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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5.03.27 (인천 무의도) 호룡곡산(245m) + 무의바다누리길

산행일시: 2015년 3월 27일 금요일 (가끔 흐림)
산행코스: 큰무리 선착장 ~ 당산 ~ 실미고개 ~ 국사봉  ~ 호룡곡산 ~ 하나개 해수욕장 + 소무의도 무의바다누리길
산행거리: 14.4km
산행시간: 10:20 ~ 17:50 (소무의도 관광시간 포함)
등산지도: 

 

대간 17기 회원들과 번개 산행으로 호룡곡산에 갔다.

아침 9시 10분에 인천공항에서 만나 3층 7번 버스승강장에서 9시 20분에 출발하는 잠진도행 버스를 탔다.

222번과 2-1번 버스가 매시 20분과 50분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데 연육교로 연결된 잠진도 선착장까지는 15~20분이 걸린다.

 

잠진도 선착장 

잠진도 선착장에서는 매시 15분과 45분에 배가 떠나는데 결항이 되는 때도 있으니 미리 확인을 해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www.muuido.kr)

왕복 요금 3,000원으로 잠진도에서 배를 탈 때 표를 내면 돌아올 때는 표를 안내도 된다.

공항에서 2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잠진항에 도착하여 바로 45분 배를 탈 수 있다.

돌아올 때도 무의도에서 배를 타고 잠진항에 도착하면 버스가 출발한다.

배와 버스의 환승이 바로 될 수 있도록 해놓아서 편리하다.

 

잠진도를 떠난 배는 5분 정도 만에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 

배에서 내리면 정면에 바로 등산로 입구가 있다.

 

계단을 올라가면 편안한 등산로가 나온다.

 

이런 등로를 따라 당산을 올라갔다 내려가노라면 오른쪽으로 실미도가 보인다.

 

실미도 

실미도는 하루에 두 번, 물이 빠질 때 무의도와 연결된다고 하는데 위에 있는 사이트에 실미도 물때도 나와 있으니 실미도에 가려면 미리 확인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

당산을 내려가면 실미고개에 도착한다.

실미고개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실미 해수욕장이고 직진하여 올라가면 국사봉이다.

국사봉 쪽으로 역시나 잘 닦인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정원 같은 헬기장이 나온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국사봉이다.

헬기장에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는 실미도와 하나개 해수욕장이 보인다.

그새 물이 더 빠졌는지 멀리서도 실미도와 연결되는 길이 보였다.

 

 실미도

하나개 해수욕장

조금만 더 올라가면 국사봉이다.

이곳에서는 배를 타고 온 잠진항과 큰무리 선착장이 보였다.

 

국사봉 전망 데크에서 점심을 먹었다.

호룡곡산으로 가려면 국사봉에서 다시 되돌아 내려가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하지만 우리는 대장님이 직진하시는 바람에 다들 직진을 하였다.

그런데 국사봉 정상석은 어디 있나?

직진하여 전망 데크 바로 아래에 국사봉 정상석이 있었다.

만약 삼거리로 되돌아 내려갔다면 정상석을 못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정상석을 이렇게 설치해놓다니!

 

국사봉 정상

힘들게 철제 바를 넘어 들어가 정상석을 찍어야 국사봉 글씨가 보인다.

 

국사봉에서 직진하여 가는 길은 약간 가파른 바윗길이다.

아마 이정표 상의 등로를 따라갔다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같은 편안한 숲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길이 더 마음에 든다.

보다 등산하는 맛이 난다고 할까?

길 가에는 성질 급한 진달래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2주 정도 후면 진달개가 만개하지 않을까 싶다.

이정표 상의 등로를 따라갔다면 구름다리가 나왔을 것인데 우리가 간 길은 임도 삼거리로 연결되었다.

임도를 따라 하나개 해수욕장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사슴 사육장이 나온다.

 

순한 눈망울의 사슴들에게 먹이를 주며 한참 놀다 갔다.

곧 구름다리가 나오고 구름다리에서 왼쪽 등로로 올라갔다.

 

가파른 길을 얼마간 올라가면 조망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소무의도와 해녀도가 보인다.

 

           소무의도(왼쪽), 해녀도(오른쪽)

마지막으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면 호룡곡산 정상이다.

 

호룡곡산 정상

정상에는 지적 삼각점이 있다.

우리나라 모든 측량의 기준이 되는 기준점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16,000여 점이 설치되어 있다는 안내문이 건설교통부 국립지리원장 이름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국립지리원에 계셨던 아빠 생각이 났다.

떠나신지 15년째이건만 아직도 아빠 생각을 하면 목이 메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I miss you so much, Dad.

 

내 마음을 알았는지 이제까지 좋던 날씨가 갑자기 흐려진다.

바다 쪽에서 해무가 밀려와 순식간에 주위를 에워싼다.

전망대에서는 서해 바다가 막힘없이 내려다보일 터이지만 갑자기 밀려온 짙은 해무로 인해 아무것도 안 보였다.

원래 오늘 계획은 호룡곡산에서 광명항으로 내려가서 소무의도 <무의바다누리길>을 도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의견이 갈라져 결국 두 팀으로 나뉘었다.

보병궁 대장님 팀은 원래 계획대로 광명항 쪽으로 내려가고 산돌이 대장님과 우리는 하나개 해수욕장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욕심 같아서는 하나개해수욕장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호룡곡산으로 올라와 광명항으로 내려가고 싶은데 대장님께서 그렇게 하면 너무 힘들단다.

대장님 맞아?

그것도 백두대간을 리딩하시는 분이 이게 힘들다고 하시다니. ㅋㅋ

결국 부처바위 쪽으로 내려간 후 <환상의 길>을 통과하여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해무가 짙게 끼면 아무것도 안 보일 텐데.ㅠㅠ

하나님, 아무 것도 못 보고 갈 수는 없어요.

