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4년 12월 5일 금요일 (맑음)
산행코스: 큰고개 ~ 만장봉 ~ 용화산 ~ 고탄령 ~ 사여령 ~ 배후령
산행거리: 8.4km
산행시간: 09:55 ~ 14:35
등산지도:
올 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다.
용화산 날씨 예보는 영하 14 ~ 영하 6도.
가까스로 낫던 감기가 날씨가 추워지자 다시 도졌다.
머리가 띵하고 콧물이 나고.
그렇다고 산행을 취소한다는 건 성격상 안 되고.
못 먹어도 Go!
올 봄에 용화산에 갔을 때는 양통마을 사여교에서 원점 회귀 산행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큰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날머리도 배후령이라 지난번처럼 지겹게 가풀막을 오르내리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큰고개
큰고개에서 가파른 경사를 10분 정도 오르니 벌써 만장봉이다.
만장봉 소나무와 의자는 여전히 안녕하시다.
너도 나도 소나무와 어깨동무하고 인증 사진을 한 장씩 찍는다.
만장봉 정상
날이 추울 것에 대비하여 내의까지 챙겨 입고 왔는데 바람이 없어 그런지 예상외로 춥지 않았다.
날이 춥지 않다 보니 내의를 입은 게 오히려 거추장스럽다.
몸의 움직임이 둔해서 심히 불편하다.
그렇다고 내의를 벗을 수도 없고.
재킷을 벗어 배낭에 쑤셔 넣고 걸어갔다.
손가락 바위도 지나가고,
하늘벽 위도 지나가고,
위성접시바위도 지나간다.
정상으로 가기 직전에서 칼바위 방향으로 우회전하였다.
사실 칼바위는 이곳에서 보면 별로 칼처럼 보이지 않는데 건너편에 보이는 하늘벽이 과히 예술이다.
하늘벽
다시 칼바위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향했다.
용화산 정상
정상을 찍고 후진하여 삼거리에서 배후령 쪽으로 갔다.
이후 날머리인 배후령에 도착하기까지는 여러 번 오르막, 내리막을 거쳐야 한다.
안부 가기 전에서 바라본 칼바위는 진짜 용화산 명물이었다.
칼바위
날씨가 맑아서 시야가 깨끗하다.
남쪽에는 눈이 많이 오던데 이곳은 눈도 거의 없다.
그러나 북사면을 걸을 때는 얇게 쌓인 눈이 살짝 얼어서 가뜩이나 낙엽 때문에 미끄러운 길이 더 미끄러웠다.
좁은 길에 한쪽은 낭떠러지라 신경 쓰며 걸어야 한다.
암릉 구간도 여러 번 나타나는데 안전장치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또한 안전장치의 기둥이 뽑혀있는 곳들이 여러 곳 있었다.
명색이 산림청 100대 명산인데 관리가 이렇게 소홀한가 싶다.
안전장치가 되어있는 스릴 만점의 암릉 구간들을 지나갔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려 카메라를 꺼내다가 낭떠러지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카메라보다도 사진들이 아깝네. ㅠㅠ
그래서 이후에 올린 사진들은 다른 분들이 찍은 사진을 퍼온 것이다.
그동안 정들었는데...
그나마 내가 떨어지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하자.
(이곳이 바로 내가 카메라를 떨어뜨린 곳)
고탄령을 지나고 사여령을 지나 배후령을 향해 갔다.
고개를 지날 때마다 심한 오르막이다.
저 봉우리를 넘으면 배후령이겠지, 또 저 봉우리를 지나면 배후령이겠지 하지만 배후령은 나타날 생각을 안 한다.
기다리다 포기하고는 언젠간 나타나겠지 하는 순간 저 멀리 배후령 안내판이 보였다.
우리 인생도 그런 것 같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성공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실패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올라갈 때는 내려갈 때는 대비하고, 내려갈 때는 올라갈 때는 바라보며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리라.
내가 너무 교만해지지 않도록 성공만을 주시지도 않고, 또 너무 좌절하지 않도록 실패만을 주시지도 않는 하나님께 감사한다.
2시 35분 배후령에 도착.
배후령
일찍 오신 분들은 1시 30분에 내려오셔서 식사를 하였다고 한다.
우리도 산에서 식사를 40~50분 정도 했으니 그래도 될 뻔했다.
또 어떤 분들은 수불무산까지 갔다 오셨다고 하고.
귀경시간이 4시였으니 좀 서둘렀으면 그 또한 가능했겠다.
고탄령 이후의 길이 좀 지루했지만 걱정했던 만큼 많이 춥지 않고 바람이 불지 않아 산행하기는 좋았다.
용화산 다음에 또 보자.
* 2014.04.11 (춘천)용화산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