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2017.07.30 ~ 08.02 Tateyama Kurobe Alpen Route, Japan (3)

산행일시: 2017년 8월 1일 화요일 (흐린 후 비)
산행코스: 라이초소(雷鳥莊) ~ 조우도산(淨士山) ~ 이치노코시(一ノ越) ~ 무로도(室堂) ~ (이후 교통수단을 이용) 다이칸보(大觀峰) ~ 구로베다이라(黒部平) ~ 구로베 댐(黒部ダム) ~ 오기사와(扇沢) ~ 고마츠(小松)
산행거리: 9.5km
산행시간: 07:05 ~ 12:15
산행트랙:

???? 20170801.gpx
0.17MB

등산지도:

 

혹시 늦게 잠자리에 들면 잠을 잘 수 있을까 하여 어제 11시에 잠자리에 들었지만 역시나 거의 자지를 못했다. ㅠㅠ

엎치락뒤치락하다 5시에 일어나 목욕탕에 가서 마지막으로 온천욕을 한 번 더 하고 아침을 먹었다.

뷔페 내용도 매일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아, 그런데 난 빵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제, 오늘 빵을 못 먹었더니 금단 증상이 오는 것 같다. ㅠㅠ

어제는 산장에 짐을 놓고 등산을 했기 때문에 거의 빈 배낭이었는데 오늘은 하산하기 때문에 짐을 다 챙겨 떠나야 한다.

갑자기 배낭이 너무 무거워진 것 같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린도우이케를 지나고 치노이케(피의 연못)와 미쿠리가이케 사이 길로 해서 미도리가이케를 지나 무로도 산장으로 갔다.


                 미쿠리가이케

                 미도리가이케

무로도 산장 삼거리에서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조우도산(淨士山)으로 올라가고 다른 한 팀은 바로 이치노코시로 가기로 하였다.

무로도 산장 삼거리에서 조우도산까지 1.7km 정도 되는데 조우도산만 올라가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계속 내리막이니까 크게 힘들지 않을 것 같다.

하늘을 보니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좋을 것 같아 기꺼이 조우도산 팀에 붙었다.

 

야생화 천국의 완만한 오르막을 500m 정도 지나면 빙하 구간이 나온다.

 

이 빙하를 가로지르면 가파른 너덜 오르막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때부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분명 10분 전만 해도 날이 개일 것 같았는데. ㅠㅠ

우의를 안 입어보고 가나 했는데 결국 입게 되네.

새로 산 우의를 꺼내 입고 너덜길을 올라갔다.

역시나 황철봉 올라가는 수준이면 문제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500m 정도 가파르게 올라가면 성벽의 흔적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500m 정도 오른쪽 능선을 따라가면 조우도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체험학습을 온 일본 아이들이 빗속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정상석이 어디 있지?

조우도산에는 정상 표시가 없다. ㅠㅠ

 

조우도산(淨士山, 2,081m) 정상

비가 점점 더 많이 와서 서둘러 조우도산을 내려갔다.

왼쪽으로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길을 내려가면 어제 갔던 이치노코시에 도착한다.

이치노코시로 내려가는 길에 이치노코시 산장은 보이는데 오야마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이치노코시에서 오른쪽으로 산허리를 타고 가게 된다.

 

이치노코시에 도착하니 조우도산을 오르지 않고 바로 이치노코시로 갔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오야마로 오르는 사람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치노코시에서 오야마 오르는 길.  아래 건물이 화장실)

새로 산 우비 바지와 상의 덕분에 옷은 전혀 젖지 않았는데 장갑은 완전 물속에 담갔다가 꺼낸 것 같다.

손이 차니까 연신 콧물이 나왔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구로베댐 쪽으로 하산하였다.

산허리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빙하나 애추 지역을 몇 번 가로질러야 한다.

 

이 길이 구로베댐 건너편 북알프스 시로우마 능선을 바라보며 걷는 환상적인 길인데 비가 와서 정말 아쉽네. 

 

(꼭 소방관 같다. ㅋㅋ)

조망에 대한 아쉬움을 꽃으로 달래며 내려갔다.

이곳은 지금 야생화 천국이다.

모야모에 꽃 이름을 물어보았는데 이름을 모르는 꽃들도 많았다.

 

이치노코시에서 1.7km 정도 갔을 때 앞서 가시던 선두 대장님께서 돌아오시며 되돌아가야 한다고 하셨다.

이유인즉 구로베댐 쪽에서 올라온 일본 등산객들이 말하길, 눈이 많이 쌓여 아이젠 없이는 위험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 이제 4km 정도만 내려가면 되는데.

