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11월 10일 목요일 (흐림)
산행코스: 굴봉산역 ~ 남산초교 서천분교 ~ 굴봉(정상) ~ 쌍굴 ~ 308봉 ~ 도치교 ~ 굴봉산역
산행거리: 7.8km
산행시간: 10:30 ~ 14:55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늘은 경춘선 열차를 타고 굴봉산으로 갔다.
굴봉산 역에서 내려 왼쪽으로 600m 정도 가면 남산초교 서천분교가 나온다.
그리고 하천 건너편에 굴봉산 등산로가 있다.
(남산초교 서천분교 앞 이정표)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500m가량 가파르게 올라가면 능선에 이른다.
저 아래에 노란 지붕의 굴봉산 역이 조그맣게 보였다.
능선에 이르면 편하게 갈 줄 알았는데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내려갔다가 다시 가파르게 올라갔다.
올라가면 길이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갑자기 암릉이 나타난다.
여기 올라가면 정상일 줄 알았는데 아니다.
조금 더 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굴봉에 도착한다.
굴봉(굴봉산) 정상
정상에서의 조망은 좋은데 날씨가 흐려 아쉬웠다.
정상에서 검봉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이정표가 나온다.
육개봉 지나 문배마을에서 내려가려고 하는데 이정표에는 굴봉산 역 방향밖에 없어서 일단은 굴봉산역 쪽으로 내려갔다.
가파른 밧줄 구간을 내려가면 이심이굴과 우물굴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심이굴은 이정표 바로 옆에 있고 우물굴을 조금 올라가야 한다.
이심이굴
우물굴
우물굴에는 신기하게도 정말 물이 있었다!
우물굴에서 더 이상은 길이 막혀 올라갈 수가 없는데 그 위가 정상인 것 같았다.
육산일 줄 알았는데 은근히 바위가 많네?
또다시 가파른 밧줄 구간을 내려가면 쌍굴이 나온다.
쌍굴
사진 오른쪽 입구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나올 수 있다.
굴 안에는 두 개의 방이 있는데 첫 번째 방에서 두 번째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너무 낮아서 거의 기다시피 가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 방에는 오른쪽으로 또 다른 굴 입구가 있고 왼쪽으로 두 개의 출구가 있었다.
첫 번째 방
(두 번째 방 오른쪽에 있는 또 다른 굴 입구)
(두 번째 방 왼쪽에 있는 두 개의 출구)
왼쪽 출구는 입구와 같은 방향에 있어서 밖에서 보이는데 오른쪽 출구는 밖에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오른쪽 출구로 나가보니 완전 절벽이었다.
(오른쪽 출구로 나간 모습)
이 산에 굴이 많아서 굴봉산인가 보다.
생각지도 않았던 좋은 구경을 하고 간다. ^^
검봉산 쪽으로 가려면 왼쪽으로 가야 하는데 등산로는 계속 내려가게 되어있었다.
그래서 조금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산허리를 가로질러 가보았다.
희미하게 길이 나있어 따라가다 보니 골프장이 나왔다.
엘레시안강촌 컨트리클럽이었다.
굴봉산과 엘레시안강촌 컨트리클럽
예전에는 굴봉산에서 골프장으로 내려간 후 골프장을 가로질러 능선을 타고 육개봉으로 갈 수 있었다는데 지금은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설치해놓아 골프장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명목상으론 멧돼지 때문에 그런다지만 사실은 등산객들 때문에 그러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할 수없이 길도 없는 가파른 내리막을 벌벌 떨며 미끄러져 계곡까지 내려간 다음 다시 길도 없는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했다.
길도 가파른 데다 옆에 있는 고압선에 닿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면서 가다 보니500m 정도의 거리를 30분 이상 걸려서 간 것 같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배낭이 전선에 걸려도 아무 일이 없었다.
괜히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고 거짓말을 한 건가?
나쁜 사람들이네.
어쨌든 힘들게 307봉을 올라가니 삼각점이 있었다.
307봉 정상
지도에는 이곳이 굴봉산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집에 와서 네이버 지도를 찾아봐도 이곳이 굴봉산으로 나와 있었다.
높이는 아까 굴봉 표지석이 있는 곳이 더 높은데 원래는 여기가 굴봉산인가?
맞은편에 삼악산이 있었는데 여기서 보니까 세 개의 뾰족한 봉우리가 정말 <삼악산>처럼 보였다.
삼악산
삼각점을 지나 조금 더 가니 출입금지 목책이 나왔다.
여기까지가 엘레시안강촌 컨트리클럽 땅인가 보다.
목책 뒤로는 벤치와 이정표가 있었는데 굴봉산이 오른쪽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골프장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우회로를 만들어놓은 것 같다.
그것도 모르고 길도 없는 곳을 헤치고 오느라 생고생을 했네. ㅠㅠ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육개봉으로 가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늘 늦게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우비를 안 가져왔는데...
아까 골프장 옆을 돌아오느라 길도 없는 미끄러운 가풀막을 오르내렸더니 너무 힘든 데다 우중 산행을 하기도 싫어 그냥 하산하기로 하였다.
굴봉산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좋았다.
900m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에서 직진하면 도치교를 지나 굴봉산 역으로 가게 되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굴봉산으로 가게 된다.
아까 내려오다가 중간에 빠지는 길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냥 여기까지 내려왔다가 올라가는 게 고압전류 흐르는 골프장 옆길로 가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쉽겠다.
도치교를 지나 굴봉산 역으로 돌아가 산행을 마쳤다.
굴봉산은 400m도 안되니까 살방살방 산행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완전히 내 예상이 빗나가버렸다.
첫째, 육산일 줄 알았던 굴봉산은 정상 부근은 완전 바위산이었다.
둘째, 그렇게 멋진 굴들이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다.
셋째, 육개봉까지 연계 산행하려다가 골프장 주위를 고압선으로 막아놓아 돌아가느라 오지 산행을 하고 말았다.
항상 그렇듯이 고생하고 내려온 산이 나중에는 더 재미있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