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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20.06.09 (영광) 구수산(339m)

산행일시: 2020년 6월 9일 화요일 (뿌연 하늘)
산행코스: 영춘교 ~ 옥녀봉 ~ 삼밭재 ~ 구수산 ~ 불복재 ~ 봉화령 ~ 모재 ~ 갓봉 ~ 삽촌마을 백수우체국
산행거리: 11km
산행시간: 10:50 ~ 16:04
산행트랙:

(영광)구수산 20200609.gpx
0.19MB

등산지도:

 

갑자기 무더위가 찾아왔다.
30도가 넘는 날씨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더워도 집에 있는 것보다는 산에 가는 게 나으니까 배낭을 챙겨 메고 집을 나섰다.
영춘교 앞에서 버스를 내려 산행을 시작하였다.

 

만사 대장님께서는 항상 산행시간을 여유 있게 주시지만 오늘은 산행 후 백수해안도로를 들린다고 해서 시간을 딱 맞게 주시는 바람에 열심히 걸어야 한다.
더운 날 땀 좀 빼야겠네.
등산로 입구에서 200m만 가면 제명바위가 나온다.
이곳이 원불교 성지라 원불교와 관련된 것들이 있나 보다.

 

제명바위

제명바위를 지나 400m를 가파르게 올라가면 옥녀봉이다.
올라가는 길에 와탄천이 내려다보인다.

 

와탄천

옥녀봉 정상

옥녀봉에서 고꾸라지듯 내려갔다가 사거리를 지나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면 상여봉이다.
너무 덥고 힘이 들어 눈앞이 캄캄해지고 어지러웠다.
몇 번을 쉬어가며 상여봉에 올라가서는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난 오늘은 틀렸어.ㅜㅜ
불복재에서 탈출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상여봉에서 한참 쉬며 심신을 안정시켰다.

 

상여봉과 설래바위봉

지나온 옥녀봉

상여봉 정상

상여봉에서 조망터와 국제마음훈련원 갈림길을 지나 가파르게 올라가면 설래바위봉이다.

서래야님께서 <셀레바위봉>이라는 팻말을 걸어놓으셨다.

 

설래바위봉 정상

설래바위봉에서 내려가면 임도가 있는 삼밭재에 도착한다.
힘들게 옥녀봉과 상여봉을 오르내릴 필요 없이 바로 삼밭재로 와도 좋을 것 같다.

 

삼밭재

삼밭재에서 오른쪽 임도로 10m 정도만 가다가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구수산 정상까지는 500m라는데 1km는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은 등로인가, 아닌가?
풀과 나무가 우거져 등로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오지 산행하듯 나무를 헤치며 잔 봉을 몇 개 넘으면 구수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석도 없고, 조망도 없다.
그래도 벤치는 있네.

 

구수산 정상

구수산 정상에서 떡 한 덩이를 먹고 불복재로 내려갔다.
불복재까지 1.8km라는데 500m밖에 안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불복재 이정표에는 구수산 정상까지 2.5km란다.

그건 아니지.

 

기린초

불복재

불복재 이정표를 지나 20m 정도 가면 임도를 만난다.
아까 상여봉에서는 진짜 죽을 것 같아 불복재에서 하산하려고 했는데 막상 불복재까지 가니 괜찮은 것 같아서 더 가보기로 했다.
11시 방향 임도를 따라가도 되고, 임도로 들어서 바로 우측 산길로 올라가도 된다.
그런데 미리 알았더라면 단연코 임도로 갔을 것이다.

분명 등로이긴 한데 완전 정글 속을 헤치고 가야 한다.

팔 토시를 했어도 여기저기 긁히고 난리가 났다.
다시 임도로 내려섰다가 임도를 가로질러 산길로 들어선다.

봉화령까지 2km가량 봉우리를 몇 개 넘으며 올라간다.
도대체 여기 등로는 왜 이 모양이지?
오지도 이런 오지가 없다.

낫을 들고 다녀야 할 정도이다.
계속 밀림 속을 헤치고 올라간다.

 

조망터에서는 지나온 구수산과 길용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산에서 고개는 대개 내려가는데 이상하게 여기에서는 봉화령까지 빡세게 올라간다.
봉화령에서는 영광풍력해안단지가 내려다보인다.

오늘 시계가 깨끗하면 좋을 텐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뿌연 게 영 아니올시다.

 

지나온 구수산

(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임도가 보인다.)

길용저수지

봉화령 정상

가야 할 모재봉과 갓봉

영광풍력발전단지

봉화령부터는 등로가 말끔해서 훨씬 걷기가 좋았다.

모재상봉을 지나 가파르게 내려가면 넓은 공터에 운동시설이 있는 모재에 도착한다.

 

모재상봉 정상

길용저수지

가야 할 모재봉과 갓봉

모재

모재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도 되는데 그러면 백수우체국까지 도로를 따라 한참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산길로 가기로 하고 모재봉으로 올라갔다.
아이고, 힘들어.

몇 백 미터 안 되는데 왜 이리 가파르냐. ㅠㅠ
이 더운 날 무엇 하러 사서 고생인지 모르겠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그럴 나이도 아닌데...

 

모재봉 정상

모재봉을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한동안 오른쪽 산허리로 간다.

이제 힘든 거 끝났나 하고 좋아했는데 결국은 우회하여 올라가는 거였다. 

이럴 걸 그냥 바로 올라가게 하지, 왜 돌아가게 하느냐고! ㅠㅠ

 

갓봉 정상

갓봉에서 삽촌마을/백수우체국 쪽으로 내려간다.
가다 보면 왼쪽으로 데크 계단이 나오는데 올라가기가 싫어서 계단 우측 산허리 길로 갔다가 잠시 알바를 하였다.

 

그냥 계속 내려가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살짝살짝 오르내림이 있다.
평소에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오늘은 더위서 무지 힘들다.
시원한 데미소다 애플을 마셨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헬기장을 지나 삼거리에서 백수우체국까지 530m를 가파르게 내려간다.
너무 지쳐서 자꾸 다리에 쥐가 나려고 하였다.
4분 늦게 삽촌마을 백수우체국 앞에 도착하였다.

 

헬기장

우체국 맞은편에는 하나로마트가 있다.
바로 마트로 들어가 데미소다 애플을 사서 마셨다.
오늘 날씨도 더운 데다 오르내림이 많고, 등로의 나무를 헤치고 가느라 진짜 진이 다 빠졌다.
이런 산은 겨울에 가야 할 것 같다.
일행이 다 온 다음 버스를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하였다.
해안을 따라 데크 길이 조성되어 있다.
대장님께서 사진 찍으라고 몇 군데 차를 세워주셨다.
날씨가 맑으면 정말 예쁠 것 같은데 오늘은 좀 아쉽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보니 온 몸에 벌레 물린 자국이 무수하다.

팔 토시를 꼈는데도 겨드랑이까지 물렸다.

팔 뿐만 아니라 몸통, 다리까지 죄다 물렸는데 가려워서 죽을 것 같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병원에 갔다 왔다고 한다.

벌레에 물린 게 아니라 풀독이라고. ㅠㅠ

여름에는 절대 가서는 안 될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