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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2017.07.30 ~ 08.02 Tateyama Kurobe Alpen Route, Japan (2)

산행일시: 2017년 7월 31일 월요일 (흐리다가 맑아짐)
산행코스: 라이초소(雷鳥莊) ~ 무로도(室堂) ~ 이치노코시(一ノ越) ~ 오야마(雄山) ~ 오난지야마(大汝山) ~ 마사고다케(眞砂岳) ~ 벳산(別山) ~ 츠루기고젠고야(劍御前小舍) ~ 라이초소(雷鳥莊)
산행거리: 10.6km
산행시간: 07:10 ~ 15:10
산행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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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MB

등산지도:

 

두꺼운 요를 두 개나 깔고 누웠는데도 몸이 배겨서 그런지, 간간히 심하게 몰려오는 유황 냄새 때문에 그런지 어제 저녁 9시도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들었건만 밤새 잠을 자지 못하고 뒤치락거리다가 4시 30분쯤 일어나버렸다.

일어나자마자 하늘부터 쳐다보았는데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하나님, 오늘은 적절히 구름도 있고 해도 날 수 있게 해 주세요.

제가 여기를 또 올 수는 없어요! ㅠㅠ

일찍 일어나도 6시부터 아침 식사가 시작되니 할 일이 없어서 세수하고 옷을 다 입은 후 다시 누워 빈둥대다가 6시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침은 뷔페식으로 나온다.

 

이 정도면 훌륭하다.

여기에 빵만 있으면 완벽할 텐데.

아침을 먹고 난 후 도시락을 받아 들고 산행 채비를 하여 산장 밖으로 나갔다.

오늘 날씨가 어떨지 조바심이 나서 연신 하늘을 쳐다보는데 어쩜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제발 그래야 하는데.

 

간단히 준비 체조를 하고 어제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린도우이케를 지나고, 지고쿠다니(지옥계곡) 전망대를 지나서 치노이케(피의 연못)와 미쿠리가이케 사이 길로 갔다.

미쿠리가이케 주변에 남아있는 눈이 호수에 비친 모습은 물고기 같았다.

 

미쿠리가이케

                 치노이케/피의 연못 (치노이케 뒷쪽 건물이 라이초소)

미쿠리가이케 위쪽에는 미도리가이케가 있다.

 

                  미도리가이케

미도리가이케를 지나 길은 무로도 산장으로 연결된다.

5년 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폭설 속에서 여기까지 간신히 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갔었는데.


                 무로도 산장

무로도 산장과 다테야마 호텔 사이의 무로도다이라는 야생화 정원이었다.


                 무로도다이라와 다테야마 호텔

무로도 산장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조우도산이고 직진하면 이치노코시를 지나 오야마로 가게 된다.

오늘은 오야마로 가고, 내일은 조우도산으로 갈 것이다.

도야마현의 학생들은 오야마에 오르는 것이 필수 코스라고 하던데 오늘도 수많은 아이들이 줄을 지어 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초등학생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운동화에 우비를 입고 면 장갑을 끼고 있었다.

 

                  무로도 산장 앞 삼거리에 있는 석불

                 오야마로 향하는 일본 학생들

무로도 산장에서 이치노코시까지 가기 위해서는 빙하 구간을 몇 번 가로질러야 한다.

아예 산행을 목적으로 온 어른들은 등산화를 신고 스틱을 가지고 있어 괜찮은데 체험학습을 하러 온 아이들은 눈길에 운동화가 찍찍 미끄러져 걱정이 되었다.

 

나한테는 차라리 눈길이 낫다고 해야 할까?

전에 왔을 때는 폭설 때문에 눈이 수북이 쌓여 몰랐는데 이 길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돌멩이와 시멘트로 되어있는 길이다.

발바닥 무지 아프지요.

 

빙하 구간을 몇 번 건너고 나면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구름이 잔뜩 끼어있던 하늘은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200m 정도 헉헉대고 올라가면 조그만 신사가 나온다.

 

다시 100m 정도 올라가면 설벽을 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300m를 더 올라가면 이치노코시(一ノ越)에 도착한다.

이치노코시에는 매점이 있는 산장과 화장실이 있다.


                 이치노코시(一ノ越, 2,700m)

산장에서는 컵라면과 간식거리, 음료수 등을 팔고 있었다.

일본의 산장들은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라 화장실 사용료(100엔)를 내야 한단다.

우리나라도 대피소를 개인이 운영하도록 하면 라이초소처럼 좋아질까?

이치노코시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조우도산이고, 왼쪽으로 700m 정도만 올라가면 오야마이다.

