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5년 3월 31일 월요일 (흐림)
장소: 다낭(Danang), 호이안(Hoi An)
아침 일찍 일어나 리조트를 산책하고 아침을 먹었다.
큰 애가 아직 자고 있어서 혼자 우아하게 아침식사를 하였다.


11시에 일정을 시작하기 때문에 아침을 먹고도 시간이 많이 남아 다시 리조트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이건 내일 해야 할 일인데...
이곳 바다는 해수욕하기 좋은 잔잔한 바다가 아니라 서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파도가 세다.
저런 파도에 들어갔다가는 조난당하기 십상이겠다.
해수욕은 포기해야겠네. ㅜㅜ







손짜 반도

가이드를 만나 먼저 손오공이 갇혔었다는 전설이 있는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으로 갔다.
마블 마운틴은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5개의 봉우리들이 모여 있어 오행산(Ngu Hanh Son)이라고도 한다.
각각의 봉우리들은 화(Hoa Son), 수(Thuy Son), 목(Moc Son), 금(Kim Son), 토(Tho Son)라 부르는데 그중 가장 큰 봉우리인 수봉만 개방되어 있다.
여행 상품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산 중턱으로 올라갔다가 걸어 내려가도록 되어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이 많아 걸어 올라가겠다고 하였다.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 / 오행산(Ngu Hanh Son)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영응사(Linh Ung Pagoda)가 나온다.
영응사를 지나 올라가면 28m 높이의 7층탑(Xa Loi Tower)이 나온다.


영응사(Linh Ung Pagoda)






논 누억 비치와 멜리아 리조트

이곳에는 많은 통천문들과 동굴들이 있다.
동굴 천장에는 미군의 폭격으로 생겨난 구멍들이 있다.
반통(Van Thong) 동굴을 구경한 후 제일 큰 동굴인 후옌 콩(Huyen Khong) 동굴을 보러 가다가 <Heaven Gate>라는 것이 있어 긴 돌계단을 올라가 보았다.
봉우리로 가는 길이었는데 미끄러운 대리석 암봉이라 플랫 슈즈를 신고 치마를 입은 채 클라이밍을 하며 올라갔다.
오행산은 높이가 108m 밖에 되지 않지만 다낭 시내와 미케(My Khe) 비치, 논 누억(Non Nuoc) 비치가 내려다보이는 조망 명소이다.
미케 비치는 마블 마운틴에서 손짜 반도까지 10km에 이르는 해변으로 포브스 선정 세계 6대 해변 중 하나라고 한다.
반통(Van Thong) 동굴









수봉 정상

미케 비치

다시 클라이밍을 하며 봉우리를 내려가서 후옌 콩(Huyen Khong) 동굴을 찾아가다 보니 벌써 가이드와 만날 시간이 되었다.
<Heaven Gate>를 올라갔다 오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이다.
약속 장소로 부랴부랴 돌아갔지만 바닥이 미끄러워 빨리 가지도 못하는데다가 길을 헤매어 10분 지각을 하였다. ㅜㅜ
후옌 콩(Huyen Khong) 동굴(큰 애가 찍어 온 것)

마블 마운틴을 내려가 신라 모노그램(Shilla Monogram Quangnam Danang)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신라 모노그램은 신라호텔에서 운영하는 리조트이다.
김치볶음밥, 곰탕, 짜장면 중에서 짜장면을 먹었다.
계란 후라이와 고기, 야채 볶음이 나오는 베트남 식(?) 짜장면이다.
맛있게 먹고 망고 빙수를 먹었다.
팥이 너무 달지 않아서 좋았고, 망고가 너무 많아 다 먹기 힘들 정도였다.



