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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9.12.19 (진안) 고산(876m), 대덕산(593m)

산행일시: 2019년 12월 19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장전마을 ~ 병풍바위 ~ 산영치 ~ 깃대봉(고산) ~ 감투봉 ~ 쉰질바위 ~ 대덕산 ~ 상전구룡
산행거리: 12.1km
산행시간: 10:30 ~ 16:28
산행트랙:

(진안)고산, 대덕산 20191219.gpx
0.21MB

등산지도:


또다시 추워진 날씨에 이른 아침 침대 밖으로 나오기가 영 싫다.
알람이 한참 울린 다음에야 겨우 일어났다.
12월만 지나면 당분간 원정 산행은 쉬려고 한다.
다행히 오늘 가는 곳은 가까운(?) 진안이다.
세 시간 거리는 가까운 곳이 되어버렸으니...
장전마을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였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가다 도로가 끊긴 곳에서 묘가 있는 왼쪽으로 올라간다.

 

가파르게 올라가면 조망터가 나온다.

여기가 산영치인가?
앞에는 천반산이 보인다.
말등바위도 보이고, 정여립이 말을 타고 뛰어 건넜다는 뜀바위도 보인다.

아래로는 구량천이 흘러가고 있다.

 

천반산

당겨본 뜀바위(계단이 있다.)

조금 더 올라갔다가 가파르게 내려가면 안부에 도착한다.
이후로 고산 정상까지 봉우리를 열 개쯤 가파르게 오르내려야 한다.
안부에서 가파르게 올라 두 번째 조망터에 도착한 후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면 600봉에 도착한다.

 

두 번째 조망터

600봉 정상

계속해서 가파르게 오르내리길 반복하며 병풍바위를 지나 깃대봉으로 향하였다.

병풍바위 구간은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었으며 용담호 쪽이 조망되었다.

 

가야 할 병풍바위와 깃대봉

지나온 능선

용담호 방향

병풍바위

봉우리를 여러 번 오르내려야 한다는 것은 알고 왔지만 정말 이럴 줄 몰랐다. ㅠㅠ

그나마 예상했던 것보다는 날씨가 좋고 따뜻해서 다행이었다.

봉우리를 대여섯 개 오르내리자 왼쪽 멀리 마이산이 보였다.

 

지나온 능선과 병풍바위, 뒤로 천반산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은 채 고산 정상인 깃대봉에 도착하였다.

 

깃대봉(고산) 정상

깃대봉에서 왼쪽으로 가파르게 내려가자 북쪽이라 이전까지와는 달리 바람이 불고 추웠다.
고산 정상을 지나면 꽃길만 걸을 줄 알았는데 나만의 착각이었나 보다.
깃대봉에서부터 대덕산까지도 엳아홉 개 정도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한다. ㅠㅠ
헬기장에서 가파르게 내려가면 첫 번째 고산골 갈림길이 나온다.

그런데 쉰질바위 말고 빈질바위라는 것도 있나 보네?

 

헬기장

고산골 1갈림길

고산골 2갈림길을 지나 가파르게 올라가면 감투봉에 도착한다.
감투봉에서는 별 조망이 없다.

 

고산골 2갈림길

감투봉 정상

감투봉을 내려간 후 큰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가파르게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대구평 쪽으로 산허리를 타고 간다.

가파른 사면에 등로가 어찌나 좁은지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떨어질 것 같았다.

스틱을 얼마나 세게 짚으며 가느라 어깨가 아플 정도였다.

 

삼거리

이후 이어지는 능선에서는 조망터가 제법 나온다.
마이산과 쉰질바위, 용담호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멋진 풍광에 그동안의 고생이 봄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았다.

 

마이산 방향

쉰질바위와 용담호

다시 가파르게 오르내리며 쉰질바위로 향하였다.

가파른 오르내림이 계속되는데다가 수북이 쌓인 낙엽 밑에는 돌들이 있어 마음 편히 갈 수가 없었다.

 

                  쉰질바위

쉰질바위는 올라갈 수도 있지만 그건 none of my business이다.

