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6월 30일 화요일 (흐리고 오후 비)
산행코스: 중원 계곡 주차장 ~ 중원산 ~ 단월산 ~ 싸리재 ~ 중원 계곡 ~ 중원 계곡 주차장
산행거리: 10.6km
산행시간: 08:30 ~ 16:50
등산지도:
중원리에서 원점 회귀하는 코스로 중원산, 단월산 산행을 하였다.
중원 계곡 주차장에서 버스 종점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가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찾기 쉽지 않으니 대신 은행나무 민박 푯말을 찾는 게 나을 것 같다.
중원산까지 2.9km.
중원 계곡으로 올라가다가 중원산으로 가는 길도 있는데 계곡에서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다고 하여 능선을 타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마을길을 따라 밭을 지난 후 산길로 올라간다.
처음에는 진짜 길이 좋다.
와, 능선 길이라 이렇게 좋은가 보다!
처음 만나는 이정표에 의하면 중원산까지 1.44km란다.
벌써 1.46km를 왔나?
주차장까지는 1.06km.
흠, 여기까지 오는 길이 또 다른 게 있나 보네.
그 길로 오면 중원산 정상까지 2.6km라니 우리가 온 길보다 0.3km 짧은 거다.
곧이어 된비알이 나타난다.
능선 길이라 좋을 줄 알았더니 아니네. ㅠㅠ
가벼운 계곡 산행을 한다더니 어찌 된 일이냐고들 난리다.
아, 그래도 운동은 하고 먹어야 입맛이 나지.
햇빛은 없지만 비가 오려고 습도가 높은데다 힘들게 올라가려니 엄청 덥다.
다른 사람들은 땀을 비 오듯 흘리고, 난 땀이 안 나는 대신 얼굴이 완숙 토마토처럼 빨개지면서 콧구멍, 귓구멍으로 열기가 푹푹 뿜어져 나온다.
두 번째 나타나는 이정표에는 중원산까지 1.47km란다.
아니, 아까는 1.44km라더니 왜 더 거리가 늘어났지?
전체 거리도 3.02km로 늘어났다.
이럴 바엔 거리를 왜 표기하는지 모르겠다.
가끔 가다 길가에 동물 똥이 보이는데 어떤 동물인지 깔끔하게 구덩이를 파고 일을 보았다.
고 녀석, 기특하네.
헉헉대며 올라가면 엉덩이 나무가 나타난다.
이 나무 진짜 신기하다.
일부러 이렇게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가 없겠다.
이후 중원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중원산 정상
중원산 정상에서 중원리와 상현마을, 신점리, 용문산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길이 만난다.
그리고 보니 우리가 올라온 길은 상현마을 코스인 것 같다.
정상에서부터 상봉까지는 암릉 구간이다.
암봉을 오르내릴 수도 있지만 우회 길도 있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다.
그러나 날이 더워서 쉬다 가다 하니 속도가 붙질 않는다.
중원 계곡과 신점리에서 올라오는 사거리를 지나 상봉에 도착하였다.
상봉 정상
상봉 근처에는 나도옥잠화가 많이 있었다.
꽃이 활짝 피려면 아직 조금 더 있어야 하겠지만 수줍은 듯 솟아오른 꽃대 위에 고개 숙인 꽃봉오리들이 은근히 매력적이다.
상봉을 조금 지난 곳에서 거하게 점심을 먹었다.
계곡에 내려가서 먹을 계획이었지만 예상외로 산행 시간이 길어지므로 그냥 산 위에서 먹기로 한 것이다.
점심을 먹으려고 가만히 앉아있으니 더운 날씨가 결코 아니다.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던 나는 오히려 재킷을 꺼내 입었다.
한참 노닥거리다가 단월산으로 향하였다.
조금 가다 보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에는 양방향으로만 표시가 되어있지만 이정표 뒤편에 있는 길로 가면 폭산으로 가게 된다.
싸리재는 이곳에서 도일봉 쪽으로 가야 한다.
상봉에서 단월산으로 가는 길은 다시금 길이 좋아지는데 완전 철쭉 터널이다.
철쭉꽃이 피면 여기도 굉장할 것 같다.
봄에 꽃이 필 때 한 번 와봐야겠다.
중원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단월산이다.
단월산 정상
단월산 정상에는 정상석이 없이 나무에 종이쪽지가 하나 달려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옆에 단월봉이라는 멋들어진 나무 팻말이 걸려있었다.
김문암 님, 이 분 일락산에서도 만난 분이다.
정상석이 없는 산마다 사비로 정상 팻말을 만들어서 붙이고 다니시나 보다.
정말 감사하고 존경스럽다.
이런 분이야말로 진정 산꾼이 아닐까?
이후 싸리재에 도착하였다.
싸리재
싸리봉을 거쳐 도일봉으로 갈 수도 있고, 이곳에서 중원 계곡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너무 놀멘 놀멘 산행을 했더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이곳에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그다지 험하지 않다.
보통 중원 계곡에서 싸리재로 올라가서 도일봉을 찍고 하산하던지 역방향으로 등산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도일봉으로 가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계속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
내려가다 괜찮은 소가 있어 또다시 break time.
나중에 보니 오늘 휴식 시간이 거의 3시간이나 되었다.
엄청 놀면서 산행한 거다.
참방참방 놀다가 다시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
오늘 산행하면서 우리 팀 말고는 한 사람도 볼 수 없었는데 중원폭포에 가니 그래도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중원폭포
가물어 폭포답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 물이라도 있는 게 어디인가?
중원폭포를 지나니 한두 방울씩 떨어지던 비가 제법 오기 시작한다.
목마른 대지를 흠뻑 적시도록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길 옆 밭에 있는 상추.
난 이게 나무인 줄 알았다. ㅋㅋ
오늘 산행은 초반 중원산까지 올라가는 된비알이 가장 힘들었고, 중원산 정상에서 상봉까지 가는 암릉 구간은 빨리 갈 수는 없지만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그다음 상봉에서 단월산을 지나 싸리재까지 가는 길은 거의 산책로 수준이고, 싸리재에서 중원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도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습도가 높은 날씨에 더워서 천천히 산행을 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