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9년 3월 14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갈령 ~ 갈령 갈림길 ~ 두루봉(청계산) ~ 투구봉 ~ 대궐터산 ~ 극락정사 입구
산행거리: 6.6km
산행시간: 10:10 ~ 14:15
산행트랙:
등산지도:
매년 꽃샘추위가 몇 번 올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날씨가 좀 따뜻해졌다 싶으면 겨울옷들을 다 정리해 넣는다.
올해도 일찌감치 부지런을 떨어 옷 정리를 하고 나니 꽃샘추위가 온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이른 아침 산악회 버스를 탔다.
오늘은 속리산 조망터라는 상주의 청계산을 간다.
산행 공지는 서재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걸로 되어있지만 대장님께 부탁하여 서재에서 일행들이 내리고 난 다음 갈령으로 가서 내렸다.
이제는 대간꾼들 외에는 찾는 사람이 없는 갈령에는 여전히 커다란 표지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갈령
근 3년 만에 다시 이곳에 왔다.
3년 전 갈령에서 속리산까지 가는 날 알바도 하고, 넘어져 손도 다치고 비가 와서 쫄딱 젖고, 기진맥진하여 화북지원센터로 내려갔는데.
그것도 다 옛날 일이다.
이제는 다시는 그렇게 다니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서재 대신 갈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ㅎ
대간 길 반대편으로 청계산 두루봉 가는 길이 있다.
두루봉까지는 1.9km란다.
갈령에서 헬기장을 지나 갈령 갈림길까지 가는 길은 가파르긴 하지만 입에서 단내 날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800m밖에 안 되니까.
헬기장까지만 올라가도 형제봉에서부터 속리산 천왕봉을 지나 문장대에 이르는 능선이 다 보인다.
어제부터 바람이 강하게 부는 덕분에 시계가 좋아 깨끗한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
헬기장
헬기장에서 바라본 속리산
헬기장에서 가파르게 조금 더 올라가면 서재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갈령 갈림길에 도착한다.
역시 조망이 좋다.
갈령 갈림길에서 조금만 더 가면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역시나 조망이 좋은 곳이다.
발밑에서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두루봉을 향해 갔다.
조금 더 올라가자 잔설이 있었다.
두루봉 직전은 가파른 오르막이다.
두루봉 옆에 있는 바위에서도 구병산에서부터 속리산까지 다 볼 수가 있다.
두루봉(청계산) 정상
바위 전망대
구병산
형제봉
속리산
두루봉 올라가기 직전에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에 있는 두루봉 정상으로 갔다가 되돌아 내려와 반대편으로 가야 하는데 길을 몰라 이곳에서 우왕좌왕하였다.
그러는 사이 서재에서 출발한 선두팀을 만났다.
두루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까탈스럽다.
짧은 수직의 바위 구간을 내려간 다음 오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 낙엽이 수북이 깔린 가파른 내리막을 한참 내려간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긴장하고 가는 바람에 사진도 못 찍었다.
안부로 내려섰다가 투구봉을 향해 가는 길에 뒤돌아보니 지나온 두루봉이 뾰족하게 보이고 앞에서는 투구봉이 뾰족하게 보인다.
두루봉
투구봉
온통 바위투성이로 보이는 투구봉은 왼쪽으로 돌아 올라간다.
역시나 올라가는 길이 까칠하다.
하지만 조망 하나는 끝내주니까 꼭 올라가 봐야 한다.
사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투구봉이다.
그런데 힘들어서 못 올라가겠다는 사람들이 있네.
나도 그럴까 봐 갈령에서 산행을 시작한 건데.
바람이 좀 심하지만 하늘도 맑고 미세먼지도 없고 너무 좋다.
내려가기 싫다.
투구봉 정상
투구봉을 내려가 점심을 먹었다.
투구봉에서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대궐터산을 향하여 올라가는 길에 대궐터산 멋진 암릉이 보였다.
능선 삼거리에서 왼쪽에 있는 대궐터산 정상에 갔다가 되돌아서 반대편으로 내려가야 한다.
대궐터산 정상도 조망이 좋았다.
대궐터산 정상 옆에는 아까 오면서 봤던 암릉이 있는데 그곳으로 연결되는 길은 없는 것 같았다.
대궐터산 정상
대궐터산 정상에서부터는 계속 내리막이다.
광대산에서 광대곡으로 내려가는 길처럼 가파른 구간도 있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까 우회로도 있는 것 같다.
가파르게 떨어졌다가 한동안 산허리를 타고 비박 굴을 지나 내려가면 임도를 만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극락정사이다.
그냥 조그만 암자라고 해서 통과.
오른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갔다.
비박굴
조금 내려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왼쪽으로 청계사 가는 길이 있지만 가리봉 대장님과 함께 계속 임도를 따라 내려갔다.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길을 2.5km 정도 내려가야 하지만 임도니까, 뭐.
49번 국도 앞 극락정사 입구로 내려가니 산불감시원이 어디를 갔다 오느냐고 묻는다.
극락정사요.
참 뻔뻔하게 얼굴빛도 안 변하고 대답을 했다.
산에 다니면서 misscat 많이 타락했쓰.ㅜㅜ
갈령에서 올라간 덕분에 시간이 1시간 40분이나 남아 근처 <돌고래 송어장>까지 도로를 걸어가는데 뒤늦게 내려오신 대장님과 일행들이 음식점 버스를 타고 가다가 태워줬다.
힝, 괜히 걸었잖아.
내려와서 바라본 대궐터산
<돌고래 송어장>
<돌고래 송어장>에서 송어회를 배불리 먹고 쉬다가 다시 음식점 버스를 타고 하송1교차로로 가서 산악회 버스를 탔다.
매번 느끼지만 아무리 명산이라도 날씨가 받혀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오늘은 산도 좋았는데다 날씨도 좋고 하산 후 먹거리도 좋아서 완전 만족한 하루였다.
계속 이런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