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0년 7월 21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책암마을 ~ 무수재 ~ 금돼지굴봉 ~ 당재 ~ 송대봉(정상) ~ 황굴 왕복 ~ 마계마을 ~ 남원 책여산 ~ 구송정2교
산행거리: 9.8km
산행시간: 10:40 ~ 15:30
산행트랙:
등산지도:
이번 주도 계속 비가 온다고 하여 연신 일기예보를 확인하였는데 다행히 화요일 하루 소강상태란다.
휴~.
벼르고 벼르던 순창 채계산을 가는 날이다.
채계산은 비녀를 꽂은 여인이 누워있는 모습이라고 하여 붙은 이름이란다.
이 밖에도 이 산의 이름은 여러 가지인데 수만 권의 책을 쌓은 모습이라고 하여 책여산이라고도 하고, 화산옹 바위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어 화산이라고도 하며, 적성강을 품고 있어 적성산이라고도 한다.
멋진 암릉뿐만 아니라 270m의 출렁다리가 개통되어 더 유명해진 산이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출렁다리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ㅜㅜ
뭐, 출렁다리야 여기저기에서 많이 건너 봤으니까 크게 아쉽지는 않은데 순창 쪽에서 산을 완전히 내려갔다가 남원 쪽 산으로 다시 올라갈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계단을 얼마나 오르내려야 할까? ㅜㅜ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산행부터 하자.
책암마을 주차장에서 내려 광주대구고속도로 옆에 있는 계단을 올라간다.
처음만 가파르게 올라가면 무수재까지는 완만한 길이다.
정말 <세상에서 제일 걷기 좋은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나무가 울창한 숲이 진짜 걷기 좋은 길이다.
광주대구고속도로
무수재
무수재에서 약간 가파르게 올랐다가 전망대 두 곳을 지나면 묘 1기가 있는 금돼지굴봉에 도착한다.
금돼지굴봉은 암봉으로 조망이 좋다.
그런데 금돼지굴이 어디 있나?
분명 바위 봉우리 아래에 있을 텐데 못 찾겠다.
금돼지굴봉 정상
금돼지굴 찾기를 포기하고 당재까지 내려가는데 상당히 가파르게 내려간다.
당재에는 임도가 연결되어 있다.
적성교에서 이곳까지 쉽게 올라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온 숲길이 너무 좋아 책암마을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금돼지굴봉에서 당재로 내려가는 길
당재
당재에서 정상인 송대봉까지는 280m로 다소 가파르게 올라간다.
송대봉도 암봉으로 데크 전망대가 있고 물론 조망이 좋다.
지나온 금돼지굴봉과 가야 할 칼바위 능선, 그 뒤로 남원 쪽 채계산이 보이고, 아래로는 섬진강과 논에 만들어놓은 벼 팝아트가 보인다.
송대봉(채계산) 정상
지나온 금돼지굴봉
섬진강과 적성면
가야 할 칼바위 능선과 남원 채계산
송대봉에서 165m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235m를 가파르게 내려가면 황굴이 있다.
이 산의 높이가 342m니까 거의 다 내려가는 것이다.
가파르게 내려가다 보니 대장님이 산허릿길을 따라오고 계셨다.
당재에서 올라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송대봉 아래로 해서 황굴로 가게 되는 것이다.
황굴 갈림길
황굴 내려가는 길
(당재에서 송대봉을 거치지 않고 바로 황굴로 갈 수 있는데 그게 더 편하다.)
황굴
황굴은 종자산 바위굴성과 비슷하였다.
황굴을 구경하고 다시 235m를 가파르게 올라 삼거리로 간 후 왼쪽에 있는 데크 계단을 올라가면 칼바위 능선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게 뭐야?
너무 안전시설을 잘해놓다 보니 칼바위 능선이 더 이상 칼바위 능선이 아니다.
그냥 난간 정도만 해놓아도 될 것 같은데.ㅠㅠ
안전하고 걷기에는 좋지만 칼바위 능선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
칼바위 능선에 설치된 철제 등산로를 건너면 커다란 바위가 있다.
저게 장군바위인가?
칼바위 능선
장군바위
계속 칼바위 능선이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아예 널따란 데크 길을 설치해놓았다.
이 멋진 칼바위 능선을 다 망쳐버렸네 ㅜㅜ
이게 과연 최선이었을까?
(이 정도만 해놓아도 되는데...)
칼바위 능선이 끝나고 가파르게 내려가면 정자가 있고 그 아래에 출렁다리가 있다.
채계산 출렁다리
출렁다리에서 내려가는 길은 두 개인데 어느 길로 가나 도착지는 똑같으니까 짧은 코스로 내려갔다.
마계마을로 내러 가서 산행을 끝내려고 했는데 여기서부터 구송정교까지 2km란다.
아직 2시간이 남았으니 여기서 산행을 끝내고 바로 구송정교로 가면 너무 시간이 많이 남을 것 같아 그냥 산행을 계속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데크 계단을 1,100개 이상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는 길에 전망대가 몇 개 있고 계단 턱마다 건강에 관한 좋은 글귀들을 붙여놓았는데 나중에는 너무 덥고 힘들어서 "계단이 그렇게 좋으면 너나 올라가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두 번째 전망대에는 출렁다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데크 계단이 끝나면 등로가 이어진다.
가다 보니 길가에 비스듬히 서있는 다섯 개의 바위들 중 가운데 바위 하나가 넘어져 있었다.
언젠가 다른 바위들도 넘어지는 거 아냐?
남원 쪽 채계산은 순창 쪽 채계산에 비해 등로가 거칠고 가팔랐다.
"그냥 출렁다리 아래에서 산행을 끝낼 걸"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비스듬히 서있는 바위들(중간에 하나는 넘어졌다.)
후회를 하며 가파른 길을 올라 남원 채계산 정상에 도착한 후 봉우리를 하나 넘은 후 임도를 만날 때까지 가파르게 내려간다.
남원 책여산 정상
임도에서 왼쪽으로 쭉 내려가면 논이 나오고 논 사이를 가로질러 구송정2교로 가서 산행을 끝냈다.
근처에 체육공원이 있어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
샤워실도 있는데 샤워실은 잠가놓았네.
출렁다리를 건널 수 있었다면 산행이 훨씬 쉬웠을 텐데 그러질 못해 갑자기 힘든 산행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날씨가 좋아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었고, 당재까지의 소나무 숲길이 너무 좋아 몸과 마음이 힐링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