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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016.07.31 백두대간 47차(2): 연하천 ~ 벽소령 ~ 세석 ~ 장터목

 

산행일시: 2016년 7월 31일 일요일 (맑은 후 오후 한 때 비)
산행코스: 연하천 ~ 형제봉 ~ 벽소령 ~ 칠선봉 ~ 영신봉 ~ 세석 ~ 촛대봉 ~ 연하봉 ~ 일출봉 ~ 장터목
산행거리: 대간 12.4km + 접속 0km = 12.4km
산행시간: 5:55 ~ 15:10
산행트랙:

연하천~장터목__20160731.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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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어젯밤에는 매트 덕분에, 그리고 코를 골거나 잠꼬대하는 사람들도 없어서 몇 시간 동안이라도 잘 수 있었다.

단지 2층에서 사람들이 걸어 다니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깊은 잠을 잘 수는 없었다.

또 새벽 3시가 되자 벌써 나가는 사람들이 있어 나도 덩달아 깨어있다 4시 30분에 일어났다.

밖에 나오니 아직 하늘의 별들이 보이는데 제법 쌀쌀하여 긴 팔 재킷을 입고 세수를 하였다.

우거지국으로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산행을 시작하였다.

 

연하천 대피소

연하천에서 삼각고지까지는 다소 가파르게 올라가는데 이른 아침이라 덥지 않아 좋았다.

 

삼각고지

삼각고지에서 벽소령 대피소까지 내려갔다가 이후 장터목까지는 꾸준히 올라가야 한다.

어제와는 달리 너덜길에 바위들이 있어 산행하기가 아주 편하지는 않았지만 구경하기에는 좋았다.

 

삼각고지에서 살짝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면 형제봉이다.

 

                   형제봉 정상

형제봉에서 가파르게 내려서면 조망터가 나온다.

 

(조망터에서 뒤돌아본 형제봉)

조망터를 지나면 이런 암릉 구간도 나오고,

 

이런 문바위도 나온다.

 

연하천 대피소를 떠난 지 2시간 만에 벽소령에 도착하였다.

 

벽소령 대피소

벽소령 대피소 주위는 원추리 꽃밭이었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몇 십 미터 내려가야 식수대가 있단다.

연하천은 식수대가 바로 옆에 있어서 편했는데.

조망은 벽소령 대피소가 더 좋지만 물을 길어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연하천 대피소가 더 나을 것 같다.

 

                  (왼쪽 아래 있는 것이 식수대이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편안한 길을 따라 2.4km 가면 선비샘이 나온다.

지리산에서는 거의 2시간 거리마다 식수를 보충할 수 있어서 물을 많이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선비샘은 멸시와 천대를 받던 어떤 화전민이 죽어서라도 존경을 받고 싶어서 샘터 위에 묻어달라고 하였고, 사람들이 샘터에서 물을 마시려고 허리를 굽히며 자연스럽게 무덤에 절을 하는 모양이 되어 그야말로 엎드려 절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그렇다면 선비샘이 아니라 화전민 샘인데.    

               

                 선비샘

선비샘에서 차가운 물을 보충하고 길을 떠났다.

선비샘에서 계단을 지나고 너덜길을 지나 꾸준히 올라가면 칠선봉에 도착한다.


                    칠선봉 정상

칠선봉 주위의 경치가 좋아 사진을 찍느라 한참 머물렀다.
칠선봉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조망터가 나오고 더 올라가면 영신봉이 나온다.

 

영신봉 정상

그 후 영신봉에서 600m를 가볍게 내려서면 세석 대피소가 나온다.


                  세석 대피소와 세석평전

                 (세석 대피소 가는 길에 있는 구상나무 군락지)

세석 대피소에서 짬뽕밥과 라면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곳에서는 햇반을 데워준다.

세석 대피소 역시 20m가량 내려가야 식수대가 있다.

하지만 그다지 가파르지 않아 왔다 갔다 하기 괜찮았다.

세석평전에 진달래가 필 때면 거림에서 올라와서 이곳에서 하루 자고 백무동이나 뱀사골로 내려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돌아본 세석 대피소, 역시 왼쪽 아래가 식수대이다.)

한 시간 넘게 점심을 먹고 세석 대피소를 떠났다.

세석평전을 지나면서부터 산오이풀과 네귀쓴풀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산오이풀

세석에서 올라가면 촛대봉인데 촛대봉 정상은 출입금지 지역이다.

철제 난간을 넘어가면 갈 수는 있을 거 같지만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촛대봉 정상

촛대봉에서 조망이 좋아 경치를 구경하며 앉아 쉬고 있었는데 어느새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서둘러 우비를 꺼내 입고 길을 떠났다.

 

                    (촛대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방향)

                   (촛대봉에서 바라본 세석 방향)

잠시 후 비가 그치는가 했더니 연하봉에 이르러서는 더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연하봉 정상

세석평전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풍광이 흡사 한라산 같기도 하고 알프스 같기도 하다.

 

함양 쪽은 해가 나고, 하동 쪽은 구름이 끼고, 산 위에서는 비가 내리고.

오늘은 왠지 후둑후둑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하는 것도 괜찮다.

일출봉에서는 산 아래 운무도 약간 보였다.

 

일출봉 정상

일출봉에서 400m 내려가면 오늘 산행의 종점인 장터목이다.

장터목은 산청 사람들과 함양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팔던 곳이라고 한다.

이 높은 산 위에 장에 섰었다니 정말 대단하다.

 

장터목 대피소

5시 55분에 연하천 대피소를 떠나 놀멘 놀멘 하며 갔더니 9시간 20분이나 걸려 장터목에 도착하였다.

그렇게 천천히 갔는데도 3시 15분밖에 안되었다.

오늘은 등로도 어제에 비해 험하지 않은 데다 어제와 달리 바람도 간간이 불었고, 배낭도 어제보다는 가벼워졌으며, 시간이 많아 천천히 걸었더니 그야말로 힐링 산행이었다.

산행을 이렇게 해야지 무슨 죽기 살기로 기록 경신하는 사람들처럼 할 필요가 있나 싶다.

뭐,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거고 난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하는 거고.

취사장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딱 그치며 먹구름이 몰려간다.

밖으로 나가 야외 테이블을 하나 잡고 앉아서 오리고기와 햄을 넣은 부대찌개를 저녁으로 먹었다.

장터목 대피소에도 식수대가 20m 정도 내려가야 있는데 이곳은 식수대까지 가는 길이 너무 가파르다.

오늘 산행 중 제일 힘든 구간(?)인 것 같다.

물 뜨러 몇 번 왔다 갔다 했다가는 하루 등산하는 꼴이 될 것 같다.

게다가 화장실 냄새가 어찌나 나는지.

장터목 대피소는 앞뒤로 뻥 뚫려 조망은 좋은데 식수대와 화장실 때문에 꽝이다.

구름 때문에 일몰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멋있는 저녁이었다.

 

내일은 천왕봉 일출이나 운무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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