거창 수리듬 올라가는 것 같이 아찔해 보였다.
오른쪽으로 우회로가 있는데 왜 여긴 우회로도 하나 같이 힘든지 모르겠다.
가파른 산 사면을 진땀을 흘려가며 겨우 가로질러 가니 고산골 3갈림길이 나왔다.

너무 힘들어서 여기서 하산하고 싶었다.

그런데 여기서 하산 하나 대덕산까지 가서 하산 하나 거리가 비슷하다는 말에 속아 계속 가게 되었다.

결국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게 되었는데 다음부터는 내 직감을 믿어야지.

 

                  쉰질바위 아래 고산골 3갈림길

갈림길을 지나 등로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길을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쉰질바위 능선에 도착한다.

이쪽에서 보니 쉰질바위가 마터호른 같다.

내려다보이는 용담호는 청풍호만큼 멋있었다.

 

쉰질바위

용담호

다시 오르락내리락하며 가다 보면 멋진 조망터가 나온다.

마이산과 연석산~운장산~구봉산에 이르는 능선이 보이며, 그림 같은 용담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또다시 그동안의 고생이 썰물 같이 밀려 나간다.

 

용담호

조망터에서 신나게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내려가려는데 이게 뭐야?
암벽 구간이 있었네?
밧줄도 없는 암벽을 좋은인연님과 임병수운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내려갔다.
그런데 내려가서 보니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었다는. ㅠㅠ

 

(보기보다 훨씬 더 가파르고 까다로운 암벽)

또다시 오르락내리락하며 대덕산으로 향하였다.

기운이 빠져 자꾸 넘어지려 하였다.
대덕산 정상에서는 조망이 없다.

 

대덕산 정상

대덕산 정상에서 오른쪽 고산골로 하산하였다.

고산골까지 700m라고 해서 금방 내려갈 줄 알았는데 그 길이 지옥 길일 줄은 내 진정 몰랐네요.
고산골 방향으로 가다 보니 먼저 갔던 일행들이 되돌아오고 있었다.
길이 없단다.
지도를 보니 대덕산 정상에서 내려오다가 오른쪽으로 갔어야 한다.

다시 올라가서 등로를 찾으려는데 여기서 산허리를 가로질러 가면 등로를 만난다는 말에 그렇게 갔다가 죽는 줄 알았다. 

등로를 만나긴 만나는데 너무 가파른 곳이라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

마른 흙은 밟는 대로 쭉쭉 미끄러졌다.

이미 기운이 빠진 상태라 그대로 굴러 떨어질 것만 같았다.

아, 내가 왜 되돌아가서 등로를 찾지 않았던가?

앞으로는 절대로 남의 말을 믿지 말자.

기진맥진하여 등로에 도착하였다.

그렇다고 그다음부터 괜찮은 것은 아니다.
등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니 오른쪽으로 리본이 붙어 있었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인데 이건 뭐 길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지금까지 가파른 길을 오르내렸지만 여긴 최악이다.
밟는 족족 허물어져 내리거나 돌멩이들이 흔들거린다.
진짜 지구가 흔들거리는 느낌이었다.
앞의 사람들이 자꾸 미끄러져 넘어지니까 더 긴장을 해서 힘들었다.
500m 정도가 2km는 되는 것처럼 느껴지며 오늘 중으로 내려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고산골

다치지 않고 무사히 내려온 것이 정말 감사하다.

이제부터는 도로를 따라 1.8km가량 가야 한다.
그런데 도로조차도 오르내림이 있네. ㅜㅜ

 

상전구룡(세동마을)

명성에 걸맞게 2019년도 목요 산행을 빡세게 마무리하였다.

오늘 가파르게 봉우리를 오르내리길 스무 번은 한 것 같다.
목요 산행이니까 어느 정도 난이도는 있을 줄 알았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오랜만에 욕 나올 정도로 힘들게 산행을 하였다.

대장님, 이제 우리 나이도 좀 생각하자구요.

그런데 내년에도 산 넘어 산일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건 나의 기우일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