이치노코시에서 오야마 올라가는 길이 엄청 가파르고 험하다는 글들을 많이 보아서 걱정을 했는데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절벽을 오르듯 네 발로 기어올라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황철봉이나 귀때기청봉을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이면 아무 문제없다.

 

(오야마 올라가는 길)

올라가는 중간에 내려다본 이치노코시

하지만 고산이라 그런지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차고 가슴이 뻐근하였다.

근육의 피로도 빨리 오는 것 같았다.

게다가 간간히 바람을 타고 몰려오는 유황 냄새 때문에 머리까지 아픈 것 같았다.

이 유황 냄새는 오늘 산행하는 내내 따라다녔다.

그 이유는 라이초다이라를 중심으로 환종주를 하게 되는데 바람이 아래에서 위로 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힘이 들지만 어쨌거나 다행인 것은 체험학습을 하러 온 일본 아이들 때문에 빨리 올라가려도 해도 갈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고산만 아니라면 이 정도는 금방 올라갈 텐데 말이다. ㅋㅋ

올라가는 급경사 너덜길 옆에는 개별꽃과 멧용담이 여기저기 피어 있었다.

 

개별꽃

멧용담

오늘은 하산 후 라이초소에서 잘 거니까 급할 게 하나도 없다.

천천히 오야마로 올랐다.

오야마에는 삼각점과 방위 표시기, 휴게소가 있었다.

 

                 오야마 휴게소

사실 오야마 정상은 이곳이 아니라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는 신사가 있어 정상에 오르려면 500엔을 주고 표를 사야 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올라가 봐야지.

 

                 오먀마 정상에 있는 신사 입구

다테야마는 후지산, 하쿠산과 함께 일본 3대 영산에 속하는데 이 이유는 오야마 정상에 있는 신사 때문이다.

그래서 오야마의 높이가 3,003m이고 오난지야마의 높이는 3.015m인데 오야마를 다테야마의 주봉으로 삼고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신사에 이르니 제의(?) 중이었다.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는데 안내원인 것 같은 사람이 오더니 내려오라고 하였다.

내려가서 기다리다가 앞의 팀이 다 끝난 다음 올려 보내 주었다.
뒤따라 초등학생들이 올라와 자리를 잡고 앉자 또 제의를 시작하였다.

제의가 끝난 다음에는 남쪽을 바라보고 만세 삼창을 하게 하였다.

"만자이, 만자이, 만자이"

만세 삼창도 일본식인가?

 

                 오야마(雄山, 3,003m) 정상의 신사

                 오야마 정상에 오른 자랑스러운 misscat *^^*

                 정상에서 바라본 오야마 휴게소

제의가 끝난 후 신사를 내려가니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구름이 많이 걷혀 파란 하늘이 보였다.

 

인원 파악을 하고 신사 입구에서 왼쪽으로 정상을 우회하여 오난지야마로 향하였다.

능선을 따라가는 길에 북알프스 연봉과 뾰족한 야리가다케가 보인다는데 연봉 대신 멋진 운해가 보였다.

 

                 (가야 할 길.  구름 사이 뾰쪽한 산이 야리가다케인가?)

라이초다이라 방향

오야마에서부터 후지노리다테까지는 능선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 않다.

하지만 너덜길이라 방심해선 안 된다.

잘못하면 수천 미터 아래로 구른다고 하는 글들도 있었지만 좁아도 등로가 분명해서 등로만 따라간다면 구를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

구름은 덮였다 흩어졌다 수시로 변덕을 부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땡볕에 고생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오난지야마로 가는 길에 뒤돌아본 오야마 정상의 신사

오난지야마와 후지노리다테

라이초다이라 방향

오야마에서 700m 정도 가면 오난지야마(大汝山)에 도착한다.

아침을 6시에 먹었더니 아직 11시도 안되었지만 배가 고팠다.

하지만 대장님께서는 조금 더 가서 먹자고 하셨다. ㅠㅠ

초콜릿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인증 사진을 찍은 후 내려갔다.

 

오난지야마(大汝山, 3,015m) 정상

이곳에서 날이 좋으면 야리가다케와 츠루기다케, 구로베 댐, 멀리 후지산까지 보인다는데 오늘은 구름 때문에 조망을 포기해야 했다.

간혹 구름이 몰려갈 때는 구로베 댐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곤 하였다.

다른 건 몰라도 츠루기다케는 꼭 보고 싶은데.

오난지야마 정상 아래에도 휴게소와 화장실이 있다.

