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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5.06.03 한라산 돈내코~영실

산행일시: 2015년 6월 3일 수요일 (맑음)
산행코스: 돈내코 통제소 ~ 평궤 대피소 ~ 남벽 분기점 ~ 윗세오름 ~ 선작지왓 ~ 영실 통제소
산행거리: 13km
산행시간: 08:45 ~ 15:15
등산지도: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그쳐있다.

강한 바람에 운무가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보였다.

오후에는 날씨가 갠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갖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원래는 영실 탐방로로 올랐다가 돈내코 탐방로로 내려가려고 했지만 오전까지는 흐린 날씨가 예상되기 때문에 조망이 없는 돈내코 탐방로로 올랐다가 영실 탐방로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돈내코 탐방로 입구에서 아스팔트 길을 따라 올라면 양 옆으로 공원묘지가 나온다.

 

계단을 올라 오른쪽으로 가면 돈내코 지구안내소가 나온다.

 

돈내코 지구안내소 

안내소에 계신 분이 오늘 날씨가 좋을 거라고 하신다.

그 말에 기대감이 뭉실뭉실~.

안내소를 끼고 왼쪽 아스팔트 길로 가다 보면 한라산 둘레길과 남벽 분기점 갈림길이 나온다.

 

남벽 분기점까지 7km이다.

3시간이면 가겠지?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가면 나무 계단이 나온다.

 

아직은 운무가 짙게 끼어있지만 국공의 말을 믿어보자.

예보에도 오후에는 갠다고 했으니.

 

계단 옆에는 수국이 많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꽃인데...

완전히 다 피면 정말 예쁘겠다.

 

산수국 

<밀림입구>부터 본격적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밀림입구 

국립공원이라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하지만 남벽 통제소까지 현무암이 깔린 너덜길은 걷기가 수월하지만은 않다.

 

<썩은물통>을 지나고,

 

썩은물통 

적송지대에 이르니 해가 나고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나무가 우거져 햇빛을 가려주는 데다 바람까지 부니 정말 시원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들로 인해 너울너울 춤추는 햇빛이 숲을 환상적으로 만들어준다.

돈내코 탐방로에서 남벽 분기점을 지나 윗세오름까지 가는 길은 해발 약 500m에서 시작하여 1,200m 이상 고도를 높이며 올라가지만 7km에 걸쳐 오르기 때문에 급경사 구간은 없다.

해발 1,100m 지점을 지나 <살채기도>에 도착하였다.

 

살채기도 

지금까지 완만하던 오르막은 <살채기도>를 지나면서부터 경사도가 커지기 시작한다.

둔비바위를 지나 계속 올라갔다.

 

둔비바위 

햇살이 춤추며 바람이 노래 부르는, 아무도 없는 빈 숲 속을 걷는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숲이 온통 내 것인 만 같다.

이 순간만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해발 1,300m 지점을 지나니 드디어 맑고 파란 하늘이 보인다.

 

국공 말이 맞았네. ^^

하나님,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바람이 심하게 불어 구름이 모두 다 날아갈 것 같다.

평궤 대피소에 도착.

 

평궤 대피소 

평궤 대피소에서 처음으로 등산객을 만났다.

 

8시 30분 영실에서 출발하셨다고 한다.

영실 쪽 철쭉이 황매산 철쭉보다 더 좋다고 하신다.

황매산 철쭉보다 더 좋다니 얼마나 예쁠까?

평궤 대피소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와 섬들이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조금 더 가면 넓은드르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 바람이 장난 아니다.

거의 선자령 바람 수준이다.

구름을 몰아낸 그 세찬 바람이 고맙다.

아래 섬들은 구름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렇게 고대하던 남벽은 선명하게 보인다.

 

 넓은드르 전망대

여기서부터는 거의 평지 수준이다.

하지만 역시나 돌이 깔린 길은 걷기가 불편하다.

그래도 남벽을 바라보며 걷는 기쁨에 불편함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남벽에 홀려 가노라면 갈림길에 도착한다.

길이 안 보이는데 어디로 가는 갈림길일까?

 

남벽 앞에 이르니 철쭉과 어우러진 남벽의 모습이 장관이다.

 

달력에 나올 법한 모습이지 않는가?

남벽 전망대에 가니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영실에서 올라온 사람들이다.

대개 이곳이나 조금 더 가서 있는 방아오름 전망대까지 갔다가 다시 영실로 돌아가는 것 같다.

전망대 앞에는 남벽 통제소가 있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지 사람도 없고 문도 굳게 잠겨있었다.

아마 이곳에서 남벽으로 오르는 길이 연결되지 않을까 싶다.

