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

2017.03.10 (서울, 남양주) 불암산(510m)

산행일시: 2017년 3월 10일 금요일 (맑음)
산행코스: 불암동 ~ 슬랩 ~ 천보사 입구 ~ 불암산 ~ 불암산성 ~ 전망대 ~ 토굴암 ~ 불암산 공원
산행거리: 6.2km
산행시간: 10:20 ~ 16:05
산행트랙:

불암산__20170310.gpx
0.10MB

등산지도:

 

지난 일요일 허리가 좀 아픈가 싶더니 자려고 누웠는데 왼쪽 가슴부터 등까지가 심각하게 아픈 것이었다.

너무 아파서 똑바로 누워있을 수도 없고, 옆으로 누우면 더 아프고.

그나마 앉아있거나 서있으면 덜 아파서 밤새 잠을 못 잤다.

어차피 잠을 못 자는 김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가능한 병이 대상포진, 급성신우염, 요로결석, 늑막염, 갈비뼈 골절 등이었다.

아침에 병원 문 열자마자 병원에 갔다.

무슨 큰 병인 줄 알고 엄청 걱정했는데 여러 군데 병원을 전전한 결과 담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헐, 뭔 담이 그렇게 아파?

어쨌거나 그래서 월요일에 하려던 산행을 취소한 후 참으로 오랜만에(?) 산행을 하게 되었다.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고로 가볍게 근교 산행을 하기로 하고 불암산을 찾았다.

6호선 전철을 타고 화랑대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82B번 버스(1155번을 타도 된다.)를 타고 불암동에서 내렸다.

정류장 길 건너에 불암사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된다.

정면에 불암산이 늠름하게 서있었다.

 

별내에서 바라본 불암산

와, 완전 조각 같은 몸매네.

오늘은 왼쪽 숲길로 올라가는 것이 원래의 계획이었다.

내가 계획한 오늘의 산행코스는 <불암사 ~ 석천암 ~ 거북바위 ~ 정상 ~ 불암산성 ~ 화랑대역>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발길 따라 산행>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위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슬랩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삼거리에 우측 불암사 쪽으로 가다 보면 요셉수도원이 나오고, 수도원을 지나 계속 직진한다.

왼쪽으로 코끼리바위(치마바위)와 그 아래 천보사가 보였다.

기가 막힌 명당자리이다.

 

                당겨 본 코끼리바위와 천보사

참고로 불암산에는 천보사가 두 개 있다.

하나는 남양주 별내에 있고, 또 하나는 능선 반대쪽 노원구에 있다.

계속 가다 보면 또 삼거리가 나온다.

불암동 정류장에서부터 1km 정도 온 지점이다.

왼쪽으로 가면 천보사이고, 직진하면 불암사이다

 

여기에서 일단 불암사까지 가려고 했는데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보였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올라가기가 싫어 등산로로 들어섰다.

이 단순한 선택이 엄청난 차이를 만들 줄은 미처 모르면서.

이 등산로는 곧이어 왼쪽에 긴 철벽을 만나게 된다.

<맛조아 24>라는 오리고기 음식점이 등산객들로부터 음식점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것 같다. 

 

이후 불암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되고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왼쪽에 불암사가 내려다보이는 조망터가 나온다.

 

계속 등로를 따라가면 오른쪽으로 전망대가 나온다.

바위를 기어 올라가느라 좀 수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올라가면 마당바위가 있는 훌륭한 전망대가 나온다.

이때까지만 해도 왼쪽에 보이는 슬랩들을 올라가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불암사

별내 방향

간식을 먹으며 조망을 즐기다가 조심스럽게 바위를 내려가 다시 등로를 따라갔다.

길이 좀 애매해진다.

지금까지는 넓고 뚜렷한 등로였는데...

일단 오른쪽 등로를 따라가 보았더니 애추 지역을 가로질러 가는데 거기서부터 등로가 안보였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 직진하는 등로를 따라가 보았다.

그랬더니 이런 슬랩 구간이 나왔다.

 

이상하다.

검색해볼 때는 슬랩 구간이 없던데.

석천암 갈림길이 나와야 하는데 여길 올라가야 나오나?

이게 사진으로는 별거 아닌 거 같은데 너무 가파르고 미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오른쪽으로 붙어서 간신히 기어 올라갔다.

올라가서 보니 저 아래 간식을 먹으며 쉬었던 전망대가 보였다.

 

이제는 석천암 갈림길이 나오고, 그다음에 석천암이 나오고, 그 다음에 데크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되겠지?

그런데 올라가다 보니 또 슬랩이 나오는 것이었다.

 

이 슬랩은 지나온 슬랩보다는 짧고 줄도 있지만 훨씬 더 가파른 데다 신축성이 있는 줄이라 잡고 올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혹시 우회로가 있을까 하고 오른쪽으로 올라가 보았다.

과연 우회로가 있긴 있었다.

그런데 거의 상장봉 올라가는 수준의 직벽이라 진짜 어떻게 올라갔는지 모를 정도로 황망한 가운데 올라갔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올라가면 또 밧줄이 있다.)

그제야 길을 잘못 든 것을 알았지만 내려갈 생각을 하니 엄두가 안 났다.

그래서 그냥 계속 올라가기로.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혹시 또 슬랩 구간이 나오면 어떻게든 우회하여 갈 생각이었다.

어디든 우회로는 있을 테니까.

