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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9.06.13 (제천) 메밀봉(983m)

산행일시: 2019년 6월 13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만수 휴게소 ~ 만수골 ~ 관음재 ~ 마골치 ~ 메밀봉 ~ 수문폭포 ~ 용하교 ~ 억수리 버스정류장
산행거리: 11.3km(우왕좌왕한 것 포함)
산행시간: 09:50 ~ 15:45
산행트랙:

(제천)메밀봉 20190613.gpx
0.06MB

등산지도:

 

내 몸의 진이 다 빠졌는지 안 아픈 데가 없다.
그래도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에 걸릴 것 같으니까 오늘은 산에 가야지.

여기저기 파스를 붙이고 집을 나섰다.

누가 상 준다고 이러고 다니니? ㅠㅠ
그래도 오늘은 살방살방 계곡 트레킹이다.
과연 그럴까?
공지는 만수 휴게소 ~ 만수봉 ~ 마골치 ~ 수문폭포이지만 난 만수 휴게소 ~ 만수골 ~ 관음재 ~ 마골치 ~ 수문폭포로 갈 것이다.

만수골에서 마골치까지는 길이 괜찮을 거 같은데 마골치에서 수문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어떨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그 코스로 간 사람들이 없다.

길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는지 스멀스멀 불길한 예감이 올라온다.

뭐, 어디로든 내려가겠지.
걱정을 잠시 접어두고 청풍호를 따라 만수 휴게소로 가는데 호수에 물이 너무 없다.
어떤 곳은 강바닥이 드러나 아예 초지가 되어버렸다.
송계 계곡도 시냇물이 되어버렸다.
역대 최악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선 수질도 중요하지만 농업용수부터 확보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보는 다 해체한다고 하는지 내 짧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수 휴게소

1년 반 만에 다시 찾은 만수 휴게소는 여전히 적막강산이다.

만수 휴게소에서 만수골을 따라가다 철계단이 있는 곳에서 일행들은 철계단으로 올라가고 나는 계속 만수골을 따라 올라갔다.

 

만수골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이곳 계곡에도 물이 거의 없어 아쉬웠다.

 

(물이 거의 없이 암반이 드러나있는 만수골)

<만수봉 1.4km> 이정표에서 20m 정도만 가면 오른쪽으로 관음재로 가는 길이 나온다.
이정표는 없지만 돌다리가 놓여있고 숲 사이로 길이 보이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하면 찾을 수 있다.

 

관음재 가는 길

만수골에서 관음재로 가는 길은 등로도 분명하고 완만한 오르막이라 좋다.

중간에 돌들이 쌓여있는 곳이 나오는데 절은 아니었을 것 같고, 여기다 뭘 지었을까?

 

오늘 이쪽으로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기분 좋게 걸어가 관음재에 도착하였다.

관음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포암산, 왼쪽으로 가면 마골치이다.
왼쪽으로 10m만 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관음재

이제부터는 대간 길이다.

이 대간 길을 걸은 지가 언제이던가?
벌써 아득한 옛날인 것 같다.
한여름이라 엄청 더워서 헉헉대며 걸었던 것 같은데.

관음재에서 300m만 가면 마골치에 도착한다.

 

마골치

마골치에서 왼쪽으로 가면 만수봉, 오른쪽으로 목책을 넘어가면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길이다.

마골치에서 만수봉까지는 2.1km.
또다시 월담을 하여 가파르게 올라 봉우리를 하나 넘은 후 계속 직진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수문동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왼쪽에 있어야 하는데 어디 있지?

너무 많이 가는 것 같은데?
다시 마골치로 되돌아가다 보니 지나왔던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희미한 길이 보인다.
그 길로 가다 보니 금방 오지산행으로 바뀐다.
이것은 길인가, 아닌가?

 

지도를 보니 메밀봉으로 가는 능선이다.

왼쪽에 있는 수문동 계곡으로 바로 빠져야 하는데 길이 안 보인다.

이 길이 아닌가?

왔다 갔다 하다 다시 봉우리로 돌아가 마골치로 내려갔다.

