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9년 4월 19일 금요일 (흐림)
장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 (02-720-4888)
저녁에 인사동에서 가족 모임이 있었다.
<촌>이라는 한정식 집에 갔는데 여기가 꽤 유명한 음식점인가 보다.
KBS 한식탐험대 별별요리열전에도 나왔다고 한다.
한옥을 개조하여 만든 음식점이라 인사동 이미지와 잘 맞는다.
좌식 룸뿐만 아니라 테이블이 있는 입식 룸도 있다.
점심 메뉴는 7,000 ~ 8,000원 사이이고, 정식은 15,000 ~ 60,000원 사이이다.
우리는 북촌 정식을 주문하였다.
먼저 전채요리로 호박죽이 나온다.
음, 너무 달다.
그다음 샐러드와 오리훈제 무쌈 말이, 탕평채, 잡채, 보쌈, 코다리 요리가 한꺼번에 나온다.
흑임자 소스를 사용한 샐러드는 합격.
훈제 오리고기와 야채를 넣은 무쌈 말이도 신선하고 맛있다.
난 어떤 음식점이 잘하는지, 아닌지를 탕평채와 잡채로 판단한다.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잘해야 진짜 잘하는 집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 집 탕평채는 내 입에는 합격점이다.
아주 잘게 썬 녹두묵과 당근, 계란, 오이가 적당히 삼삼해서 좋았다.
그런데 잡채는 아닌 것 같다. ㅠㅠ
좀 덜 달았으면 좋으련만.
보쌈은 비계가 너무 많아서 먹질 않아 모르겠다.
코다리를 튀김옷을 살짝 입혀 튀긴 다음 양념을 한 것도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맛있었다.
오늘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이천에 있는 <그 남자의 밥상>에서도 비슷한 요리가 나왔었는데 한식대첩에 나온 사람들은 메뉴도 비슷한가?
다음으로는 올갱이탕과 부추전, 새우튀김, 연어요리, 갈비찜이 나온다.
부추와 팽이버섯을 넣은 올갱이탕은 시원한데 올갱이가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아, 갑자기 올갱이국이 먹고 싶다!
부추전은 무난하지만 너무 평범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우튀김도 2% 부족한 느낌?
새우가 좀 짜다.
연어와 야채를 넣은 쌈요리는 보기에는 특이한데 맛은 평범(?)하였다.
단짠이라 실패할 수 없는 요리인 갈비찜은 먹음직스러운 왕갈비를 사용하였다.
부드럽고 맛은 있는데 기름이 많아서 별 하나 빼야겠다.
마지막으로 돌솥밥과 가자미구이, 된장찌개, 반찬 6가지가 나온다.
돌솥밥은 각각 돌솥밥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가 커다란 돌솥에 밥을 해서 공기에 퍼주었다.
물론 밥을 푸고 난 다음에 물을 부어 눌운밥을 먹게 해 준다.
가자미는 작지만 생선 자체가 맛있으니까, 뭐.
결정적으로 오늘 식사에 대한 인상을 망친 것은 된장찌개이다.
너무 짜서 먹을 수가 없다.
누군가 농담으로 원래 찌개를 짜게 해서 조금 먹는 것이고, 국은 싱겁게 해서 많이 먹는 것이라고 하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먹을 수는 있어야지.
밑반찬으로 나온 오이지무침과 취나물, 호박 버섯 무침은 괜찮았지만 멸치볶음도 너무 달고, 연근 야채 무침은 샐러드와 같은 흑임자 소스를 사용해서 약간 무성의하다는 느낌?
후식으로 나온 오미자 주스도 달았다.
한식대첩에 나왔다고 하니까 아무래도 <그 남자의 밥상>과 비교가 되는데 내 입에는 <그남자의 밥상>이 더 나은 것 같다.
가격 경쟁력도 있고.
그런데 너무 멀어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