두둑이 배를 채운 후 호이안으로 이동하였다.
호이안을 가로지르는 투본(Thu Bon) 강에서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 모양의 배인 틴퉁(베트남어로 대나무라는 뜻)을 탔다.
입구에서부터 사공들이 한 줄로 서서 박수를 치며 한국 트로트를 신나게 불어제친다.
배를 타러 가는 길에도 그렇고, 배를 타면서도 내내 그런다.
여기 사람들이 흥이 많나 보네.
강 곳곳에는 여러 개의 간이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각 무대마다 틴퉁을 대여섯 개씩 정박하고는 사공들이 트로트 공연을 한다.
물론 막춤도 빠질 수 없지.
관광객들도 나오게 해서 춤을 춘다.
난 그런 거 좋아하지 않지만 아무도 호응을 안 해주니 애쓰는 사람들이 불쌍해서 할 수없이 호응해 주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물고기를 잡는 시범도 보이고, 틴퉁을 빙글빙글 돌리며 묘기를 부리기도 하였다.
예전에 어떤 TV 프로에서 함소원이 그 배를 탔다가 물속으로 빠지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우리 사공이 그럴까 봐 겁이 났다.
다행히 묘기는 아무나 부리는 게 아닌가 보다.



이후 탄하(Thanh Ha) 도자기 마을로 갔다.
투본강 바닥에는 진흙이 많다고 한다.
그 진흙으로 만드는 도자기가 이곳의 특산물 중 하나다.




도자기 마을을 구경한 후 배를 타고 호이안 올드 타운으로 갔다.
씨클로를 타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호이안 올드 타운을 구경하였다.
각국의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올드 타운은 우리나라 인사동이나 경주 황리단길과 비슷한데 그보다 규모가 훨씬 커서 씨클로를 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란색과 종이꽃으로 유명한 올드 타운을 구석구석 돌아다닌 후 광조회관 앞에서 내렸다.
호이안 올드 타운




호이안은 16~19세기에 발달했던 항구 도시로 수많은 동, 서양의 상인들이 모여들던 곳이다.
특히 광저우가 가까워 그곳의 중국 상인들이 호이안에 많이 있었다고 한다.
1885년 말 광저우에서 온 중국 상인들이 지은 광조회관 (Cantonese Assembly Hall) 에서는 관우 신과 티엔 허우 여신을 모시고 있다.
광조회관(Cantonese Assembly Hall)





또 이곳에는 16세기말 호이안에 정착한 일본인들이 만든 내원교라는 다리가 있다.
일본인 거주지와 중국인 거주지를 연결하는 내원교는 지붕이 있는 일본식 다리로서 베트남 2만 동 지폐에 나오는 다리다.
내원교




내원교를 건너면 풍흥(Phun Hung)의 집이 있다.
1780년 풍흥이라는 거상이 지은 집으로 호이안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풍흥(Phun Hung)의 집


이후 <콩 카페>(Cong Cafe)로 가서 코코넛 커피를 마셨다.
코코넛 커피 맛이 나는 스무디라고 할까?
날씨가 더울 때는 정말 시원하겠지만 오늘은 흐리고 전혀 덥지 않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고 나니 추웠다.

잠시 자유시간을 가진 후 소원배를 탔다.






해가 진 후 거리에는 풍등이 켜져 낮과는 달리 화려한 모습이었다.
강에는 수많은 소원배들이 떠서 소원등을 강에 띄웠다.
멋있긴 한데 이거 환경오염 아닌가?
어쨌든 나도 소원등을 띄운 후 배에서 내려 호이안 가정식을 먹으러 갔다.



양배추 국, 호이안식 쌀국수인 까오러우(Cao lau), 쌀로 만든 물만두인 화이트 로즈(White Rose), 튀긴 만두피에 토마토, 양파, 다진 고기를 얹어 먹는 호안탄(Hoanh Thanh), 공심채라는 야채 볶음인 모닝글로리, 튀김 롤인 짜조(Cha Gio), 그리고 이름은 모르겠는데 얇은 누룽지 같은 것에 야채를 얹어 먹는 음식이 나왔다.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다.

배불리 식사를 마치고 다낭으로 돌아갔다.
오늘은 반나절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뭔가 알차게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이다.
마블 마운틴 투어, 틴퉁 타기, 도자기 마을 방문, 씨클로 타고 호이안 올드 타운 구경, 소원배 타기 등.
비 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흐리기만 하였다.
덥지 않아서 투어 하기에는 좋았지만 오후 늦게부터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다.
호텔로 가서 욕조에 배스 솔트를 넣고 반신욕을 했더니 몸이 풀려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