 

오난지야마 휴게소

오난지야마 휴게소에서 400m 정도 간 다음 후지노리다테 아래에서 라이초소에서 싸준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삼각김밥과 해초 삼각밥, 소시지 고로케, 어묵 튀김, 연어 구이와 짠지 몇 종류가 들어있었다.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배가 고파서 뭐라도 먹을 것 같았다.

게 눈 감추듯 도시락을 비웠다.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데 대장님께서 눈앞에 있는 후지노리다테(富士ノ折立)는 안 간다고 하신다.

허걱!

50m만 올라가면 후지노리다테인데.

그냥 지나갈 misscat이 아니지만 고산인지라. ㅠㅠ

평지나 내리막을 걸을 때는 괜찮은데 오르막은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쁘고 가슴이 뻐근해져서 고산 증세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다들 간다면 모르지만 나 혼자 갔다가 오려면 빨리 갔다 와야 할 텐데 도저히 그럴 자신이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였다.

 

후지노리다테(富士ノ折立, 2,999m)

저기를 올라가야 다테야마 봉우리 세 개를 다 올라가 보는 것인데.

아쉬움에 자꾸 뒤를 돌아다보며 급경사 너덜길을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는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츠루기다케(剣岳, 2,999m)가 저 멀리 보였다.

 

가야 할 능선 (오른쪽 멀리 보이는 것이 츠루기다케이다.)

일본 등산인들의 성지라는 츠루기다케는 설악산 용아장성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바로 저곳 때문에 야리가다케 ~ 호다쿠다케 북알프스 산행을 포기한 건데 여기서 이렇게 보면 되지, 뭐.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 왼쪽으로는 산행을 시작한 라이초소와 라이초사와 캠핑장, 미쿠리가이케, 다테야마 호텔, 무로도 산장이 모두 내려다보였다.

 

사실 다테야마 연봉 종주는 한 바퀴 빙 돌아 원점 회귀하는 것이기 때문에 왼쪽으로 계속해서 라이초다이라를 보며 산행을 하게 된다.

가파른 너덜길을 내려가면 한동안 평지와 다름없는 길이 이어진다.

이래야 알프스지. ㅎㅎ

사면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두껍게 쌓여있는 가운데 멧용담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가야 할 능선

멧용담

계속 이런 길만 있으면 좋으련만 어김없이 오르막이 나타난다.

 

오르막만 나왔다 하면 폐차 직전의 고물차처럼 덜덜거린다.

여기서도 난 후미다.

뒤에서 따라오던 후미 대장은 그런 내가 못내 걱정되는지 쉬었다 가시라, 등산화 끈을 다시 묶어라, 배낭을 대신 메주겠다며 연신 챙겨준다.

걱정 마세요.

이래봬도 내가 대간을 완주한 여자예요. ㅎ

빨리는 못 가도 끝까지 갑니다. 

봉우리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갔다가 라이초사와 갈림길을 지나 또 올라가면 마사고다케((眞砂岳)가 나온다.

 

벳산으로 가는 능선

라이초다이라 갈림길

마사고다케((眞砂岳, 2.861m) 정상

라이초다이라 방향

구로베 댐 건너편 시로우마 능선

벳산

마사고다케를 내려섰다가 다시 또 가파른 너덜길을 올라가야 벳산(別山)에 도착한다.

뒤에서 졸졸 따라오는 후미 대장이 영 신경에 거슬린다.

나 길 잃을 염려 없으니까 걱정 마시고 제발 먼저 가세요.

전 천천히 올라갈게요.

간신히 후미 대장을 먼저 올려 보내고 나서 마음 편히 올라갔다.

여기가 그다지 험하지 않아서 그런지 70대 노인들도 많이 산행을 하신다.

딱 내 수준이다. ㅋㅋ

 

드디어 작은 신사가 있는 벳산에 도착하였다.

벳산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였다.

벳산 정상에서는 츠루기다케가 너무나 가깝게 보였다.

저기 가 봐도 될 걸 그랬나?

내가 너무 겁을 먹은 건가?

다음번에 한 번 도전해볼까?

아니, 이 아줌마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명대로 살고 싶으면 정신 차리라우!

 

                  벳산(別山, 2,874m) 정상

                 츠루기다케(剣岳)

내 생전에 저기 가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이렇게 여기 와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라이초소로 가려면 벳산에서 왼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길에서는 오른쪽으로 츠루기사와고야(剱沢小屋) 캠핑장이 내려다보였다.

 

츠루기다케와 그 아래 츠루기사와고야 캠핑장

이제부터는 대부분이 내리막이다.

