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11월 19일 토요일 (흐림)
산행코스: 천주사 ~ 대슬랩 ~ 천주산 ~ 서낭당재 ~ 연화봉(공덕산) ~ 대승재 ~ 대승봉 ~ 쌍연봉 ~ 묘봉 ~ 윤필암 ~ 대승사 ~ 주차장
산행거리: 8.00km
산행시간: 10:40 ~16:40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늘은 문경에 있는 천주산, 공덕산 산행을 나섰다.
지난 1월 저수령에서 황장재까지 대간 산행을 할 때 왼편으로 계속 보이던 산들이다.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붕어 모양의 천주산을 보고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간다.
(대간 능선에서 바라본 천주산과 공덕산)
오늘 아침에 비가 그치고 갠다고 했는데 들머리에 도착하자 비는 오지 않지만 여전히 꾸릿꾸릿한 날씨였다.
올라가는 동안 제발 맑아졌으면...
천주사로 올라가는 길은 좁고 가팔랐다.
대개는 저 아래 천주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이 산악회 대장님은 회원들 편하게 해 주시려고 천주사까지 올라가자고 하셨나 보다.
그런데 웬 걸.
올라가는 도중에 버스 시동이 꺼지고 말았다.
다시 시동을 켜고 올라가려고 하면 자꾸 버스가 뒤로 밀리는 바람에 천주사를 250m 정도 앞둔 지점에서 내려 가파른 아스팔트 길을 걸어 올라갔다.
천주사 올라가는 길 가에는 개나리가 피어있었다.
이번 달 철쭉도 보고 개나리도 보았네.
이게 가을이야, 봄이야?
천주산 등산로는 천주사 안에서 시작된다.
천주사에서 천주산 정상까지 1km 정도를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천주사
대웅전을 지나 왼쪽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천주사 마애불이 나온다.
천주사 마애불
마애불을 지나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면 밧줄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후 돌탑을 지나면 드디어 대슬랩이 나온다.
릿지 하는 사람들이야 바로 치고 올라가겠지만 나 같은 벌벌이들은 왼쪽으로 쭉 가서 밧줄을 잡고 오른다.
슬랩을 갈 지(之) 자로 오르는데 길이가 길어서 밧줄이 몇 개 연결되어 있었다.
왼쪽 사선으로 오르고,
또 오르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른다.
아이고, 팔 아파라.
이후 암릉 능선을 따라가면 칼바위능선이 나온다.
조망이 끝내줄 것 같은데 물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ㅠㅠ
구름으로 가득한 천주산 정상에서 아쉬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천주봉(천주산) 정상
천주산 정상 옆에는 산불감시초소와 데크가 있었다.
혹시나 밥 먹는 동안 구름이 걷힐까 싶어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바람이 빠르게 구름을 날려 보낸 덕분에 밥을 먹고 나니 한층 개었다.
오, 좋아, 좋아.
천주산은 두 개의 봉우리를 가지고 있는데 멀리서 보면 붕어가 입을 벌린 것 같아 붕어산이라고도 한단다.
이제 저기 붕어 아래턱으로 가볼 참이다.
밧줄을 잡고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는데 오른쪽으로 대간 마루금이 보일 듯 말 듯 애를 태운다.
저쪽에 황장산이며 대미산이며 다 보일 텐데.
붕어 아래턱에 도착하니 구름 속에 잠겨있던 붕어 위턱인 천주봉이 환상적인 자태로 서있었다.
와우, 판타스틱해요~~
오늘 산행 이걸로 끝나도 좋다.
이곳에 더 있고 싶지만 공덕산 암릉도 멋있다니까 가봐야겠지?
또다시 밧줄을 잡고 내려가고,
또 내려간다.
조령산이나 희양산, 황정산 밧줄 구간에 비해서 절대 손색이 없다.
그렇게 가파르게 내려가면 서낭당재에 도착한다.
서낭당재에는 이정표가 없다.
이제는 완전 육산으로 돌변한다.
그렇다고 좋아할 건 하나도 없다.
천주봉에서 공덕산 삼거리까지는 1.8km인데 800m를 가파르게 곤두박질쳤다가 1km를 가파르게 솟구친다고 보면 된다.
천주산에서는 물러갔던 구름이 공덕산에서는 아직도 머물고 있었다.
