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0년 4월 21일 화요일 (맑고 강한 바람)
산행코스: 석전모정 ~ 매봉재 ~ 장암산 ~ 작은마치재 ~ 마치재 ~ 태청산 ~ 상평길 임도 ~ 영마저수지 ~ 석전모정
산행거리: 10.6km
산행시간: 10:35 ~ 14:26
산행트랙:
등산지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하라는데 원정 산행을 가도 괜찮을까?
좀 걱정이 되지만 집에만 있었더니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식도염에 이석증까지 왔다.
마음을 편히 가지라는데 아무리 그렇게 생각해도 몸이 다르게 반응하는 걸 어쩌누? ㅜㅜ
코로나도 무섭지만 일단 내가 살아야겠기에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부여백제 휴게소에 들렀는데 식당에 의자가 모두 한 방향으로만 배치되어있네?
모여 앉아 오순도순 먹는 건 언제쯤 가능해지려나? ㅜㅜ
3시간 30분 동안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여 들머리인 석전모정에 도착하였다.
모정이란 정자나 무더위 쉼터를 뜻한다고 한다.
오늘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다.
바람이 좀 강한데 그 덕분에 미세먼지 하나 없이 너무나 쾌청하다.
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공장 가동도 줄고 비행기 운항이 급감하여 공기 질이 좋아졌다고 한다.
잘 살펴보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의외로 좋아진 것들도 많다.
공기도 맑아졌고, 어디 가든 복잡하지 않고, 삶이 단순해졌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대화도 많이 하게 됐고.
경제적인 어려움만 뺀다면 이런 삶도 과히 나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석전모정 앞에서 상석/매봉재 쪽으로 갔다가 한 바퀴 돌아서 민들레 농장 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마을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전주 이 씨 세장산이 나온다.
세장산 뒤 대숲에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나무다리를 건너 가파르게 올라가서 상석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임도가 있는 매봉재에 도착한다.
전주 이 씨 세장산
상석 삼거리
매봉재
매봉재에서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가파르게 올라간다.
솔잎이 깔린 푹신한 등로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가는 차량들로 인해 깊숙이 파여 있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빡세게 올라가면 정자와 독수리상이 있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도작한다.
바람이 너무 강해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영마저수지와 영마산업단지
활공장에서 삼효 임도로 내려갔다가 가파르게 올라가면 장암산 정상이다.
그런데 여기가 철쭉 군락지네?
2주 만 늦게 왔더라면 꽃길을 걸었을 텐데.ㅜㅜ
장암산
삼효 임도 합류지점
장암산 정상 밑에는 전망 좋은 곳에 묘 1기와 장암정이라는 정자가 있었고, 정상에는 마당바위가 있었다.
장암정
마당바위(너럭바위)
장암산 정상
장암산 정상에서부터도 한동안 철쭉 군락지가 이어진다.
능선 위에는 그나마 꽃이 좀 펴있었다.
하늘도 파랗고, 강한 바람 덕에 덥지도 않아서 기분 좋게 걸어갔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다 살아나는 느낌이다.^^
샘터 삼거리를 지나 작은마치재까지 계속 내려간다.
샘터 삼거리/장암지맥 분기점
태청산
작은마치재
작은마치재에서 가파르게 올랐다가 뚝 떨어지면 마치재이다.
이후 마치재에서부터 급경사 오르막이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원정 산행을 하니 이런 힘든 오르막도 불평 없이 올라간다.
여기만 올라가면 태청산 정상이겠지.
마치재
그건 나의 바람일 뿐이고. 뚝 떨어졌다가 가파르게 오르길 두, 세 번 반복해야 한다.
법당 삼거리를 지나고, 산림도로 삼거리를 지나 계속 올라간다.
태청산 가는 길에는 아직 진달래가 예쁘게 피어있었다.
법당 삼거리
산림도로 삼거리
태청산 정상에서도 360도 조망이 가능하다.
망가진 전망대 앞에서 점심을 먹었다.
태청산 정상
지나온 능선(맨 뒤는 불갑산)
태청산 정상에서 데크 계단을 내려가면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정자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좌측 산림도로로 내려간다.
올라갈 때만큼 가파른 길이다.
하긴, 올라간 만큼 내려가야겠지.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에는 산철쭉이 만발하였다.
솔잎이 깔린 부드러운 흙길을 쭈~욱 내려가면 산벚꽃이 반겨주는 상평 임도를 만난다.
이제부터 임도를 따라 석전모정까지 가는 것이다.
길가에는 자주괴불주머니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상평 임도(산림도로) 합류 지점
자주괴불주머니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태청산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아까 산 위에서 본 산림도로 삼거리로 연결되는 길이다.
물론 가파르겠지.
임도를 싫어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고, 오랜만의 원정 산행이라 임도를 걷는 것조차 즐겁다.
일상이 이렇게 감사한 것임을...
마치재로 올라갈 수 있는 마치 삼거리를 지나고, 영마저수지가 있는 영마재를 지나 석전모정으로 돌아갔다.
마치 삼거리
영마저수지
영마재
그동안 마음에 옅은 안개가 낀 듯 답답했는데 오늘 강풍에 다 날아간 것 같다.
역시 난 원정 산행을 해야 하나 봐.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