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5월 7일 토요일 (맑음)
산행코스: 칼봉산 자연휴양림 ~ 경반 계곡 ~ 수락폭포 ~ 회목고개 ~ 칼봉산 ~ 물안골 ~ 용추 계곡
산행거리: 15.2km
산행시간: 08:45 ~ 15:45
산행트랙:
등산지도:
어제 비가 와서 수락폭포에 기대를 걸며 집을 나섰다.
가평역에서 택시를 타고 칼봉산 자연휴양림으로 갔다.
기사님이 딱 미터대로만 요금을 받으셨다. (9,200원)
예전에는 더 받고 그랬는데 좋은 분을 만난 건가, 요새는 다 이렇게 하나?
칼봉산 자연휴양림에서 조금만 가면 한석봉마을이다.
그런데 보다시피 물이 불어 길이 없어져버렸다.
요리조리 돌을 밟고 건넜다.
이후 오늘 하루 종일 스무 번은 내를 건넌 것 같다.
때 이른 계곡 트레킹을 하며 갔다.
경반분교에 이르니 만첩개벛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폐교가 된 경반분교 운동장에는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경반분교
만첩개벚
경반분교에서 회목고개까지는 4.8km이다.
임도를 따라 무지 걸어가야 한다.
경반분교를 지나서 잠시 민가가 나온다.
쳐다보기만 해도 어디선가 주인이 튀어나와 야단을 칠 것 같아 걸음을 재촉하였다.
조금 가다 보니 폭포 같은 게 보인다.
비 온 직후에 산에 오면 덤으로 이런 급조된 폭포들을 볼 수 있다. ㅎㅎ
연인산 도립공원 지킴터를 지나 직진하여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무심코 등산로 쪽으로 가면 개고생 한다는 글을 읽어서 왼쪽 수락폭포 쪽으로 임도를 따라갔다.
이곳에 올 때마다 어김없이 종도 한 번 쳐보고.
경반사 옆에는 폭포 같지도 않은 폭포에 용궁폭포라는 이름을 붙여놓았다.
용궁폭포
경반사
경반분교에서 경반사까지는 500m이다.
임도를 따라가면 더 이상 차가 진입할 수 없도록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계속 가다 보면 수락폭포 안내판이 나오고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높이 33m의 수락폭포가 나온다.
역시 비가 와서 수량이 풍부하고 볼 만하였다.
수락폭포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간식을 먹으며 마냥 놀았다.
여기가 좋지만 그래도 정상까지 가봐야겠지?
회목고개로 가려면 다시 되돌아나가 임도를 따라가도 되고 폭포 오른쪽으로 치고 올라가도 된다.
물론, 당연히 치고 올라가야지. ㅎ
상당히 가파르고 길이 아닌 것 같지만 엄연한 길이다.
위로 올라가면 밧줄이 묶여있다.
너무 가팔라서 사람들이 별로 사용하지 않는 길인 것 같다.
이렇게 올라가면 임도와 만난다.
다시 임도를 따라가다 보니 헬기장이 나왔다.
산 아래는 미세먼지 때문에 조금 뿌옇지만 그래도 가슴이 뻥 뚫리는 조망을 선사한다.
계속 임도를 따라 회목고개까지 간다.
이 길은 연인산 MTB 길이라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간혹 지나갔다.
바위가 있는 곳마다 나무를 잘라 만든, 상당히 자연친화적인 벌통들이 놓여있었다.
봄 냄새가 그윽한 산길을 걷는 기분에 긴 임도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드디어 회목고개에 도착하였다.
회목고개
회목고개에서 칼봉산 정상까지의 800m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여태 쉽게 걸어왔으니 그 정도 산행을 해주어야지.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철쭉꽃들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오늘 서리산에 갔으면 한반도 지도를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정상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다.
칼봉산 정상
이제 내려가는 일이 남았는데 이제부터가 진짜 모험이다. ㅋㅋ
또다시 쓸데없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용추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이정표에는 표시가 없지만 지도를 보니까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용감하게 길을 찾아 나섰다.
여기저기 좀 헤매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쩌다 나타나는 빛바랜 리본들과 버려진 페트병들이 제대로 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아마도 오래전에 사용했던 등산로인 것 같다.
너무 낡아서 글씨조차 알아볼 수 없는 리본들이 간혹 매달려 있었다.
길이 있었다가 없어졌다가.
하지만 길이 별건가?
가면 길이지.
어찌어찌 내려가니 다시 임도와 만났다.
이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연인능선과 만난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또다시 대 여섯 차례 신발을 벗었다 신었다 하며 내를 건넜다.
오늘은 족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족탕은커녕 물이 너무 차다 보니 발이 시려서 아파 죽을 지경이다. ㅠㅠ
"살을 에다"라는 말이 실감 난다.
청풍능선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물안골을 지나 계속 내려가면 거북이가 놀던 계곡인 귀유연이 나온다.
귀유연
(이 바위가 거북이인 것 같다.)
비가 와서 생긴 폭포를 지나 마지막으로 징검다리가 잘 놓인 내를 건너면 드디어 음식점들과 펜션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곳의 모습이 무척이나 이국적이었다.)
꽃들을 예쁘게 심어놓았는데 특히 금낭화가 눈길을 끌었다.
금낭화
하나님은 도대체 꽃을 어떻게 이렇게 만드셨나 모르겠다.
너무 신기하고 예쁘다.
내려가는 길에 황화철쭉과 참꽃마리도 만났다.
황화철죽
참꽃마리
계곡을 따라 내려가며 꽃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덥기도 하고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할 무렵 택시 한 대가 지나갔다.
가평역까지 만원 들었다.
비 온 후라 계곡과 폭포가 아름다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