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9년 3월 26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석골교 ~ 팔풍재 ~ 억산 ~ 사자봉 ~ 문바위 ~ 북암산 ~ 인곡마을회관
산행거리: 11.2km
산행시간: 10:55 ~ 16:55
산행트랙:
등산지도:
어깨가 아파 계속 침을 맞고 부황을 뜨는데도 별 차도가 없는 것 같아 정형외과에 가보았더니 힘줄이 너덜너덜해지고 염증이 생겼단다.
그런데 어깨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일자목이라고 한다. ㅠㅠ
배낭 메는 것이 안 좋다고 하는데 어쩌라고?
이래서 정형외과 가기가 싫다니까.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말이 산에 가지 말라는 말인데...
내가 산에 다니는 걸 아니까 의사 선생님께서 산에 가지 말라는 말씀은 못하시고 배낭 메는 게 안 좋다고만 하신다.
500ml 물이랑 빵 하나 가지고 다니니까 거의 빈 배낭인 셈인데.
고쳐가면서 살아야지, 뭐.
오늘 산행은 석골사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운문산과 억산을 도는 코스인데 운문산은 갔다 왔으니까 억산과 북암산을 가려고 한다.
고맙게도 만사 대장님께서 인곡마을회관 앞에서 픽업해주시겠다고 한다.
이래서 만사 대장님만 따라다니게 된다니까. ^^
지난번 운문산 산행과 연결하려면 상운암 갈림길까지 가서 능선을 타야 한다.
상운암 갈림길과 딱밭재 사이의 암릉을 가보고 싶지만 어깨가 아파서 밧줄을 잡을 수가 없으니 그리로 갈 수가 없다.
그렇다면 딱밭재로 오를까?
범봉으로 오를까?
범봉은 조망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억산보다 더 높은데도 정상이 되지 못하였다고 하니 꼭 가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결론은 여유 있게 산행하기 위해 팔풍재로 올라가기로 했다.
억산이라는 이름은 '억만건곤(億萬乾坤)'에서 나왔다고 한다.
하늘과 땅 사이 수많은 산 중에 최고의 산이라나?
얼마나 멋진 산일까 기대가 된다.
석골교(동천교)에서 버스를 내리니 억산이 보인다.
이무기가 꼬리로 산봉우리를 내리치는 바람에 V자 모양으로 날카롭게 갈라졌다는 깨진바위가 분명하게 보였다.
석골교/동천교
석골사까지 도로를 따라간다.
석골사 앞에는 석골폭포가 있다.
여전히 물줄기가 좋다.
석골폭포
공사 중인 석골사 뒤로는 흰바위가 보였다.
석골사
석골사를 지나면 등로가 시작된다.
상운암 계곡을 따라가는 길에는 진달래가 피었다.
커다란 돌이 있는 갈림길에서 억산, 팔풍재 방향으로 올라간다.
오늘 이리로 올라간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이 길은 석골사와 대비사를 연결하는 길인데, 얼마나 완만하고 좋은지 모른다.
기분 좋게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제부터 가팔라지나 했더니 아니다.
가팔라지는 듯싶다가 다시 완만해진다.
가다 보면 <길 없음> 표지판이 나온다.
표지판 뒤로 올라가면 범봉 가는 길이다.
표지판에는 <C급 등산로, 고생합니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올려다보니 가파르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가지 말라면 더 가고 싶잖아?
하지만 오늘은 선답자의 충고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팔풍재로 올라갔다.
등로도 유순한데다가 대비골을 흐르는 맑은 계곡 물소리까지 어우러져 더 기분이 좋았다.
등로에는 노루귀 군락지가 있었고 현호색도 보였다.
완만하게 올라가던 등로는 계곡을 건넌 후 왼쪽으로 가파르게 올라간다.
팔풍재는 직진하여야 할 거 같은데 왜 이쪽으로 올라가지?
이후 등로는 오른쪽으로 휘어져 능선 삼거리에 이른다.
여긴 팔풍재가 아닌데.
팔풍재를 지나쳐 왔나?
능선 삼거리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 40m만 가면 팔풍재가 나온다.
팔풍재
마지막에 조금 가파르긴 하지만 석골사에서 팔풍재로 올라가는 길이 억산 가는 가장 수월한 코스인 것 같다.
