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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수리산 변산바람꽃을 찾아서

날짜: 2020년 3월 4일 수요일 (흐림)
장소: 수리산 병목안 계곡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사회적 격리>를 하라고 해서 두문불출하다 보니 어느새 나도 <확찐자>가 되어 간다.

우스갯소리로 <확찐자>는 집안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살이 확 찐 사람"이라는 뜻이다.

<확찐자>의 동선은 식탁-소파-냉장고-소파-식탁-침대라나?

썰렁한 개그지만 실제로 요새 나의 생활이 이렇다.

모든 사회적 활동을 다 정지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밖으로 많이 돌아다녔는지 알겠다.

쓸데없이 분주했던 생활을 한순간 멈춘 채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한편으로는 좋은 점도 있다.

그래도 답답한 건 어쩔 수 없어 오늘은 수리산으로 변산바람꽃을 보러 갔다.

수리산에 변산바람꽃이 있다는데 진짜 있을까?

기대 반, 의심 반으로 갔는데 정말 수많은 바람꽃을 만날 수 있었다.

흙더미 속에서 작고 가녀린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지금의 우리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풍이 불면 금방이라도 꺾여버릴 것 같지만 바람꽃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매년 봄을 알린다.

내 인생에 이처럼 나라가 어려웠던 적이 있을까 싶지만 이 고난의 시간들이 축복의 밑거름이었음을 깨닫게 되리라 믿는다.

하루속히 일상이 회복되기를...

그런데 오래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ㅠㅠ

 

덤으로 만난 현호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