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6월 9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명월리 교통통제소 ~ 두류산 ~ 백마 계곡 ~ 대명사 ~ 두류산 건강원
산행거리: 7.4km
산행시간: 10:00 ~ 14:40
등산지도:
어제 메르스 때문에 대간 산행을 못 가고 낙심하여 있다가 부랴부랴 가을국화 대장님께 전화를 하고 두류산을 가기로 하였다.
갑자기 가게 되는 바람에 검색도 못해보았다.
대장님도 처음 가보는 산이라는데 과연 어떤 산일까?
명월리 교통통제소에서 산행을 시작하도록 되어있는데 그 교통통제소가 별로 눈에 띄는 게 아니어서 버스 기사님이 좀 헤매다가 들머리에 내려주셨다.
교통통제소보다는 <임마누엘 요양원>을 찾아가는 게 더 수월할 것 같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등산로가 나오는데 처음부터 급경사 오르막이다.
1km 정도 올라간 후 등로가 좀 유순해지는가 싶었는데 계속 가볍게 치고 오르는 오르막이다.
그러다가는 또 급경사 오르막이 나온 후 삼거리에서 첫 번째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창안산까지는 3,040m이고 두류산 정상까지는 660m라는데 이 이정표는 좀 잘못된 것 같다.
조금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온다.
오늘 산행 중 제일 조망이 좋은 곳이다.
화천, 포천 일대의 산들이 모두 보이는 것 같다.
물론 무슨 산이 무슨 산인지 난 모르지만.
헬기장을 지나면 짧은 급경사 내리막이 나온다.
정상이 660m 남았다면서 뭘 또 내려가나?
그런데 여기 허술하게 생긴 이정표가 또 있다.
이곳 이정표에 의하면 정상까지 1.6km이다.
엥? 어느 게 맞는 거지?
660m가 아니라 1,660m인가?
이후 이런 멋진 바위를 지난다.
그런데 가도 가도 정상이 안 나온다.
아마도 허술하게 생긴 두 번째 이정표가 맞는 건가 보다.
초반 warm-up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대장님은 한참 뒤에 계시고 오늘은 간만에 나 홀로 산행이다.
시간도 많이 주셨겠다 바위에 앉아 가져온 체리를 혼자 먹으며 대장님을 기다렸다.
대장님, 언제 오세요?
천천히 갈 테니 먼저 점심을 먹으란다.
이럴 줄 아시고 나한테 도시락을 주셨나?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정상을 향하여 올라갔다.
두류산 정상
들머리에서 2.5km 정도 계속 올라가 도착한 두류산 정상에는 참으로 아담한 정상석이 있었다.
정상에서는 조망이 없다.
조금 더 가서 점심을 먹을까 하는데 뒤에서 오신 산우님들이 여기에서 같이 먹자고 하신다.
그래서 대장님 도시락을 까먹었다.
난 대장님이 점심을 가져오지 말라고 하셔서 착하게 안 가져왔지. ^^
점심을 먹고 다시 go go.
두류산은 헬기장과 정상을 빼고는 계속 숲 그늘 속을 걷게 된다.
덕분에 햇빛을 가려줘서 전혀 더운 줄을 모르겠다.
물론 오르막을 오를 때는 겨울이라도 덥겠지만.
안부를 지나고 삼거리가 나온다고 했는데 삼거리처럼 생긴 곳에 있는 이정표에 의하면 두류산 정상과 등산로 입구라는 표시만 있었다.
941봉을 지나 안부에서 내려가라고 했으니까 이정표에 표시가 없는 오른쪽으로 가야 할 거 같지만 어쨌거나 이정표대로 등산로 입구를 향하여 갔다.
그런데 능선이 아니라 산허리를 타고 간다.
이게 아닌 거 같은데?
어쨌든 길은 참으로 좋다.
이런 숲길을 혼자 룰루랄라 걸어가다 보니 또 이정표가 나온다.
역시 이곳 이정표도 두 방향으로만 표시가 되어 있다.
아직 등산로 입구로 내려가면 안 될 거 같은데.
앞에 희미하게 등로가 보인다.
그쪽으로 무조건 go.
이정표 밑에도 그렇게 쓰여 있지 않은가?
길이 있어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서 길이 생기는 것이라고.
멋모르고 뒤에서 나를 따라오시던 두 분의 산우님들도 엉겁결에 계속 나를 따라 이정표에도 없는 길로 따라오시고.
난 알지도 못하면서 길은 길인데 길 같지 않은 길(?)을 계속 걸어갔다.
요새 몇 번 알바를 하더니 배짱이 늘었나 보네. ㅋㅋ
그렇게 한참 가다 보면 급경사 내리막이 나온다.
아, 내가 싫어하는 길이네. ㅠㅠ
툴툴거리며 내려가니 계곡이 나왔다.
이곳에서 뒤에 오시는 산우님들을 기다리는데 또 다른 두 분의 산우님들이 다른 방향에서 내려오신다.
그 분들은 한 시간이나 알바를 하고 내려오는 길이라고 하신다.
나를 따라 뒤늦게 내려온 산우님이 하시는 말, "왜 그렇게 발이 빨라요?"
헐, 내가 발이 빠르다는 말을 다 듣다니!
대간 팀에서는 내가 제일 느려서 내가 도착하면 버스 출발하는데 여기에선 발 빠르다는 말을 듣네. ㅎㅎ
그렇게 모인 다섯 명이 함께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
가물어 계곡에 물이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족탕은 하고 가야지.
3시 30분까지 내려오라고 하셨으니 시간도 많이 남았겠다 계곡에서 한참 놀다가 내려갔다.
대명사에 들러 구경을 하고,
대명사
내려가다 신선바위를 보았다.
신선바위
저 바위는 올라가지 못하고 밑에서 쳐다보아야만 하기 때문에 신선바위인가 보다.
오늘 두류산엔 요즘 산행을 하면서 눈이 바쁘게 보고 다니던 야생화도 없었다.
대신 날머리에 도착하니 함박꽃이 기운 내라며 함박 웃으며 맞아준다.
함박꽃
내려오면서 본 또 다른 나무에는 나뭇잎에 벌레인지 뭔지 딱 달라붙어있었다.
이게 뭘까?
올라가고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라 힘들었지만 계속해서 숲 그늘을 걷는 두류산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설악산을 가지 못한 아쉬움을 떨쳐내기엔 못내 부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