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5월 20일 금요일 (맑음)
산행코스: 방태산 자연휴양림 ~ 지당골 ~ 주억봉(정상) ~ 구룡덕봉 ~ 매봉령 ~ 방태산 자연휴양림
산행거리: 13.2km
산행시간: 10:40 ~ 16:40
산행트랙:
등산지도:
화요일에 설악산 귀때기청봉을 갔다 온 이후로 몸이 너무 힘들다.
무엇보다 종아리가 이렇게 아프긴 처음이다.
쉴까? 갈까?
수없이 망설이다 정 힘들면 계곡에서 놀다 오자 하는 마음으로 산행을 떠났다.
다행히 여름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방태산 자연휴양림 매표소에서 더 올라가 첫 번째 주차장에서 하차할 수 있었다.
적가리골을 따라 위치해있는 방태산 자연휴양림에는 캠핑 온 사람들의 텐트가 간혹 눈에 띄었다.
그 유명한 방태산 이폭포 저폭포는 나중에 보기로 하고 일행을 따라 부지런히 올라갔다.
2 주차장까지 넓은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길에는 졸방제비꽃과 매발톱이 많이 피어있었다.
매발톱
졸방제비꽃
매발톱은 산 아래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반해 졸방제비꽃과 벌깨덩굴은 산 아래뿐만 아니라 산 위에서도 오늘 하루 종일 볼 수 있었다.
2 주차장을 지나면 등산로가 시작된다.
물소리가 시원한 적가리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매봉령 갈림길에 도착한다.
매봉령 갈림길
왼쪽으로 가면 매봉령으로 갔다가 주억봉으로 가게 되고, 오른쪽으로 가면 먼저 주억봉에 갔다가 매봉령으로 가게 된다.
먼저 주억봉으로 가기로 하고 지당골로 접어들었다.
주억봉까지 4.2km.
2km는 완만하게, 2km는 가파르게 올라간 것 같다.
초반에는 길이 좋아 양옆의 야생화들을 구경하며 룰루랄라 걸어갔다.
애기똥풀은 지천이었지만 지난주 대간 길에서 그토록 많이 보았던 둥굴레는 딱 하나 보았을 뿐이다.
어쩌면 더 많이 있었는데 내가 못 본 것일지도 모르겠고.
애기똥풀
둥굴레
간혹 가다 연령초도 눈에 띄었다.
올해 처음 보는 연령초이다.
연령초
길이 슬슬 가팔라지기 시작하더니 <등산로 1> 안내판이 있는 계단에서부터 본격적으로 가파르게 일어선다.
한동안 가파르게 올라가다가 잠시 능선 길인가 싶더니 또다시 가파르게 올라간다.
땅만 쳐다보며 올라가는 덕분에 지면의 야생화들은 많이 볼 수 있었다.
햇빛이 드는 곳마다 졸방제비꽃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벌깨덩굴도 많이 눈에 띄었다.
여기 노루귀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진짜 노루귀 정도로 컸다.
홀아비바람꽃과 얼레지도 있었는데 주억봉으로 올라가는 길보다는 구룡덕봉에서 매봉령으로 가는 길에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매봉령 쪽 얼레지들은 얼마나 큰지 이게 얼레지인가 싶을 정도였다.
큰앵초들도 많이 있었지만 주억봉을 지나서는 볼 수 없었다.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풀솜대도 여기저기 많이 있었다.
벌깨덩굴
노루귀
홀아비바람꽃
얼레지
큰앵초
풀솜대
땅만 쳐다보면 가파르게 올라가다 한숨 돌리려 하늘을 올려다보면 연분홍 철쭉이 활짝 웃고 있었다.
방태산은 지금 철쭉이 한창이다.
지당골에서 올라와 길이 가팔라지는 지점부터 주억봉까지, 그리고 주억봉에서 구룡덕봉을 지나 매봉령까지는 온통 철쭉 천지였다.
드디어 주억봉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이제 능선 길을 따라 주억봉까지 400m만 살짝 올라갔다 내려가면 된다.
주억봉에는 정상석이 두 개 있었다.
주억봉 정상
설명해줘도 어느 것이 어느 산이지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뻥 뚫린 게 전망은 좋다.
그리고 10m 정도 더 올라가면 정상석이 또 있다.
여기에서 깃대봉 가는 길은 막아놓았다.
깃대봉 가는 길
다시 철쭉꽃길을 따라 삼거리로 돌아갔다.
삼거리에서 가을국화 대장님께서 싸오신 점심을 먹었다.
대장님께서 직접 기른 쌈채소들을 역시 직접 담그신 된장으로 만든 쌈장과 함께 먹었다.
꿀맛이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구룡덕봉 쪽으로 갔다.
철쭉꽃이 만발한 능선 길을 기분 좋게 걸어가다 보니 전망대가 나왔다.
주억봉에서 1.8km 지점이다.
역시 사방이 뻥 뚫려 조망이 좋았다.
주억봉과 지나온 능선
가야 할 구룡덕봉
구룡덕봉 직전에 있는 헬기장에서 250m만 가면 샘터가 있나 보다.
헬기장에서 광원리 갈림길까지는 널따란 임도가 있었다.
이 길에는 아직도 붉은병꽃이 한창이었다.
붉은병꽃
임도를 따라가다 구룡덕봉에 가기 위하여 왼쪽에 있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구룡덕봉 정상석이 없나?
분명 정상을 지나왔는데 아무리 찾아도 정상석을 찾을 수가 없었다.
구룡덕봉을 내려가 광원리 갈림길에서 휴양림/주차장 쪽으로 직진하였다.
이곳에서 매봉령까지는 완전 꽃밭이었다.
꽃들이 여기저기 군락지를 이루고 있었다.
철쭉
연령초
얼레지(너무 커서 다른 꽃인 줄 알았다.)
금강애기나리
삿갓나물
은방울꽃
그리고 나비
가파른 내리막만 아니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을.
매봉령에 도착하여 한숨 돌리고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갔다.
매봉령
내려갈수록 더운 데다 꽤 오랫동안 가파르게 내려가려니 더 더웠다.
흙먼지 풀풀 날리는 가운데 부채질을 해가면서 내려갔다.
이곳에는 관중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방태산 자연휴양림 구룡교 앞에는 올라갈 때 미처 보지 못했던 함박꽃이 피어있었다.
함박꽃
구룡교를 지나 이중폭포(이폭포 저폭포)를 보러 갔다.
실물보다 사진으로 보는 게 더 멋있는 것 같다.
검색해보면 노출 시간을 길게 해서 멋있게 찍은 사진들이 많이 있던데 내 똑딱이로 찍은 건 이렇다. ㅠㅠ
이중폭포(이폭포 저폭포)
아래 주차장 근처에는 1단 폭포가 또 하나 있었다.
오늘 30도가 넘게 올라간다고 했는데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산 위는 그리 덥지도 않고 산행하기 딱 좋았다.
꽃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또 다리가 아파 오늘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산행을 하다 보니 오히려 다리가 나았다.
나 정말 중독되었나 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