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

2017.11.23 (고흥) 두방산(487m), 병풍산(479m), 첨산(313m)

산행일시: 2017년 11월 23일 목요일 (맑음 + 눈보라 + 우박 + 흐림)
산행코스: 당곡리 주차장 ~ 귀절암 ~ 두방산 ~ 코재 ~ 병풍산 ~ 비조암 ~ 첨산 ~ 흥덕사 ~ 장덕 교차로
산행거리: 8.4km
산행시간: 11:20 ~ 15:35
산행트랙:

(고흥)두방산, 병풍산, 첨산__20171123.gpx
0.04MB

등산지도:

 

3년 전에 가려다 태풍이 와서 못 갔던 두방산, 병풍산, 첨산을 오래 기다린 끝에 가게 되었다.

기대했던 대로 멋진 산이었다.

더불어 맑았다가 눈보라가 쳤다가 개었다가 우박이 내렸다가 해가 났다가 흐려지며 하루에도 열댓 번 요동을 치는 판~타스틱한 날씨로 인해 더욱 잊지 못할 산행이 되었다.

서울은 눈이 내린다는데 당곡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맑은 하늘 아래 코스모스가 흔들리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조금만 가면 <당곡마을 입구> 이정표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피라미드 같은 첨산이 보였다.

오늘 저길 갈 수 있을까?

첨산을 가려면 비조암에서 뚝 떨어졌다가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상황 봐서 두방산, 병풍산, 비조암만 가고 첨산은 빼먹어야겠다.

 

첨산

오른쪽으로는 당곡 저수지가 보인다.

<당곡 저수지> 이정표 앞에서 두방산은 왼쪽으로 올라간다.

여기에서부터 두방산 정상까지는 1.8km란다.

(용흥사로 가도 두방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300m 정도 가면 용흥사에서 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이후 길은 점점 더 가팔라진다.

 

500m가량 헉헉거리며 올라가다가 잠시 길이 순해지면 또다시 용흥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는 너덜길을 가로지른다.

 

가파른 대나무 밭을 통과하면 귀절암에 도착한다.

귀절암은 암자가 아니고 커다란 바위이다.

귀절암에는 동굴이 여러 개 있고, 동굴 안에는 석간수가 있다고 한다.

 

귀절암

귀절암에 도착할 즈음 날씨가 흐려지며 눈이 날리기 시작하였다.

하늘을 보니 검은 구름이 빠르게 올려오고 있었다.

아, 이러시면 곤란한데. ㅠㅠ

 

귀절암에서 바라본 첨산과 여자만

귀절암을 지나 조금만 더 가파르게 올라가면 전망대 삼거리에 도착한다.

왼쪽으로 50m만 가면 전망대이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바람까지 심하게 불며 눈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주위가 희뿌연 가운데 고흥만 한가운데 떠있는 우도가 신비하게 보였다.

이런 날씨면 산행하기에는 안 좋은데 어쨌든 멋있다.

I love it!!

 

전망대 삼거리

고흥만과 우도

다시 전망대 삼거리로 돌아가 두방산 정상을 향하여 가며 눈보라 치는 날의 이 멋진 광경을 뒤돌아보았다.

 

대강저수지와 고흥만, 우도

멋있는 것은 멋있는 것이고 눈보라가 점점 거세어져 비조암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두방산 정상에 가까이 가자 날씨가 개이기 시작하였다.

 

병풍산과 비조암

첨산과 여자만

우도와 고흥만

거짓말 같이 맑게 갠 하늘 아래 두방산 정상에 이르는 멋진 암릉 길이 보였다.

암릉 길 중간에 입석이 있는데 입석에서 내려가는 길이 조금 거시기하다.

위험한 것이 싫다면 입석에 올라가지 않고 우회 길로 가면 된다.

하지만 misscat도 올라갔는데, 뭘. ㅎ

 

입석

암릉 길 끝에는 두방산 정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가 개어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두방산 정상

신나게 사진을 찍고 병풍산 쪽을 바라보니 또다시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저 암릉 구간을 벗어날 때까지 구름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가야 할 암릉 구간

정상을 내려서 조금 가다 보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직진하여 암릉 길로 갈 수도 있고, 왼쪽으로 우회하여 바위 아래 우회 길로 갈 수도 있다.

암릉 길보다 우회 길이 더 스릴 있어 보여 우회 길로 갔다.

 

(이곳에서 통행금지 안내판을 무시하고 직진하여 바위로 올라가든지 왼쪽 바위 아랫길로 간다.)

