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5월 29일 금요일 (맑음)
산행코스: 개심사 주차장 ~ 개심사 ~ 임도 삼거리 ~ 사잇고개 ~ 석문봉 ~ 가야봉(정상) ~ 일락산 ~ 개심사 주차장
산행거리: 15.4km
산행시간: 08:55 ~ 16:30
등산지도:
서산 가야산은 예산 쪽에서 올라가는 코스와 서산 쪽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
처음에는 예산 쪽에서 올라가 가야봉, 석문봉, 옥양봉을 거쳐 내려가려고 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예산 쪽에서 올라가는 길이 힘들다고 한다.
보통 때 같았으면 개의치 않았겠지만 오늘은 기온이 31도라고 하니 더위에 취약한 나로서는 재고해봐야 할 문제였다.
그래서 서산 쪽에서 올라가 일락산 ~ 석문봉 ~ 옥양봉으로 산행하기로 하였다.
서산 쪽에서는 용현 자연휴양림, 보현사지, 개심사, 일락사에서 올라갈 수가 있는데 원점회귀 산행이기 때문에 중간에 위치한 개심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9시가 못되어 개심사 아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사진에서 보이는 아스팔트 길을 계속 올라가면 개심사에 도착한다.
중간에 차량통행금지라는 표시가 있지만 개심사에 올라가 보니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평일에는 절 앞에 주차해도 될 것 같다.
주차장에서 아스팔트 차도를 따라 올라가도 개심사가 나오지만 주차장 오른쪽 상가가 있는 곳을 지나면 일주문이 나오고 계단이 나오는데 그쪽으로 가는 것이 조금 더 빠른 것 같다.
개심사에는 옛날 해우소와 현대식 해우소가 나란히 있었다.
가슴 높이로 칸막이만 해놓은 옛날 해우소가 재미있어 보였다.
재래식 옛날 해우소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문화 보존(?) 차원에서 유지해놓은 것이 아닐까 싶다.
화장실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갔다.
지자체에서 <내포문화숲길>이라고 개발해놓은 것으로 길이 아~주 좋다.
백암사지 방향으로 조금 가다 보면 옛 절터가 나오고 숯가마 터도 나온다.
옛 절터
숯가마 터
이후 등로는 가팔라지지만 가파른 곳도 등로를 잘 정비해놓았다.
곧이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백암사지 방향으로 가다 보면 거대한 버섯이 있는 삼거리가 또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용현 자연휴양림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일락산으로 가게 된다.
일락산 방향으로 우회전.
여기서부터는 완전 고속도로다.
트럭이 다녀도 될 만큼 길이 넓고 좋다.
역시 서산 쪽으로 오길 잘했어. ㅎ
전망대 앞을 지나면 임도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일락산이나 석문봉으로 갈 수 있다.
그런데 오다가 만난 동네 아저씨들에게 조언을 구하니 옥양봉에서 하산하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이곳에서 백암사지 쪽으로 가다가 옥양봉을 먼저 올라가고 석문봉을 거쳐 일락산을 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좌회전하여 차단기가 있는 임도로 방향을 틀었다.
이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또 갈림길이 나오는데 아저씨들 말을 믿고 우회전하여 무조건 백암사지 쪽으로 갔다.
우측으로 수리 한 쌍이 둥지를 틀었다는 수리바위와 그 위로 수리 절터가 보였다.
수리바위
임도를 따라 3km 이상을 가면 사잇고개가 나온다.
사잇고개
엥? 그런데 옥양봉이 아니라 석문봉으로 가는 길일세.
어떻게 된 거지?
오면서 분명히 옥양봉이나 수정봉 이정표를 못 보았고 갈림길도 없었는데.
이렇게 되었으니 옥양봉은 포기하고 석문봉에 갔다가 다시 내려와 일락산으로 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럴 거면 일락사에서 올라가는 것이 훨씬 빠른데.
개심사에서 여기까지 거의 5km 정도 걸어왔는데 이 고개에서 일락사까지는 1.8km일 뿐이다. ㅠㅠ
좋은 길을 걸은 것을 위안으로 삼고 석문봉 방향으로 올랐다.
오르막 초입에 등나무 벤치가 있다.
이 등나무 벤치를 땡볕이 내리쬐는 사잇고개에 설치해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무슨 깊은 뜻이 있어 이 곳에 설치해놓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패스.
본격적인 등로를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면 정자도 나오고 소나무가 멋진 전망대도 나온다.
적당히 운동이 될 만큼의 오르막을 어느 정도 올라가니 멀리 가야봉이 보였다.
가야봉
곧이어 석문봉에 도착하였다.
석문봉에는 해미산악회에서 세운 백두대간종주기념탑이 있었다.
석문봉 정상
나도 2년 뒤면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게 되지 않을까?
석문봉에서는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시야가 깨끗하지는 않지만 멀리 신수저수지와 서해 바다가 보였다.
