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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2017.02.09 ~ 13 China: Guilin / Yangshuo (1)

날짜: 2017년 2월 10일 금요일 (흐림)
장소: 구이린/계림(桂林, Guilin)

 

전날 저녁 8시 30분에 출발하기로 한 아시아나 항공기(OZ325)가 늦게 떠나는 바람에 밤 12시 30분이나 되어 구이린에 도착하였다.

(인천에서 구이린까지는 4시간 정도 걸리고,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짐을 찾고 공항을 나와 구이린 샹그릴라 호텔(Shangri-La Hotel Guilin)에 도착하니 새벽 1시 30분이 넘었다.

방에 들어가 씻은 후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새벽 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호텔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5성급 호텔이라 크게 나무랄 것은 없었다.

 

Shangri-La Hotel Guilin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가니 정유년이라고 입구에 닭들이 서있었다.

Continental Breakfast와 중식으로 이루어진 뷔페식 식당은 하루 종일 하는 것 같았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한 번씩 맛만 보는 것도 힘들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빵과 디저트 종류들이 많아서 흐뭇하였다.

  

(너무 맛있는 녹차 무스 푸딩과 산딸기 무스 푸딩, 그리고 꽃 모양과 사과 모양의 호빵)

배불리 아침을 먹고 관광을 하러 나섰다.

먼저 구이린에서 약 10㎞ 떨어진 야오샨으로 갔다.

계림에서 제일 높은 산인 야오샨/요산(堯山 Yaoshan, 909m)은 구이린 지역 대부분의 산들이 돌산인데 비하여 구이린 유일의 흙산이다.

주나라에서 당나라에 이르기까지 요 임금을 섬기는 사당이 세워져 있어 요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리프트를 타고 20분 정도 올라가는데 날이 흐리고 올라갈수록 바람이 불어 추워 죽는 줄 알았다.

발아래를 내려다보니 등산로가 보였다.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그냥 직선 코스로 치고 올라가 무척 가팔랐다.

그렇더라도 나 혼자 왔으면 걸어 올라갈 텐데.

어쩔 수 없는 등산 본능이여... ㅎ

 

산꼭대기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니 구이린 시 일대가 다 내려다보였다.

구이린 시가 속한 광시 성은 카르스트 지형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구이린 시에만 36,000개의 봉우리가 있고 광시성 전체에는 10만 개가 넘는 봉우리가 있다고 한다.

하롱베이와 유사하지만 훨씬 더 크고 봉우리 개수가 많았다.

날씨가 맑았으면 좋았겠지만 비가 안 오는 게 다행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정상 주위에는 띠별 불상과 동물 조각, 부조 등이 있었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은 어딜 가나 붉은색 끈과 종이꽃들을 주렁주렁 매달아놓아 흡사 무당집 같았다.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니 출구로 가는 길목에 공룡 화석 모형과 다양한 수석들, 돌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음식 아님.  전부 돌임)

야오샨을 떠나 다시 구이린 시로 돌아가서 <아리랑>이라는 한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무제한 삼겹살 음식점이라는데 난 고기를, 특히 돼지고기를 잘 먹지 않지만 이 집 삼겹살은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아 조금 먹을 수 있었다.

비계가 엄청 많지만 구우니까 마치 베이컨 같았다.

 

점심을 먹은 후 룽후라는 호수로 갔다.

구이린에는 여러 개의 호수들이 있는데 그중 시내 중심에는 룽후(榕湖, Ronghu), 구이후(桂湖, Guihu), 무룽후[, Muronghu), 샨후(衫湖, Shanhu)라는 네 개의 인공 호수가 있다.

이 네 개의 호수와 리쟝(江, Lijiang), 타오화쟝(江, Taohuajiang)이라는 두 개의 강을 통틀어 양강사호(湖)라고 한다

사호 주변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계림>이라는 이름답게 계수나무가 많이 있었다.

계수나무뿐만 아니라 용수나무도 많이 있었는데 용수나무라 하면 뭔지 잘 모르겠지만 반얀 트리라고 하면 알 것이다.

반얀 트리(Banyan Tree)는 리조트 이름이 아니라 아시아 열대 지역에서 주로 자라는 나무로 가지에서 기근이 내려 지주근이 되는 식으로 뻗어나가는 독특한 나무이다.

 

1,000년이 넘은 대용수나무

공원을 나와 소요루로 가서 누각 3층으로 올라가 구경을 하였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동서항(東西港)으로 갔다.

동서항은 명, 청나라 시대의 성벽을 복원하여 만든 현대적인 스타일의 쇼핑, 문화거리이다. 

 

어느 디저트 가게에서 크림치즈 타르트를 사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세 번이나 들락거리며 사 먹고는 지죠(訾洲 Zizhou) 공원으로 갔다.

 

입구에서 전동차를 타고 공원을 가로질러 리쟝(江, Lijiang) 변으로 갔다.

강 건너 샹비샨/상비 산(象鼻山 Xiangbishan)이 그림처럼 보였다.

구이린의 그림엽서에 빠짐없이 소개되는 샹비샨은 코끼리가 강물을 마시고 있는 듯 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죠 공원을 나와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전신 마사지를 받았는데 중국에서는 옷을 입고 마사지를 한다.

그러니까 마사지라기보다는 지압이라고 할 수 있다.

압이 세지 않았는데도 아프던 허리가 감쪽같이 나았다.

마사지를 받고는 <호츠보>라는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입구에는 한글로 "해물뷔페레스토랑"이라고 쓰여 있었다.

난 여행 나와서는 웬만한 음식은 다 먹는데 중국 음식은 너무 기름기가 많고 특유의 향이 있어 먹기가 힘들다.

그래도 이 음식점에서는 스테이크와 초밥이 있어 다행이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낮에 갔던 룽후로 다시 가서 유람선을 타고 1시간 정도 호수 주변의 야경을 구경하였다. 

형형색색의 불빛 때문에 오히려 정신이 없었다.

그냥 한 가지 색으로 충분했을 거 같은데.

 

호수에서는 가마우지 낚시를 시연하고 있었다.

가마우지 목에 줄을 매어놓고 물고기를 잡게 한 다음 토해내게 만드는 것이다.

목을 줄로 묶어놓아 가마우지가 큰 물고기는 삼킬 수가 없었다.

그러면 가마우지 목을 붙잡아 눌러서 물고기를 토해내게 만든 다음 왜 그런지 가마우지를 거꾸로 들고 흔들었다.

가마우지를 쉴 새 없이 강물에 던져 넣어 물고기를 잡게 했는데 신기하기는 했지만 동물 학대로 보여서 별로 마음이 안 좋았다.

 

배 안에서는 중국 전통 악기로 연주를 해주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지 나중에는 한국 민요를 연주하다가 급기야 흘러간 옛 노래까지 연주를 하였다.

신이 난 몇몇 나이 드신 한국 관광객들이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배에서 내려 호텔로 돌아가니 9시 30분이었다.

그다지 추운 날씨는 아닌데 아침에 야오샨에 올라가느라 떨었던 데다 어딜 가나 난방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하루 종일 추웠다.

한국에서 입던 그대로 오리털 패딩을 입고 돌아다녔는데도 추워서 고생을 하였더니 병이 날 것 같았다.

다행히 호텔은 5성급 호텔이라 히터의 더운 바람이 빵빵 나왔다.

온도를 30도까지 올려놓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