벳산에서 700m 정도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츠루기다케가 정면으로 보이는 츠루기고젠고야(劍御前小舍, 2,760m)에 도착한다.

 

츠루기고젠고야에서 바라본 츠루기다케

츠루기고젠고야에서 바라본 벳산

츠루기고젠고야에 있는 이정표

츠루기고젠고야 산장

츠루기고젠고야에는 작은 산장과 화장실이 있다.

이곳에서 선두 대장님의 노래를 들으며 쉬다가 라이초다이라로 내려갔다.

츠루기고젠고야에서 라이초다이라(雷鳥平, 2,274m)까지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 너덜 내리막이다.

 

조심조심 내려가는데 해가 나서 너무 덥다.

라이초다이라에서 올라오는 어느 일본인을 보니까 멋진 우산을 쓰고 있었다.

 

와! 저거 멋진 걸.

비올 때나 햇빛이 강할 때 정말 좋겠다.

나도 저거 하나 샀으면 좋겠는데.

1km 정도 내려가다 위를 올려다보니 츠루기고젠고야가 까마득히 멀리 있었다.

아래로는 빙하가 녹아 흘러가는 라이초다이라가 내려다보였다.

또한 왼쪽으로는 지나온 능선이 보였다.

 

츠루기고젠고야

(저 아래 라이초다이라가 내려다보인다.)

(지나온 능선)

앞으로 급경사 너덜 내리막을 1km 정도 더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길 양쪽으로는 야생화가 만발하였다.

 

너덜 내리막이 끝나자 빙하 구간이 나타났다.

빙하를 스키 타듯 미끄러지며 내려갔다.

 

라이초다이라에는 빙하 녹은 물이 콸콸 흘러가고 있었다.

한국인들은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

다들 등산화를 벗고 물속에 들어갔다.

눈 녹은 물이라 엄청 차가웠다.

 

(고생한 내 발을 위한 서비스)

내를 건너면 라이초사와 캠핑장이다.

알록달록 예쁜 텐트들이 늘어서 있었다.

 

라이초사와 캠핑장

라이초사와 캠핑장에서 오늘 걸은 길을 찍고 또 찍었다.

이치노코시로 올라가는 길에서부터 이치노코시, 오야마, 오난지야마, 후지노리다테, 마사코다케, 벳산, 츠루기고젠고야까지가 한눈에 다 보였다.

오늘 드디어 소원 푼 날이다!

 

이제 고생 끝!!

아니다. ㅠㅠ

라이초소까지 긴 돌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라이초사와에서 라이초소로 올라가는 돌계단)

롯지 다테야마 연봉을 지나고, 라이초사와휘테를 지나 고행하듯 라이초소로 올라갔다.

라이초소에서는 한쪽으론 지고쿠다니가 내려다보이고, 다른 쪽으론 라이초사와가 내려다보인다.

양 쪽의 모습이 너무 대조적이라 마치 천국과 지옥, 생명과 죽음을 보는 듯했다.

 

라이초소

라이초소에서 내려다본 지고쿠다니

라이초소에서 내려다본 라이초사와

방에 배낭을 던져둔 채 목욕탕으로 가서 유황 온천에 몸을 담갔다.

조아, 조아~~

목욕을 한 후 오늘 저녁 메뉴는 뭘까 기대를 하며 식당으로 갔다.

두 가지 종류의 회와 소고기, 가자미구이, 연어와 대구, 새우가 들어간 찜(?) 등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배불리 먹고 방에서 잠깐 눈을 붙인 후 별을 보러 밖으로 나갔다.

별이야 우리나라 산장에서도 볼 수 있지만 이곳은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더 가까이 보이는 것 같았다.

북두칠성이 너무 크고 분명하게 보여 마치 그림책을 보는 듯했다.

저 모습을 찍어야 하는데.

이럴 땐 내 똑딱이 사진기가 원망스럽다. ㅠㅠ

 

오늘은 땡볕에 고생할 정도로 너무 맑지도 않았고, 조망을 포기할 정도로 너무 흐리지도 않았다.

적절히 구름이 햇빛을 가려주었으며 시시때때로 파란 하늘이 나타나서 멋진 경치 또한 즐길 수 있었다.

내가 바라던 운해도 볼 수 있어 정말 산행하기 최고의 날씨였다.

한 가지 흠이라면 산행하는 내내 유황 냄새가 따라다닌다는 것 정도였다.

욕심을 내자면 야리가다케와 후지 산, 구로베 호수까지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행복한 산행이었다.

좋은 날씨와 완주할 수 있도록 건강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당신이 만드신 세상, 참으로 아름답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