오룩스 맵을 보니 지금 있는 곳이 다이칸보와 같은 능선 상에 있는데 앞으로 가파른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아이젠이 없이 비 오는 날 눈길을 내려가는 것은 현명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하여 눈물을 머금고 이치노코시로 되돌아갔다.

올 때는 하산 길이라 몰랐지만 되돌아가려고 하니 아무리 완만한 경사라 해도 힘들었다.

더욱이 강한 바람을 정면에서 맞으며 걸어가려니까 더 힘이 들었다.

그렇게 이치노코시로 돌아가 어제 올라왔던 길을 따라 무로도로 내려가서 무로도 터미널에서 산행은 끝났다.

정상적으로 진행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목숨 걸고 산행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롯지 구로연(黒四)에서부터 구로베댐을 바라보며 하산하는 길을 걸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반은 걸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다테야마 호텔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카레라이스로 점심을 먹은 후 무로도 터미널에서 트롤리 버스를 타고 다테야마 터널을 통과해 다이칸보(大觀峰, 2,316m)로 내려갔다.

 

다이칸보 옥상 전망대에서는 일본 3대 설계(雪渓)의 하나인 하리노키 대설계나 일본 100 명산의 하나인 가시마야리가다케(鹿島槍ヶ岳, 2,889m)가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다이칸보에서 로프웨이로 갈아타고 구로베다이라(黒部平, 1,830m)로 내려갔다.

구로베댐과 시로우마 능선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정말 멋진 곳인데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난 전에 왔을 때 너무나 멋진 경치를 봤으니까 괜찮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말 안됐다. 

 

                 다이칸보(大觀峰)

구로베다이라에는 고산식물관찰로가 있어 케이블카를 탈 때까지 산책을 하였다.

전에 왔을 때는 하얀 눈과 빨간 단풍이 어우러진 멋진 곳이었는데 오늘은 조망이 꽝이라 별로 볼 것이 없다.

그냥 꽃이나 구경해야지.

후미 대장은 혼자 쏘다니는 내가 걱정이 되는지 연신 챙기는데 절 몰라서 그러시는 거예요.

걱정 놓으셔도 됩니다. ㅎㅎ

 

                 구로베다이라(黒部平)

구로베다이라에서는 산악열차 같은 케이블카를 타고 구로베고(黒部湖 / 구로베 호수, 1,455m)까지 내려간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터널을 걸어 나가면 구로베 호수가 나타난다.

어느새 비는 그쳐있었다.

 

구로베고/구로베 호수(黒部湖)

                구로베 댐(黒部ダム)

구로베 댐 하류

구로베댐(黒部ダム)을 건너가는데 왼쪽으로 댐 물을 방류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멋있다고 중간에 서서 사진을 찍는데 난 전망대에 가서 방류하는 것을 보려고 서둘러 댐을 건너갔다.

댐을 건너서 왼쪽으로 가면 전망대가 있다.

밑으로 내려가도 전망대가 있고, 위로 올라가도 전망대가 있다.

위에 있는 전망대에 가려면 220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거긴 전에 가보았고, 방류하는 것을 보려면 위보다는 밑에서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아래에 있는 전망대로 내려갔다.

 

구로베댐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479m)에 있는 일본에서 가장 큰 수력 발전 댐이다.

다테야마와 우시로다테야마 사이의 구로베 협곡을 흐르는 구로베강 상류를 막아 1963년에 완공되었는데 높이가 186m의 아치식 댐이다.

연간 발전량은 약 31억 kw으로 일본 일반 가정 약 100만 호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한다!

이런 나라도 원전을 포기하고는 전기 요금이 치솟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방류하는 것을 구경하고 올라가니 일행들이 하나도 보이질 않았다.

아마 내가 전망대에 내려간 사이 다들 버스를 타러 갔나 보다.

아까 얼핏 들으니 4시 버스를 탄다고 하였는데.

아직 10분이나 남아 여유 있게 터널을 걸어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정류장으로 가니 일행들이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로베댐에서 다시 트롤리 버스를 타고 간덴 터널을 통과하여 오기사와(扇沢, 1,433m)로 이동하였다.

 

오기사와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행사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이동하여 도야마에 있는 뷔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이 식당의 특징은 다양한 종류의 생고기가 있어 직접 테이블에서 구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껏 먹으라니까 오히려 못 먹겠네. ㅠㅠ

배불리 먹은 후 다시 버스를 타고 고마츠 컴포트 호텔로 갔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방이 작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방이 커서 마음에 들었다.

이불도 오리털 이불이라는.

이틀 동안 못 잤으니 오늘은 푹 잘 수 있겠지?

이미 10시가 넘어 서둘러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