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8년 8월 3일 금요일(맑음)
산행코스: 해산령 ~ 해산 ~ 주봉 ~ 비수구미계곡 ~ 비수구미마을
산행거리: 11.3km
산행시간: 11:20 ~ 16:10
산행트랙:
등산지도:
휴가철이라 그런지 가평 휴게소까지 도로가 엄청 막혔다.
오늘 안에 갈 수 있을는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가평 휴게소에 도착하니 화장실 줄이 200m는 된다. ㅜㅜ
길이 막혀 늦었다고 화장실만 갔다 오라고 하셨는데 화장실 줄이 길어 결국 평소 쉬는 시간만큼 걸렸다.
다행히도 가평 휴게소를 지나자 뻥 뚫렸다.
화천 상승마을에서 해산령까지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가느라 멀미가 날 정도였다.
해산터널을 지나 해산령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렸다.
해산터널
해산령
해산령에는 해오름 쉼터가 있다.
쉼터 왼쪽으로 등산로가 있는데 입산통제 안내판이 떡하니 있었다.
어쩌라구요. ㅜㅜ
능선에 이를 때까지는 다소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아주 힘든 오르막은 아니지만 111년 만의 무더위 속에서 오르려니 힘들었다.
능선에 이르면 그다지 힘들지 않게 헬기장을 지나 정상인 1194봉까지 올라가게 된다.
등로가 분명한데 트랙을 두 개나 받아왔다며 앞서 길을 안내하던 분이 되려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잠시 알바를 하였다.
어째 능선을 타고 가야 하는데 산허리로 가기에 트랙을 확인해보시라고 했더니 잘못 가고 있다나?
결국 내가 앞장서고 말았다.
여기가 오지가 분명한 것이 잡목과 잡풀 때문에 오늘 내 팔, 내 다리는 죽었다.
특히 미역줄나무, 너무 싫다. ㅠㅠ
민소매에 반바지를 입고 온 내 잘못이지만 더위 때문에 쓰러지는 것보다는 팔, 다리를 긁히는 것이 낫다.
이 무더위 속에도 이곳에는 동자꽃과 층층잔대, 이질풀 등이 꽃을 피웠다.
1시간 30분 만에 정상에 도착하였다. (해산령에서 3km 정도)
정상인 1194봉에서는 파로호가 내려다보였다.
날씨는 맑은데 왜 저리 뿌옇게 보이나?
오늘 미세먼지가 심하다더니 이 오지까지 덮쳤나?
해산 정상
정상을 내려선 후 오르락내리락하며 40분 정도 가면 6봉에 도착한다.
6봉에서도 파로호가 내려다보인다.
6봉 정상
이제 하산?
아니다.
1봉까지 가야 한다고.
6봉을 가파르게 내려선 후 10분만 가면 2봉이 나온다.
아니, 5, 4, 3봉은 어디로 갔나?
분명 4봉 표지목은 있던데 그냥 지나쳤나 보다.
It doesn't matter.
2봉에서는 조망이 없다.
2봉 정상
곧이어 1봉인 주봉에 도착한다.
주봉에서도 조망은 없다.
오늘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수구미계곡을 따라 트레킹을 하고 산행은 11명만 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내가 선두가 되어 리딩 아닌 리딩을 하고 있다!
요새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 자주 생기네. ㅋㅋ
1봉(주봉) 정상
비수구미계곡으로 내려가려면 주봉 표지석 뒤(진행 방향에서 왼쪽)로 가야 한다.
직진하는 길도 있는데 오늘 우리 팀에서 그리로 내려가 알바한 사람들이 있었다.
하산하는 길은 우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등로가 분명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온 길과는 다르게 잡목이나 잡풀도 없었다.
그늘 길이라 덥지도 않았다.
그런데 가팔라도 너무 가파르다. ㅠㅠ
고꾸라지듯 가파른 길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것 같았다.
있는 대로 불평을 하며 내려갔다.
불평을 하면 어려운 일이 좀 쉬워지는 것 같다. ㅎ
음, 그렇다면 나도 누군가 불평할 때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한결 마음이 편해질 테니까.
초집중하여 내려가다 보니 사진도 못 찍었다.
1시간 20분 정도 내려가면 지 계곡이 나온다.
지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때로 분명하지 않았으나 간간이 산악회 리본들이 달려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의 알바 경험을 살려(?) 선두에서 거침없이 길을 찾아 내려갔다.
나중에 사람들이 말하길 어찌 그리 길을 잘 찾아가느냐고 대장 하란다. ㅋ
이건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을 지나쳐 한여름에 눈이 올 일이다.
요리조리 길을 찾아 계곡을 끼고 내려가는데 알탕을 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그림의 떡으로 바라보기만 하고 내려갔다.
계곡을 따라 40분 정도 내려가 비수구미계곡에 도착하였다.
넓은 계곡에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와, 이 가뭄에 이렇게 물이 많다니!
물속으로 풍덩 들어가서 알탕을 하였다.
햇볕을 받은 물은 차갑지 않아 내가 알탕을 하기에는 딱 좋았다.
알탕을 하고 계곡을 건너 임도로 올라선 후 2km쯤 가면 비수구미마을이 나온다.
비수구미마을에서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그런데 이 집, 너무 불친절하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우리 기다리느라 힘들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식당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게 싫으면 장사를 하지 말던가.
6명이 먹는데 두 테이블에 나눠 앉으려고 하니까 안 된단다.
4인용 한 테이블에 같이 앉으란다, 헐.
게다가 참기름도 안 주고 계란 후라이도 없다.
그냥 나물만 넣고 비벼먹으란다.
그런데 이 집 비빔밥이 단체 할인해서 8천 원이다!
요새는 시골사람들이 더 무섭다니까.
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비빔밥을 꾸역꾸역 먹고 배를 타고 비수구미 삼거리 쪽 선착장으로 갔다.
승선료는 3,000원.
배를 안 타면 2km 정도 임도를 걸어가야 한다.
배에서 내려 다시 1km쯤 도로를 걸어가서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비수구미 삼거리에 도착했다.
근처에 옷 갈아입을 데가 없고, 버스에는 트레킹을 하고 먼저 온 사람들이 앉아있어서 버스 뒤편 바리케이드가 있는 도로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참, 오래 살다 보니 별 짓을 다한다.
벌건 대낮에 도로 위에서 옷을 갈아입다니. ㅋㅋ
후미 팀과 알바한 사람을 기다리다가 알바한 사람이 오려면 1시간 이상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결국 알바한 사람을 남겨두고 버스가 출발하였다.
버스에서 내 옆에 앉은 아저씨는 후미 팀이었는데 늦어서 제대로 씻지를 못하고 타셨는지 서울로 가는 동안 내내 메주 뜨는 냄새가 나서 죽는 줄 알았다.
냄새에 예민한 나는 여름엔 하산 후 제대로 씻지 못한 남자들과 함께 앉아 가기가 정말 괴롭다. ㅠㅠ
서울로 돌아가는 길도 가평 휴게소 근처부터 엄청 막혔다.
시속 10km로 가는 것 같다.
4시간 10분 걸려 사당역에 도착하였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보니 나무에 쓸린 내 다리가 처참하다. ㅠㅠ
산은 그냥 그렇고, 계곡은 좋지만 다시 가게 될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