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갔다.(편도 7,000원, 왕복 12,000원)
출입문이 아래에서 위로 닫히는 최신식 모노레일이다.
30분 정도 타고 내려가는데 경사가 얼마나 급한지 안전벨트를 안 했으면 앞으로 고꾸라졌을 것이다.
빨리 가면 완전 롤러코스터인데 시속 3~4km로 천천히 간다.
그래도 이거 은근히 재미있다.
다음 가족 여행지는 문경이다!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5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20분이나 일찍 하산했네. ^^
하지만 후미가 출발 시간보다 30분가량 늦게 내려오는 바람에 5시 30분에야 출발할 수 있었다.
오정산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데크 계단을 수도 없이 올라가느라 너무 힘들었지만 조망 하나는 끝내주는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