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3월 31일 화요일 (흐리고 가끔 비)
산행코스: 용흥사 주차장 ~ 상산 ~ 문필봉 ~ 갑장산 ~ 시루봉 ~ 석문 ~ 용흥사 주차장
산행거리: 7km
산행시간: 09:55 ~ 13:50
등산지도:
지난 금요일 호룡곡산을 갔다 오면서 공항버스를 탔는데 웬 버스 안이 그렇게 추운지 덜덜 떨고 왔더니 감기에 걸렸나 보다.
으슬으슬 춥고, 콧물이 나고, 머리가 지끈지끈.
하지만 아프다고 하면 산에 가지 말라고 할까 봐 아픈 티도 못 내고 혼자서 끙끙 앓다 산에 갔다.
갑장산은 일명 연악산이라고도 하는데, 연악산 식당 왼쪽으로 등산로 입구가 있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길 1km 정도는 급경사이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산보다는 계속 올라갔다가 계속 내려가는 산이 덜 힘든 것 같다.
올라가는 길 양 옆으로 진달래가 많이 피었다.
1주 후쯤이면 완전히 만개할 것 같다.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고는 능선 길이다.
이제부터는 정~말 길이 좋다.
등로가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길이 넓고 편안하다.
처음 만나는 조망터에서는 멋진 사진이 나올 법 한데 날씨가 받쳐주질 않는다.
그런데 상산이 어디지?
정상석도 없고 이정표에도 표시가 안 되어 있어 어디가 상산인지 모르겠다.
산림청에 문의하니 별개의 산이라는데 정상석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정목이나 이정표에 표시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상주시의 ‘상산’은 갑장산의 한 봉우리가 아니라, 용흥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시루봉에 이르는 산행코스 중 거치게 되는 바위산으로 별도의 봉우리입니다.
문필봉을 지나가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예보에 의하면 오후 늦게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오면 밥 먹기가 곤란할 것 같아 정상으로 오르기 직전에 있는 팔각정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었다.
여기 팔각정은 유리 창문도 있고 안에 의자도 있다.
겨울이나 비 올 때 정말 좋겠다.
이제 이 계단만 오르면 정상이다.
갑장산 정상
정상에는 정상석과 돌탑, 그리고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산불감시초소에 사람이 있네!
그 사람은 매일 여기로 출퇴근하는 걸까?
매일 똑같은 산을 보면 좀 지루하지 않을까?
정상에서도 조망이 좋을 터이지만 흐린 날씨 때문에 보이질 않는다.
난 운무가 밀려오는 이런 날씨도 정말 좋아하지만 이 경우 조망은 포기해야 한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고...
어떤 경우에도 모두를 갖기란 불가능한가 보다.
아마 전부 다 갖게 되면 행복도 못 느끼고 감사도 모를 테지.
부족함이란 마이너스가 아니라 오히려 플러스알파가 되는 존재인 것 같다.
날씨가 맑았다면 조망이 멋있었겠지만 사색적이고 운치 있는 숲은 포기해야 했을 테니까.
그러니 내게 없는 것을 아쉬워하지 말고 내게 있는 것을 감사하도록 하자.
갑장산은 조금 어려운 구간에는 여지없이 다리나 계단을 설치해놓았다.
그래서 안전하기는 하지만 재미는 없다.
약간은 어려운 구간이 있어야 재미가 있는데.
그랬더라면 이 산이 좀 더 인기가 있을 거 같은데.
백길바위
여기가 백길바위인 거 같은데 여기에도 옆으로 계단을 설치해놓았다.
계단이 없었다면 이 바위를 타고 내려와야 했을 거 같다.
계단 대신 그냥 밧줄이나 하나 걸쳐놓지.
계속해서 편안한 길이다.
바람문을 바람처럼 통과해 나아간다.
석문/바람문
길이 너무 좋아 우산을 들고 걸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 마지막 1km 정도는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급경사 내리막이다.
들머리로 되돌아가 용흥사를 구경하였다.
용흥사
용흥사에는 보물 1374호인 삼불회괘불탱이라는 그림이 있다.
경내에는 목련과 홍매화가 예쁘게 피었다.
홍매화
오늘은 산행 시간을 너무 많이 주셔서 절 구경을 하고 내려왔는데도 시간이 남았다.
결국 하산주를 하고 있는 산우들을 독촉하여 30분 일찍 출발하였다.
갑장산이 이 일대에서 속리산, 구병산 다음으로 꼽히는 산이라는 말이 과대광고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내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그랬는지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런 산행이었다.
편안하게 산행을 하고 났더니 감기가 뚝 떨어졌다.
역시 난 산에 가야 하나봐.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