해무가 걷히게 해주세요.

정상을 조금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부처바위를 지나면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능선 길, 왼쪽으로 가면 계곡 길이다.

우리는 계곡 길로 내려갔다.

초반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면 길은 다시 순탄해진다.

이 길은 능선 길과 만나게 되어 있고 계속해서 직진하여 내려가다 보면 바닷가가 나온다.

 

바닷물이 멀리 밀려나간 모래사장을 걸어갔다.

물속에 담겨있던 바위들이 속살을 드러내며 우리를 맞는다.

해무가 밀려오는 바닷길은 정말 <환상의 길>이었다.

 

하나개 해수욕장 

마치 무의식의 세계는 걷는 듯 한 기분이다.

날씨가 맑았어도 좋았겠지만 이렇게 해무가 낀 해변도 정말 낭만적이다.

something fantastic, something mysterious.

썰물 때라 아니라면 걸어볼 수 없는 길인데 오늘 정말 운이 좋다.

굴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바위에서 껍질을 깨어 굴도 먹어보았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며 모래사장에 만든 아름다운 작품도 감상하며 이 멋진 바닷길을 걸었다.

 

조금 더 가노라면 산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밧줄이 늘어져있는 곳이 나온다.

 

대장님은 밧줄을 잡고 산으로 가셨고 나머진 모래사장을 따라 하나개 해수욕장 쪽으로 갔다.

가운데 까만색 돌이 끼인 이런 멋진 바위도 보고,

 

그물에 걸린 새끼 게들도 구해주고,

 

모래사장에 낙서도 해가며 동심으로 돌아가 물 빠진 해변에서의 오후를 마음껏 즐겼다.

하나개 해수욕장에 도착하여 산길로 오신 대장님과 해후하였다.

대장님 말씀이 그 길이 <환상의 길>인데 아주 널찍하고 편안한 등로라고 한다.

밀물 때는 바닷길을 걸을 수가 없을 테니 그 길로 가면 바다를 조망하며 편안하게 갈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철 지난 하나개 해수욕장에는 드라마 세트장이 휑하니 놓여있었다.

 

온 김에 이곳저곳 둘러보고 나서 하나개 해수욕장을 빠져나왔다.

 

하나개 해수욕장에서는 입장료를 받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런지, 매표소에 사람은 있지만 입장료를 받지는 않았다.

버스를 타고 소무의도로 가려는데 어디선가 맛있는 파전 냄새가 솔솔 풍겼다.

길 가 간이음식점에서 나는 냄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친다고, 음식점으로 들어가 생굴과 굴파전을 먹었다.

생굴은 1만 원인데 양이 어마무시 많다.

진짜 자연산 생굴인데 이렇게 많이 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어쨌든 굴과 파전을 배불리 먹은 후 버스를 타고 소무의도로 갔다.

소무의도까지 직행으로 가는 버스는 없기 때문에 임도 삼거리에서 내려 광명항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탔다.

소무의도는 인도교로 무의도(또는 대무의도)와 연결되어 있다.

 

인도교를 따라 바다 위를 걸어가는 기분이 삼삼하다.

짙게 끼었던 해무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맑은 하늘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정말 난 왜 이렇게 복이 많은 거야? ^^

인도교 끝에서 왼쪽 떼무리 선착장 쪽으로 <무의바다누리길>을 따라갔다.

 

걷기 좋은 길을 따라가면 부처깨비라는 전망대가 나온다.

바다 풍경이 멋진 곳이다.

 

이후에 이어지는 <명사의 해변>에서는 해녀도가 바로 눈앞에 보인다.

<명사의 해변> 끝에는 빨랫줄에 빨래가 주렁주렁 걸려있는데 죽은 사람들이 자주 떠밀려왔던 슬픈 장소라는 안내문이 있었다.

혹시 그 사람들이 입었던 옷들은 아니겠지?

 

명사의 해변 

아무리 그렇더라도 여자 속옷을 널어놓은 것은 미관상 보기가 안 좋다.

계단을 올라가면 안산으로 올라가는 해녀섬길이 나온다.

왜 이름이 <해녀섬>일까?

어떤 산우님이 해녀들이 쉬던 섬이 아닐까 하신다.

인천에 무슨 해녀가 있었겠느냐고 타박하였는데 안내문을 보니 전복을 따던 해녀들이 쉬던 섬이라고 한다.

다음부터는 모르면 가만히 있자. ㅠㅠ

 

해녀섬 

안산 정상에 올라가는 길에 멋진 소나무들을 만났다.

 

안산 정상에서 보는 해녀도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해무가 내려앉은 모습에 섬이 더 환상적으로 보였다

lost island처럼 보이지 않은가?

카메라만 좋으면 작품 사진이 나오는 건데...

 

왠지 저 섬에는 비밀이 잔뜩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

누가 또 아는가? 인어가 살고 있는지도.

안산을 내려가면 소무의 인도교와 만나게 된다.

따라서 <무의바다누리길>은 2.5km 정도의 원점 회귀 둘레길이다.

 

인도교를 건너 광명 선착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갈매기들이 난간에 나란히 앉아 배웅을 한다.

 

큰무리 선착장으로 돌아가 배를 타고 잠진도로 건너갔다.
하나개 해수욕장에서 낙조를 보고 싶었지만 마지막 배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 할 수없이 돌아가야 했다.

배에서 아쉬운 마음으로 일몰을 보았다.

 

물때를 잘 맞추고 조금만 서두른다면 실미도까지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가고 싶다.

그리고 그때에는 낙조까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