옥양봉에서 오시는 분이 계시기에 그쪽에서 개심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못 보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오늘 옥양봉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옥양봉
사진을 찍고 실컷 쉰 후 내려가려는데 함산한 산우께서 블랙야크 인증하는 장소가 이곳이 아니라 가야봉 중계탑 앞이라고 하신다.
나는 인증을 안 하지만 함산한 산우를 위해 함께 가야봉으로 갔다.
가야봉으로 가는 능선 길은 암릉이다.
우회 길도 있고 밧줄도 있어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스릴 있는 구간들이 몇 개 된다.
기어 올라가기 좋아하는 나는 우회로 대신 괜히 암벽을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해 다시 내려오기도 하고.
아름다운 숲길과 암릉이 섞여있는 능선은 정말 산행하기 좋았다.
게다가 바람은 어찌나 시원한지.
오늘 낮 기온이 31도까지 올라간다고 해서 걱정을 했었는데 중간에 있는 벤치에 앉아 쉬려니까 오히려 추워지기까지 하였다.
기분 좋게 통신중계탑이 있는 가야봉에 도착하였다.
가야봉(가야산) 정상
가야봉 정상은 보다시피 통신시설로 인해 막혀있고 정상석도 없다.
중계탑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다시 석문봉으로 되돌아갔다.
왼쪽이 석문봉, 오른쪽이 옥양봉
예산 쪽 삼가저수지
가다가 뒤돌아본 가야봉
능선에서는 군데군데 길이 갈라졌다 만나게 되는데 되돌아갈 때는 올 때와 다른 길로 가다 보니 올 때 못 보았던 고목 한 그루도 만나게 되었다.
석문봉으로 가기 전에 있는 암릉 구간(아래 사진)은 위험하다는 경고 표시가 있는데도 모험심이 발동하여 중간쯤 기어 올라가다 도저히 안 되겠기에 내려갔다.
내 짧은 다리로는 좀 힘들 것 같다.ㅠㅠ
다음에 릿지 훈련을 해서 다시 도전해볼까?
대신 오른쪽 등산로를 놔두고 금지 구간인 왼쪽 길로 돌아갔다.
하여튼 못 말리는 아줌마네.ㅋㅋㅋ
근데 한 번 갔던 길은 재미가 없어서 새로운 길을 가보고 싶은데 어쩌란 말인가.
석문봉으로 가니 아까 없었던 풍선들이 떨어져 있었다.
누군가에게 건대 가지 말고 동국대 오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친구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싶은 소망을 하늘에 날려 보냈나 보다.
석문봉에서 사잇고개로 내려가다 보니 정규 등로는 오른쪽에 있는데 희미하게 직진하는 길도 있었다.
임병수운 님이 계셨더라면 절대 그 길로 가지 못하게 하셨을 터이지만 오늘은 말썽꾸러기들만 있다. ㅋㅋ
또다시 쓸데없는 모험심이 발동하여 그 길로 갔다가 한참 알바를 하였다.
길을 잃었을 때는 일단 능선 위로 올라가라고 했지?
무작정 내려가기만 하면 안 될 것 같아 앞서 가시는 현민 님을 불러 세워 능선 위로 올라갔다.
과연 위로 올라가니 길이 보인다.
오늘 산행이 좀 쉽다 했더니 사서 일을 만들고 있네.
좋은 길 놔두고 저 때문에 괜히 고생하신 현민 님, 죄송함다!!
그래도 재미있었지예? ㅋㅋㅋ
사잇고개에서 일락산은 500m만 올라가면 된다.
검색해봤을 때는 일락산 정상에 정상 표시가 없다고 했는데 그 새 <김문암>이라는 분이 정상패를 만들어 붙여놓으셨다.
김문암 님, 감사합니다. ^^
일락산 정상
일락산은 금북정맥에 속하는 산인가 보다.
송림이 울창한 예쁜 숲길을 지나 일락산 정상에서 1.2km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트럭이 다녀도 될 만큼 길이 좋은 우측 보현사지 쪽으로 가다 보면 아까 지나왔던 임도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 후 대형 버섯이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개심사가 나온다.
가다 보면 또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 개심사는 오른쪽 방향이다.
하지만 직진하여 이정표에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길로 가면 개심사로 더 빨리 내려갈 수 있다.
개심사
충남 4대 사찰 중에 하나라는 개심사 대웅전은 <건축 예술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는데 난 잘 모르겠다.
어쨌든 아담한 절이다.
이곳 약수를 마트에서 판매한단다.
마셔보니 과연 물맛이 좋았다.
개심사 해우소에서 옷을 갈아입고 내려갔다.
내려갈 때는 차도가 아니라 왼쪽에 있는 계단 길로 내려갔는데 좀 더 빠르게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예쁜 숲길과 적당한 암릉, 탁 트인 조망이 있는 가야산과 일락산, 비 오는 날이나 눈 오는 겨울에 와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시원한 바람 덕에 더운 줄 모르고 즐겁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