조금 더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공덕산 정상은 이곳에서 편안한 숲길을 따라 왼쪽으로 100m 가야 한다.
연화봉(공덕산) 정상
공덕산 정상에서 직진하면 바로 대승사로 내려갈 수가 있다.
공덕산 암릉을 타기 위해선 다시 공덕산 삼거리로 되돌아가 대승재로 가야 한다.
계단을 내려간 다음 650m 더 가면 옛고개라고도 하는 대승재에 도착한다.
대승재(옛고개)
여기서 500m 정도 가볍게 오르면 대승봉이고, 이후 150m 더 가면 쌍연봉이다.
쌍연봉에서는 사불암으로 내려갈 수가 있다.
쌍연봉을 지나면 다시 암릉이 시작된다.
묘봉에 도착하니 또다시 구름 속에 파묻혀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묘봉 정상
천주산에서처럼 기다리면 혹시나 개일까 싶어 간식을 먹으며 기다렸지만 지나가는 구름 사이로 저 아래 윤필암이 슬쩍 나타났다 숨었다 할 뿐이었다.
(묘봉에서 내려다본 윤필암)
포기하고 10여분 쯤 가다 보니 조금은 개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곤 또다시 밧줄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공덕산 암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보다.
묘봉을 지나면 바로 부부바위가 있는 것 같던데 도대체 어디 있나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밧줄 구간을 지나 다시 숲길로 들어서 한동안 내려가면 다시 암릉이 시작된다.
그리고 부부바위가 나타난다.
부부바위 올라가기가 쉽지 않은데 극성스럽게 올라가 보았다. ㅋㅋ
부부바위
부부바위를 지나면 안장바위가 나온다.
안장바위(오른쪽 뒤에 보이는 것이 묘봉)
안장바위를 통과하면 또 한 번 난코스가 등장한다.
수직 바위벽을 올라가서는,
또 수직 바위벽을 내려가야 한다.
이게 끝이냐 하면 아니다.
오늘 산행 거리가 9km 정도밖에 안되는데 6시간 넘게 시간을 줘서 왜 그런가 했더니 이유가 있었네.
정말 흥미진진한 산이다.
암릉을 타다 보니 구름이 조금씩 걷히면서 조망도 살아나기 시작하였다.
(왼쪽 능선 중턱에 보이는 사불암)
곧이어 묘적암에 도착하였다.
묘적암은 비구니 암자라고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에 별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지만 빨리 지나쳤다.
묘적암을 지나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가을 내음이 물씬 나는 임도를 만나게 된다.
오른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왼쪽에 있는 돌계단을 올라가면 대흥사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대흥사 마애여래좌상
다시 계단을 내려가 임도 길을 따라가다가 왼쪽 숲길로 올라가면 묘봉에서 내려다보았던 윤필암이 나온다.
윤필암
그리고 윤필암에서 대승사 방향으로 400m 가면 사불암 갈림길이 나온다.
사불암의 정확한 이름은 대승사 사면석불이다.
이정표 뒤편 계단으로 400m 올라가면 나온다는데 보나 마나 가파르게 올라가야 할 것 같아서 그냥 통과.
사불암 갈림길 바로 옆에는 약수터가 있었다.
지붕과 뚜껑까지 있어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약수처럼 보였다.
약수터를 지나 600m 룰루랄라 걸어가면 대승사에 도착한다.
대승사
대승사 구경을 하고 주차장으로 가니 아직 20분이나 남았는데도 사람들이 모두 버스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하긴 8km 산행에 6시간 20분을 줬으니 산행 시간은 정말 널널했다.
개인 산행을 하듯 구경할 것 다 하고 충분히 쉬어가며 여유 있게 산행할 수 있었다.
또 대장님께서 얼마나 깔지를 열심히 깔아주셨는지 알바를 하려야 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알바를 한 사람이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산행 시간도 많이 주고, 깔지도 잘 깔아주고, 게다가 올 때, 갈 때 휴게소에서 밥 먹으라고 30분씩이나 시간을 주고, 이 산악회 여러 가지로 마음에 든다.
평일 산행만 있으면 완벽한데. ㅠㅠ
앞으로 토요일에 산행할 때는 이 산악회를 이용해야겠다.
날이 흐려서 조망이 좀 아쉬웠지만 슬랩과 암릉이 멋진 천주산과 공덕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