그때 만수봉에서 오는 선두 팀을 만났다.
메밀봉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내려가야 한단다.
그건 아는데 길이 없었다고요!
어쨌든 선두 팀을 따라 다시 봉우리로 올라가 왼쪽 능선으로 빠져 오지산행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선두 팀이 코뿔소처럼 계속 직진을 한다.
그렇게 계속 직진만 하면 메밀봉으로 가게 될 텐데?
중간에 왼쪽으로 희미한 길이 나오기에 그쪽으로 가야 하는 것 같다고 했지만 내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죽어라 직진만 한다.
그렇다고 길도 없는 이 험한 산중에서 나 혼자 그리로 내려갈 수도 없고. ㅜㅜ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다 보니 또다시 메밀봉 직전에서 왼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는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그쪽으로 내려가야 하는 것 같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아니란다.
도대체 방향 감각도 없고 지도도 볼 줄 모르는 사람들 같으니라구!

나 혼자 가봐?

그러기엔 너무 겁이 많지. ㅠㅠ
아니나 다를까?
계속 직진의 결과 계획에 없던 메밀봉에 도착하였다.

 

메밀봉 정상

메밀봉 밑에서 조망이 잠깐 트인다.
대장님이 메밀봉에서 바로 내려가는 길은 위험하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듣지 못했는지, 들었는데 잊었는지 선두팀이 그리로 간다.

어떻게 하나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더니 얼마 안 있어 되돌아오더라.
너무 험해서 못 내려가겠다고.
결국 내가 얘기했던 메밀봉 직전 지 능선을 타고 내려가게 되었는데 직진 본능의 선두 팀은 어느새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간혹 등로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길이 안보이기 때문에 지도를 보고 능선을 찾아 내려갔다.

나뭇가지를 헤치며 가는 건 기본이고 위험한 오르막, 내리막도 있다.
나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픈데. ㅜㅜ

그나저나 오룩스 지도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산속에서 길을 잃고 조난을 당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지도를 보니 능선 양쪽은 거의 절벽과 같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길 찾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 없음.
한참을 그렇게 내려가니 계곡이 보였다.
지도를 보고 수문폭포를 찾아 계곡을 건너 왼쪽으로 올라가는데 메밀봉에서 내려오다 헤어졌던 선두 팀을 만났다.
길이 없어 중간에 무작정 가파른 길로 내려갔는데 죽는 줄 알았단다.

선두 팀 중에 지도가 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왜 지도를 보지 않았을까?
곧이어 도착한 수문폭포는 가물어서 영 볼품이 없었다.

 

수문폭포

수문동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용초골)은 편했다.
조금 더 내려가면 병풍폭포가 나온다.
올챙이가 득실득실한 병풍폭포에서 족탕을 하며 한참을 쉬었다.
아직 물이 너무 차가워서 조금만 담그고 있어도 발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병풍폭포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며 내려가는데 이쪽도 물이 거의 없다.

물만 많았으면 정말 멋진 계곡 트레킹이 되었을 텐데. ㅠㅠ

 

조금 더 내려가면 계단바위가 나온다.
아들바위라고도 한다는데 뒷짐을 지고 이 바위를 올라가면 아들을 낳는다나?
아들이 뭐라고 그런 짓을 하나?

 

계단바위

계단바위 바로 아래에는 거대한 바위가 있는 수곡용담이 있다.
물이 너무 맑아서 정말 풍덩 뛰어들고 싶을 정도이지만 역시나 물이 부족하여 2% 아쉽다.

 

수곡용담

용하교로 내려가는 길에 먼저 내려간 일행이 전화를 했다.
국공에게 걸려서 대장님이 딱지를 끊고 해결했다고 한다.

출입금지 펜스가 있는 곳에 도착하니 국공이 떡하니 차를 타고 지키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CCTV를 보고 알았나?

 

용하교에서 도로를 따라 억수리 버스정류장까지 내려갔다.
억수리 버스정류장 앞에는 가게가 있어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시원한 포카리스웨트로 산행 마무리를 하였다.

 

용하교

억수리 버스정류장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끝난 오지산행이었다.
처음과 마지막의 계곡 길이 좋아서 다행이었지만 앞으로 오지산행은 좀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겠다.


* 2017년 12월 5일 만수봉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481

 

2017.12.05 (제천) 만수봉(983m)

산행일시: 2017년 12월 5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만수 휴게소 ~ 만수골 ~ 만수봉 삼거리 ~ 만수봉 ~ 만수교 산행거리: 7.1km 산행시간: 10:10 ~ 14:40 산행트랙: 등산지도: 날씨가 추워지니까 자꾸 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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