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8년 7월 31일 화요일(맑음)
산행코스: 월류봉 광장 ~ 상봉(5봉) ~ 4봉(정상) ~ 1봉 ~ 월류봉 광장
산행거리: 3.3km
산행시간: 09:50 ~ 11:55
산행트랙:
등산지도:
집에 있어도 덥고, 나가도 덥고.
빙하계곡들이 다 그렇게 녹아버렸으니 지구 온난화가 심각하다는 말이고, 그 결과가 이런 폭염이 아닐까?
난 우리나라가 참 좋은데 왜 외국에만 나가면 펄펄 살아나고 한국에 돌아오면 여기저기 아픈지 모르겠다. ㅠㅠ
더욱이 여름엔 더 힘들다.
남들은 마른 사람이라 더위를 덜 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내 속사정을 누가 알까?
짧게 산행하고 물놀이를 한다고 해서 월류봉으로 갔다.
월류봉 광장에 도착하니 월류정과 월류봉, 초강천이 폭염 속에서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월류봉 광장에서 왼쪽으로 가면 1봉, 오른쪽으로 가면 5봉이다.
1봉 쪽 징검다리가 몇 개 유실되어 신발을 벗고 건너야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오른쪽으로 갔다.
산행 초반부터 신발 벗고 강을 건너기는 싫으니까.
600m쯤 가면 정자와 이정표가 나온다.
더 가서 만초평보를 건너 올라가도 되지만 더울 땐 짧게 타는 것이 상책이다.
초강천 징검다리를 건너면 가파른 나무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오르고 난 후 오른쪽으로 200m 정도 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그 앞에 전망대가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전망 바위가 있는 곳까지 계속 가파른 오르막이다.
나무 계단이 있는 곳은 차라리 괜찮은데 위로 올라가면 계단도 없다.
이쪽을 오르막으로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가파른 길을 내려가려면 얼마나 힘들까?
그런데 1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어떨까?
그쪽도 가파르긴 매한가지일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잠시 숨을 고르고 또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 바라본 1~3봉)
가파르긴 하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 한결 산행하기가 낫다.
그리고 날파리도 없다!
지난주 북한산에 가서 최악의 산행을 하였기 때문에 바람도 불고 날파리도 없는 오늘은 천국 길을 가는 것 같았다.
가파르게 올라 능선에 이르면 또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전망 바위가 나온다.
백화산은 알겠는데 다른 건 어느 게 어느 산인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백화산
지난 가을, 백화산 한성봉에서 주행봉까지 가는 칼날능선이 정말 무서웠는데.
혹시 또 갈 기회가 생긴다면 한성봉은 가지 말고 주행봉에서 칼날능선만 가봐야겠다.
무섭다며?
응, 그런데 두 번째 가면 좀 낫지 않을까? ㅎ
5봉에서 1봉까지 가는 길은 말 그대로 다섯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한다.
편안한 능선 길도 있지만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하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폭염 속 산행으로는 아주 좋았다.
5봉 정상
4봉 정상
(4봉을 내려가며 바라본 3봉)
(3봉 올라가는 길)
(3봉을 오르며 바라본 4봉과 5봉)
3봉 정상
특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2봉에서는 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불어 한참 쉬었다.
2봉에서는 한반도 지형도 잘 보인다.
2봉 정상
초강천과 한반도 지형
(빨간 지붕이 에넥스 공장)
(2봉에서 내려가는 계단)
1봉 정상은 길쭉하게 생겼는데 양 옆에 전망대가 있었다.
1봉에 있는 자그마한 정상석은 열을 받아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뜨끈뜨끈하였다.
1봉 전망대
(1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3~5봉)
초강천과 한반도 지형
1봉 정상
불길한 예감은 왜 이리 어김없이 맞는지 1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만큼이나 급경사였다.
처음에는 데크 계단, 그다음에는 너덜 내리막, 그 다음에는 나무 계단.
시간이 많으니까 천천히 조심해서 내려갔다.
초강천에 도착하니 다슬기를 잡는 아낙네들이 보였다.
물이 더러운 것 같지는 않은데 이끼가 너무 많고 해초 냄새가 나서 물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이쪽 징검다리는 몇 개 유실되어 있었지만 다행히 물이 많지 않아서 신발을 벗지 않고도 건널 수 있었다.
월류봉 둘레길을 따라 월류봉 광장으로 돌아갔다.
송시열 유허비
산행 거리 3.3km.
여름에는 이 정도가 딱 좋다. ㅋㅋ
월류봉 광장 화장실 앞에 있는 야외 세면대에서 간이 샤워를 하였다.
모두 하산한 후 추풍령으로 이동하여 <고향가든>에서 샤워를 하고 점심을 먹었다.
대간을 끝낸 후 이 집에 다시 올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또 왔네.
2년 전 8월도 이렇게 더운 여름날이었는데 어떻게 대간을 다녔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더위에 그 고생을 하며 굳이 산행을 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그건 다 끝낸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겠지?
뭐든 그런 것 같다.
아무리 갖고 싶은 것도 막상 가지고 나면 별 거 아닌 것이 되어버리니 덧없는 세상살이에 연연하지 말자.
어쨌든 폭염 속에 힐링 산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