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7년 2월 11일 토요일 (흐린 후 맑아짐)
장소: 양숴/양삭(陽朔 Yangshuo)
아침 일찍 일어나 이강유람을 하러 선착장으로 갔다.
구이린에서 양숴까지 83km를 리쟝/이강을 따라 배를 타고 가면서 좌우에 늘어선 봉우리들을 구경하는 이강유람은 사실상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이다.
3층짜리 배를 타고 강으로 들어서니 벌써 좌우의 봉우리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1시간 정도 강을 따라 내려가면 봉우리 모양이 관(crown) 같아서 관얜/관암(冠岩 Guanyan)이라고 하는 동굴에 도착한다.
종유동굴인 관얜의 길이는 12㎞이며 이강에 근접한 3㎞가 개발되어 있다고 한다.
관얜/관암(冠岩 Guanyan)
계단을 한참 올라가서 동굴 입구에 도착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동굴 안에는 술 공장도 있었다.
조금 더 들어가서는 모노레일을 타고 간다.
그다음, 모노레일을 내려 배로 갈아탄다.
동굴은 크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런 동굴들은 많으니까.
동굴을 나와 다시 배를 타고 리쟝을 따라 내려갔다.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포근하고 바람도 많이 안 부는 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맑아져서 갑판에 나가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보는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 달리 보이는 풍경이 정말로 절경이었다.
배에서 점심으로 중국식 도시락이 나왔는데 난 열어보지도 않고 여행사에서 준 컵라면을 먹었다.
양숴에서 하선 후 서가 재래시장을 지나 양숴 호텔로 갔다.
호텔 앞에서 버스를 타고 인지얜이라는 동굴로 가는 도중에 월량산(月亮山)을 지나게 되었다.
산봉우리 한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는 월량산은 보는 각도에 따라 그 구멍 모습이 달라져 초승달에서 반달까지 다양하게 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석병산에도 이와 비슷한 일월문이 있는데...
차창으로 구경하며 지나가는 바람에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월량산(月亮山)(퍼온 사진)
종유석 동굴인 인지얜/은자암(银子岩 Silver Cave)은 2km 구간이 개발되어 있는데 각기 다른 지질 년대에 발육, 생장한 다양한 유형의 종유석이 수십 개 있다고 한다. (www.yinziyan.com)
동굴의 크기는 앞서 본 관얜보다 작지만 훨씬 화려하고 멋있었다.
우리나라 환선굴하고 비슷하다고 할까?
인지얜/은자암(银子岩 Silver Cave)
동굴 구경을 마친 후 양숴 호텔로 돌아가 저녁 식사를 하였다.
다른 나라에서 먹는 중국 음식은 맛있는데 왜 중국에서 먹는 중국 음식은 맛이 없는지 모르겠다. ㅠㅠ
저녁 식사를 한 후 이번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인상유삼저(印象刘三姐 Impression Liu Sanjie) 공연을 보러 갔다.(www.yxlsj.com)(www.yxlsj.com)
인상유삼저는 리쟝/이강과 봉우리들을 무대로 한 수상가무쇼로 <인상적인 유 씨 집안의 셋째 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공연 내용은 유 씨네 셋째 딸이 지주들의 유혹을 이겨내고 사랑하는 목동과 결혼한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인상 시리즈는 중국의 유명한 장예모 감독이 중국 정부와 함께 그 지역의 자연을 무대 삼아 만든 다섯 개의 쇼이다.
인상유삼저는 그중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고, 또 가장 유명하다.
출연 인원이 600명이 넘는데 이강예술학교 학생들과 강변 5개 마을 어민들로 구성된다.
마을 주민들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연을 해서 엄청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티켓 가격이 꽤 되는데 매일 저녁 2번의 공연에 5,000석이 다 찬다고 하니 엄청난 관광 수입원이겠다.
너무 기대를 하고 봐서 그랬는지 다들 훌륭하다고 하는데 난 별로였다.
마을 주민들이 출연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완성도가 한참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 지형을 이용하여 지역 설화를 바탕으로 이런 공연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상"적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공연 중간에 보름달이 떠올랐는데 하도 가짜가 많은 나라이다 보니 사람들이 그 달도 가짜인 줄 알았다는 것. ㅋㅋㅋ
우리는 1부 공연을 보았기 때문에 끝나고 나면 2부 공연을 보러 들어오는 사람들과 뒤엉켜 아수라장이 된다는 말에 공연이 채 끝나기 전에 서둘러 나왔다.
1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구이린으로 돌아가서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