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7월 26일 화요일 (맑고 무지 더움)
산행코스: 큰재 ~ 웅이산 ~ 용문산 ~ 갈현 ~ 무좌골산 ~ 작점고개
산행거리: 대간 9.3km + 접속 0km = 9.3km
산행시간: 10:00 ~ 2:30
산행트랙:
등산지도:
지난 주말 Passion Camp에 갔다가 병이 났다.
푹푹 찌는 삼복더위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안 하던 일을 갑자기 한데다가 덥다고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고 있었더니 이 더운 날 감기 몸살에 걸렸다.
부랴부랴 약을 먹었지만 오늘 같은 날은 정말 쉬고 싶다.
대간 산행만 아니라면 당연히 취소할 텐데. ㅠㅠ
작점고개까지만 가자고 생각을 하며 큰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큰재에 있는 상주시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큰재에서 웅이산(국수봉)까지는 약 3km 정도이다.
지난 대간 때처럼 편안한 길이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힘들게 올라가서 보면 <급경사주의> 팻말이 있다.
30% 급경사 오르막을 두 번 정도 오르고 잠시 너덜길도 지나며 힘을 좀 써야 웅이산에 도착한다.
가뜩이나 습도가 높아 끈적끈적한 날씨에 감기약까지 먹었더니 식은땀이 난다.
땀을 안 흘리던 사람이 땀이 나서 그런지 더 힘들다.
온몸의 진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그렇게 힘들게 웅이산에 도착하였다.
웅이산(국수봉) 정상
너무 더워서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에너지 드링크도 오늘은 효과가 없다.
도대체 이 더운 날 왜 산행을 하느라 생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
투덜투덜 대며 용문산으로 향하였다.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고 세 번 정도 갈림길을 지나 2.3km 정도 가면 헬기장이 있는 용문산 정상에 도착한다.
용문산 정상
등로 옆에는 원추리며 꽃며느리밥풀, 배암차즈기, 여로 등의 야생화가 피어있지만 꽃을 볼 기분이 아니다.
그저 오늘은 무사히 하산할 수 있기만을 바라며 앞으로 나아갔다.
(등로 옆 나무에 붙은 층층 버섯)
이후 오르락내리락하며 오고 가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 갈현까지 내려갔다가 잠깐 오르면 무좌골산이다.
무좌골산 정상
무좌골산에서 작점고개까지는 몇 백 미터 되지 않는다.
작점고개
작점고개에서 대간 길은 임도를 가로질러가게 된다.
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작점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추풍령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너무 덥고, 머리는 빙빙 돌고, 도대체 이런 날씨에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영 님, 임병수운 님과 함께 아스팔트 길을 걸어 내려가는데 지열이 장난이 아니다.
지나가는 차 없나?
맵시 있는 승용차는 매몰차게 그냥 지나가고 후덕한 화물차가 우리를 태워주었다.
살다 살다 별 짓을 다해 보네. ㅋㅋ
추풍령 저수지 앞에서 화물차는 우리를 내려주었다.
추풍령 저수지
저수지 양쪽으로 길이 있는데 지름길로 간다고 저수지 왼쪽으로 가다 보니 산으로 올라가는 것 같았다.
아마도 금산으로 가는 길인 것 같지만 오늘 또다시 산을 오르고 싶은 생각이 없다.
산 아래에 있는 공장에서 물을 얻어 보충하고 다시 1km 정도를 돌아 나와 저수지 오른쪽 길로 갔다.
위 사진의 능선을 타고 추풍령까지 가야 하는데 땡볕에 지글거리는 아스팔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ㅠㅠ
오늘 폭염에 사망자까지 나왔다고 한다.
도저히 걸어서는 못 가겠다 싶어 몇 번의 시도 끝에 경찰차를 얻어 탔다.
경찰차 타보는 거 난생처음이다!!
대~~~박!
친절한 경찰관 아저씨들은 산악회 버스 앞까지 우리를 태워다 주시고 기념 촬영까지 해주셨다.
복 받으실 거예요. ^^
버스 기사님이 주선해준 식당에는 멋진 샤워실이 있었다. (고향가든 043-742-2743)
샤워꼭지가 제대로 있는 널찍한 샤워실이다!
게다가 더운물까지 나온다.
비누와 샴푸도 있고!
와, 여기 진짜 마음에 든다.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나오니 3시다.
대장님께서 5시 30분까지 하산하라고 하셨으므로 아직 2시간 30분이나 남아있다.
원래는 청국장으로 통일을 하였는데 우리는 시간이 많은 고로 따로 삼계탕을 주문하여 먹었다.
느긋하게 삼계탕을 먹고 나니 5시가 넘어 선두조가 도착하였다.
후미는 초주검이 되어 6시 30분이 넘어 도착하였다.
쯧쯧, 더운 날 고생이 많으시네요.ㅠㅠ
나중에 작점고개에서 추풍령까지 땜방하겠습니다.
전 산행을 하려는 것이지 고행을 하려는 건 아니걸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