진짜 너무 쉽게 올라가서 좀 얼떨떨할 정도이다.
팔풍재에서 가파르게 올라가면 깨진바위에 도착한다.
깨진바위 옆으로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깨진바위
계단을 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깨진바위로 바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가파른 바윗길이지만 올라갈 만하다.
조금 올라가면 밧줄 구간이 나온다.
오버행 구간이라 좀 까다로운데 밧줄을 잡고 올라가려다 어깨가 아파 포기하고 내려가 우회 길로 갔다.
깨진바위 올라가는 길
(사진과는 달리 수직에 가깝고 오버행 구간이 있는 바위)
깨진바위에서의 바라본 천황산 방향
운문산, 가지산 방향
대비사와 대비지
억산 정상부
깨진바위에서 사진을 찍고 되돌아 내려가서 억산 정상으로 갔다.
억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계시던 사하라님이 말씀하시길, 석골사에서 바로 억산 정상으로 올라왔는데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역시 팔풍재로 올라오길 잘했어. ^^
억산 정상도 역시 조망이 좋다.
햇볕 따스한 억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었다.
억산 정상
억산 정상에서 문바위까지는 거의 평지 길이나 다름없다.
눈을 감고 가도 될 정도이다.
길도 편하고, 군데군데 조망터도 있어 진짜 억수로 좋은 산이다.
깨진바위
헬기장을 지난 후 갈림길에서 문바위 쪽으로 간다.
사자봉
가야 할 능선
사자봉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사자봉을 갔다 와야 한다.
거리도 가깝고 심한 오르막이 아니라 부담이 없다.
사자봉 정상에서 왼쪽으로 가면 조망터가 있다.
왼쪽으로는 가야 할 문바위와 북암산, 오른쪽으로는 구만산이 보였다.
사자봉 삼거리
사자봉 정상에서 사자처럼
사자봉 조망터에서 바라본 문바위와 북암산
사자봉에서 바라본 구만산
사자봉을 내려가 문바위로 가는 길에 석골사 주차장 갈림길이 나온다.
이쪽으로 내려가면 수리봉이 나온다.
원래 오늘 산행코스는 수리봉으로 내려가는 거지만 난 북암산까지 가서 인곡마을회관으로 내려갈 것이다.
문바위까지 가는 길도 너무 좋다.
문바위에서의 조망도 나무랄 데가 없고.
정말 이 산은 억산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오늘 넘나 좋아.♥
북암산과 문바위
문바위 정상
문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사자봉
문바위에서 바로 암릉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갈 수도 있다.
난 안전하게 우회 길로 갔다.
다소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북암산을 향해 가는 길에도 특급 조망터들이 있다.
문바위에서 바로 내려가는 암릉 구간
막상 북암산 정상에는 바위도 없고 조망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너무나 멋진 경치를 봤는데 그게 무슨 문제겠는가?
북암산 정상
북암산 정상에서 조금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진행 방향에서 직진을 하거나 왼쪽 인골산장으로 내려가거나, 어느 쪽으로 가도 봉의 저수지로 내려갈 수 있는데 인골산장 쪽으로 내려갔다.
엄청 가파를 줄 알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는데 생각보다는 길이 양호하였다.
전망바위에서는 봉의 저수지가 내려다보였다.
전망바위에서 내려가는 길에는 가파른 밧줄 구간도 있지만 욕 나올 정도로 험하거나 가파르지는 않다.
더욱이 진달래가 만개하여 내려가는 길이 더 힘든 줄 몰랐다.
전망바위와 봉의 저수지
등로는 봉의 저수지와 인골산장 옆으로 떨어진다.
매화꽃이 핀 길을 따라 인곡마을회관으로 내려갔다.
내려와서 보니 북암산도 암산은 암산이네.
인곡복지회관
전에 구만산에 갔다가 이쪽으로 내려왔을 때는 마을회관에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팔았는데 오늘은 굳게 닫혀있었다.
할 수없이 마을회관 앞 정자에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거의 한 시간이나 기다리려니 왜 이리 춥냐? ㅠㅠ
그래도 오늘 산행은 너무 좋았다.
코스도 좋았고, 날씨도 좋았고, 조망도 좋았고.
코스는 내가 선택했지만 진짜 최고였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싶다.
맨날 이런 산행만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