 

맑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남벽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언젠가는 저곳을 가봐야 할 텐데.

 

첫 번째 천국에 이르는 계단을 지나 방아오름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전망대 앞에는 방아오름 샘이 있는데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꽤 물이 잘 나온다.

 

방아오름 샘 

전망대 데크에서 커피와 쿠키를 먹었다.

남벽을 눈앞에 두고 먹는 커피와 쿠키 맛은 가히 환상적이다.

이건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맛이다.

제 아무리 좋은 레스토랑에서도 이런 기막힌 커피와 쿠키는 맛볼 수 없으리라.

 

윗세오름을 향하여 두 번째 천국에 이르는 계단을 올라갔다.

 

여기 정말 에덴동산 같다.

남벽을 떠나가기가 싫다.

이런 마음에 비박을 하나 보다.

 

윗세오름 대피소로 가까이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진다.

세 번째 천국에 이르는 계단을 올라갔다가 오른쪽에 있는 스톤헨지와 같은 바위들을 지나 왼쪽으로 돌아가면 고사목 군락지가 나오고,

 

드디어 해발 1,700m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화장실도 있고 대피소에서 간단한 물품들도 판다.

2012년 여름 태풍과 폭우를 뚫고 이곳에 올라와서 먹었던 컵라면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윗세오름 정상

(윗세오름 대피소 오른쪽에 있는 윗세누운오름)

그때만큼이나 오늘도 컵라면이 맛있다.

이곳에서는 어리목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언젠가 그 길로도 가봐야 하는데.

 

(어리목으로 가는 길)

어리목까지는 4.7km이고, 영실까지는 3.7km이다.

오늘은 영실로 내려간다.

 

가다가 남벽을 뒤돌아보니 선작지왓에도 철쭉이 많이 피어있었다.

 

남벽을 배경으로 한 철쭉 군락지가 발걸음을 붙든다.

영실로 가는 길은 한동안 데크 길이다.

천상의 산책로이다.

 

노루샘을 지나고,

 

노루샘 

계속 데크 길을 따라 유유자적 걷다 보면 전망대가 있는 윗세족은오름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윗세족은오름 전망대

남벽을 지나며 경치 구경을 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한 까닭에 전망대는 그냥 패스.

전망대 아래 진달래 군락지가 있는데 아마 거길 보고 아까 평궤 대피소에서 만난 분들이 황매산 철쭉보다 더 좋다고 한 거 같다.

밑에서 보기에는 황매산이 더 나은 것 같은데 전망대 위에 올라가서 보면 더 좋게 보이려나?

 

윗세족은오름

고원 초원지대인 선작지왓을 지나면 데크 길이 끝나고 현무암 너덜길이 나온다.

 

선작지왓 

너덜길이 끝나면 영실로 내려가는 긴 계단이 시작된다.

눈 아래 한라산 오름들이 아스라이 펼쳐져있다.

 

구상나무와 주목 군락지를 지나면 병풍바위 위에 도달하게 된다.

맞은편에 오백나한이 보이고 저 멀리 아래에 영실 통제소도 보인다.

 

오백나한

그리고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병풍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병풍바위 

이 멋진 광경을 하나도 못 본 채 비를 맞으며 올라갔었구나.

그때는 어찌나 바람이 강하게 불고 비가 세차게 오는지 계단 옆으로 내려가 숨었다가 오르길 반복했었다.

내려가서 보니 우산과 일회용 우비가 너덜너덜하게 다 찢겨있었더랬다.

기필코 영실기암과 병풍바위를 보러 다시 가리라 다짐했었는데 오늘 그 한을 풀었네.

 

 병풍바위

 영실기암(오백나한)

 파노라마로 찍어 본 병풍바위와 영실기암

날씨가 맑아서 어떻게 찍건 다 그림 같이 사진이 나온다.

나무 계단이 끝난 후 숲길을 내려가면 영실 통제소에 도착한다.

 

영실 

이곳에서 원점 회귀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아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성판악이나 관음사 탐방로보다 오늘 산행한 돈내코 탐방로와 영실 탐방로가 더 마음에 든다.

그런데 어리목 탐방로는 어떨까?

겨울에 하얀 눈이 쌓였을 때 남벽을 다시 가보고 싶다.


* 2012.08.15 한라산 영실 코스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361

 

2012.08.15 한라산 영실~윗세오름

산행일시: 2012년 8월 15일 수요일 (폭우) 산행코스: 영실탐방안내소 ~ 윗세오름 ~ 영실탐방안내소 등산지도: 제주도 여행을 간 김에 한라산 등반을 하였다. 야심차게 백록담까지 가볼 생각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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