바위 아래 우회길

우회 길을 지나자 또 눈보라가 치기 시작하였다.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게다가 눈이 아니라 이번에는 우박이 내렸다.

바람이 잦아들길 기다리며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서 옷을 다 꺼내 껴입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도 눈보라는 여전히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아무래도 오늘 산행은 코재에서 끝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조심스레 암릉 끝에 있는 철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데 철 계단을 내려가자 정말 거짓말 같이 바람이 멈추고 해가 나기 시작하였다.

등산로 또한 언제 암릉이 있었느냐는 듯이 부드러운 흙길로 변하였다.

이렇게 되면 병풍산까지 가야겠네.

 

코재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봉두산 갈림길을 지나 병풍산을 향해 가는 길에 멋진 비조암이 보였다.

날씨가 개었으니 병풍산뿐만 아니라 비조암까지도 갈 수 있겠네.

 

봉두산 갈림길

비조암

병풍바위 삼거리에 이르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직진하면 병풍산으로 오르지 않고 비조암으로 바로 갈 수 있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병풍산 정상을 지나 비조암으로 가게 된다.

이 순간, 잠시 고민했다.

나 노약자 맞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도 병풍산 정상을 밟아봐야지.

 

병풍바위 삼거리

병풍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짧은 직벽의 바위 구간이 있다.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바위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

하지만 misscat도 갔는데 못 갈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ㅋ

병풍산 정상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고 비조암을 향하여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에 첨산이 자꾸 눈에 걸렸다.

저길 가? 말아?

 

병풍산 정상

비조암

첨산

비조암 아래에 이르자 또다시 갑자기 바람이 불며 눈이 오기 시작하였다.

바람이 얼마나 센지 눈이 땅에 닿을 새도 없이 옆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이번에도 기다리면 바람이 잦아들 것 같아 숲 속에 몸을 숨기고 조금 기다리니까 과연 바람이 서서히 고개를 숙이기 시작하였다.

 

              비조암

비조암은 바로 바위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고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갈 수도 있다.

눈이 오고 바람이 불기 때문에 왼쪽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우회 길로 가는 사이에 해가 나기 시작하였다!

오늘 날씨 정말 요상하네.

 

비조암 정상에서 (가리봉 대장님이 예쁘게 찍어주셨다.)

남해고속도로

비조암을 내려가서 택촌마을 쪽으로 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첨산 쪽으로 간다.

 

(내려와서 바라본 비조암)

(비조암을 내려가며 바라본 첨산)

애추 지역을 두 번 통과하여 가파르게 내려가다 보면 힐링 숲길이 나온다.

오늘 날씨만큼 등산로도 변화무쌍하다.

 

첨산이 자꾸 눈에 걸리는데 저걸 어떻게 하나?

힘든 건 싫은데 가보고 싶기는 하고...

 

              첨산

첨산 아래 사거리에 도착하니 시간이 1시간 30분 이상 남아있었다.

할 수 없이 첨산까지 가야겠네.

 

첨산 올라가는 길은 우려했던 것만큼 가파르지는 않았다.

아니, 어쩌면 너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덜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가파르게 올라가면 정상 부근은 너덜지대이다.

첨산을 올라가는 도중 날씨는 또 변덕을 부려 흐려지기 시작하였다.

 

정상 아래 조망터에서 바라본 두방산, 병풍산, 비조암

첨산 정상

첨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나니 또 눈보라가 치기 시작하였다.

하여튼 오늘은 끝까지 지루할 틈이 없네.

첨산 정상부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내려가는데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암릉 지대를 벗어나 가파르게 내려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흥덕사 방향으로 가는데 눈에 젖은 흙과 낙엽이 무척 미끄러웠다.

 

흥덕사에 도착하니 하늘은 또다시 맑게 개었다.

이젠 변덕스러운 날씨가 놀랍지도 않다.

 

첨산 아래 위치한 흥덕사

흥덕사에서부터 도로를 따라 장덕 교차로로 가서 산행을 끝냈다.

 

두방산, 병풍산, 비조암, 첨산 모두 암릉 구간이 적절히 있으며 조망이 좋아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산행이었다.

게다가 변화무쌍한 날씨까지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멋진 산행이었다.

더욱이 정상에 올라갈 때마다 날씨가 개어 조망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오늘 또 하루 아름다운 날을 품을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고흥)두방산, 병풍산, 첨산__20171123.gpx
0.04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