그런데 우회로가 없는 곳도 있더라는. ㅠㅠ

올라가니 오른쪽, 왼쪽으로 갈 수 있는데 오른쪽으로 가니 완전 어이없는 슬랩 구간이 나왔다.

그래서 왼쪽으로 가보았다.

짜잔.

 

아무리 살펴봐도 우회로는 없고.

다시 내려갈 수도 없으니 여길 올라가긴 가야 하는데 오른쪽 슬랩 구간보다는 이쪽이 밧줄이 있으니까 그나마 나을 것 같았다.

그런데 밧줄이 왜 이렇게 짧은 거야.

저기까지는 어떻게 올라가라고. ㅠㅠ

한참을 낑낑거린 끝에 간신히 밧줄을 붙잡고 올라갈 수 있었다.

살 떨리게 무섭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기념 촬영은 해야지.

 

기진맥진하여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추워서 못 견딜 때까지 쉬었다.

오늘 날씨가 정말 좋은데 산 위에서는 바람이 부니까 오래 앉아있으려니 슬슬 추워졌다.

다시 배낭을 챙겨 올라가니 왼쪽으로 기묘한 바위도 보이고 아래로는 석천암이 보였다.

 

                   (구멍이 뽕뽕 뚫린 게 치즈바위 같다.)

                  석천암

문바위를 지나면 처음으로 이정표가 나온다.

 

불암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위험 지역 안내판이 있는 바위 밑을 지나 계속 가면 또다시 불암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정상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데크 계단이 나온다.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저 위에 태극기가 있는 곳이 정상이다.

계단 중간에 갈림길이 있는 곳에서 바라보니 조망이 끝내준다.

북한산에서 도봉산에 이르니 산줄기가 정면으로 보였다.

 

                당겨 본 북한산

                당겨 본 도봉산

조금 더 올라가니 평상이 있었다.

여름에 여기 올라오면 정말 시원하겠다.

 

그리고 바로 그 위로 생쥐바위가 있다.

사실 쥐바위는 이게 아닌데 이것이 더 쥐처럼 보이지 않는가?

 

                  생쥐바위(?)

계단을 조금 더 올라가서 계단 난간이 끊어진 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생쥐바위 앞까지 갈 수 있다.

 

                 (이 바위를 지나서)

                생쥐바위(?)

아래에서 보는 게 더 쥐처럼 보이는 것 같다.

다시 계단으로 돌아가 계속 올라가면 최불암이 쓴 글이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가야 할 능선을 배경으로)

그리고 태극기가 휘날리는 불암산 정상이 코앞에 있다.

 

                 불암산 정상

태극기가 있는 곳까지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짧은 코스지만 그동안 슬랩을 올라가느라 이미 기운이 쇠진한지라 너무 힘들었다.

올라갔다 내려와서는 잠시 기절한 채 바위에 기대어 있었다.

정상석 왼쪽으로는 두꺼비바위가 있다.

 

                두꺼비바위

다람쥐 광장과 그 뒤로 수락산을 조망한 후 다시 데크 계단을 내려갔다.

 

                 수락산

아까 계단을 올라오다가 갈림길이 있었는데 갈림길에서 이제 오른쪽으로 간다.

안전장치는 되어있지만 바위라 비나 눈이 오면 위험할 것 같다.

 

석천암 갈림길을 지나 깔딱고개 쪽으로.

 

깔딱고개에서 불암산성 쪽으로.

 

이후 헬리포트까지 가는 길은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다.

 

헬리포트에 도착하여 마지막 간식을 먹으며 쉬었는데 이곳에서 또 길을 잘못 들었다.

화랑대역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11시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1시 방향으로 가고 말았다.

헬기장 아래에는 불암산성의 흔적이 보였다.

 

중계 2단지 갈림길에서 중계 2단지 쪽으로.

 

그러고 나서 등로가 애매해진다.

이쪽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지 길이 보였다 안보였다 한다.

갈림길처럼 보이는 곳에서 왼쪽으로 올라가 보니 멋진 전망대가 있었다.

 

                불암산 정상 모습

전망대를 지나 어찌어찌 내려가다 보니 토굴암이라는 것이 나왔다.

 

                토굴암 고개길

그 아래에는 기도처인 듯 한 칠성단이 있었고, 더 내려가니 토굴암이 있었다.

 

                   칠성단

                토굴암

조금 더 내려가면 둘레길과 만난다.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 두리번거리다 산책하는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어떤 분은 왼쪽으로 가라고 하고, 어떤 분은 오른쪽으로 가라고 하고, 어떤 분은 길도 없는데 바로 내려가라고 한다.

망설이다 오른쪽으로 갔다.

둘레둘레 걸어가면 남근 같지 않은 남근석이 나오고 아스팔트길과 만나게 된다.

 

                 남근석

다시 왼쪽으로 아스팔트길을 따라 내려가면 정암샘 약수터가 나오고 그 아래 불암산 공원 표지석이 있었다.

 

조금 더 내려가서 왼쪽으로 가면 상계역이다.

역 앞 음식점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전철을 타고 집에 돌아갔다.

오늘은 완전히 계획과 어긋난 산행을 했지만 덕분에 스릴 만점의 슬랩들을 오를 수 있었다.

물론 그 유명한 불암산 영신 슬랩은 아니었지만 내겐 영신 슬랩 이상이었다.

거기 또 가볼 수 있을라나?

불암산__20170310.gpx
0.1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