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5년 2월 14일 금요일 (맑음)
장소: 카이로(Cairo) ~ 아스완(Aswan) ~ 아부 심벨(Abu Simbel) ~ 아스완(Aswan)

시차 때문에 새벽 1시에 잠이 깼다.
한국 시간으로는 아침 8시니까.
호텔에서 밀 박스를 하나씩 받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새벽 3시가 안 되었는데도 거리에 차들과 사람들이 많다.
이 나라 사람들도 참 부지런하네.
요새 이집트가 관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보안에 무척 신경을 쓴다고 하더니 호텔에 들어갈 때도 검색, 공항에 들어갈 때도 검색이다.
공항에서 이른 아침을 먹었다.
샌드위치에 크로와상 2개, 파운드 케이크 두 쪽, 쨈, 꿀, 사과, 사과 쥬스, 생수까지 골고루 챙겨줬다.
배불리 먹고 5시 45분에 아스완 행 Egypt Air를 탔다.
1시간 10분 후인 6시 55분 아스완에 도착하여 버스를 타고 아부심벨을 향해 남쪽으로 올라갔다.
여긴 남쪽이 지대가 더 높기 때문에 남쪽으로 올라간다고 말한단다.
가도 가도 사막이다.
이집트 국토의 3%만이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고 나머지는 다 사막이란다.
그 3%의 땅이 대부분 나일강 주위의 땅이라니 나일강은 진정으로 이집트의 젖줄일 수밖에 없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여행사에서 준비한 쿠샤리(Kushari)를 먹었다.
휴게소가 너무 지저분해서 앉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이것도 현지 체험이지.
쿠샤리는 병아리콩, 렌틸콩, 마카로니, 파스타에 토마토 소스를 넣어 만든 이집트의 국민 음식이다.
따뜻하면 맛있을 것 같은데 바람이 불어 추운데다 음식까지 차니까 체할 것 같아서 먹다 말았다.



쿠샤리(Kushari)

다시 사막을 달려 아부 심벨로 갔다.
사막을 보니까 나미비아의 붉은 사막이 격하게 보고 싶네.
아스완을 떠난 3시간 만에 아부 심벨에 도착하였다.
휴게소에 들렀을 때만 해도 바람이 강하게 불고 추워서 바람막이 재킷에 패딩 재킷을 입고 스카프까지 했는데 아부 심벨에 도착하니 완전 여름이다!
아부 심벨에는 제19왕조의 람세스 2세(Ramesses II)가 건립한 대신전과 소신전이 있다.
대신전 입구에는 높이 20m의 네 개의 좌상이 있다.
내부에는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입상들이 있고 작은 내실들이 있다.
1년에 두 번 2월 22일과 10월 22일에는 태양광선이 끝에 있는 내실의 벽면에 부딪혀 거기에 있는 네 신상들을 비추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신전은 나일 강 위 절벽에 사암을 깎아서 만들었는데 아스완 댐을 지은 후 나세르 호수에 수몰되지 않도록 70m 정도 위로 옮겨졌기 때문에 현재는 하루의 시차가 난다고 한다.
특정 일에 빛이 들어와 방 안을 밝힌다는 것이 <빛이 이끄는 대로>라는 소설을 생각나게 했다.
그 소설의 작가가 건축가라고 하니 이 신전에 대해 알았음이 틀림없다
좀 늦게 왔더라면 신전에 빛이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아부 심벨(Abu Simbel) 대신전








(일년에 두 번 이곳에 빛이 들어와서 신상들을 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옆에 있는 소신전은 하토르(Hathor) 신전이라고도 하며 대신전보다 먼저 지어졌다.
이 신전은 사랑과 음악의 여신인 하토르와 람세스 2세가 가장 사랑했던 부인인 네페르타리(Nefertari) 여왕을 위해 건축되었다.
아부 심벨(Abu Simbel) 소신전 / 하토르(Hathor) 신전



하토르(Hathor) 여신



아부 심벨의 신전들은 바위산을 통째로 깎아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고, 그 규모와 디테일이 놀랍다.
앞으로 신전과 무덤들을 계속 보게 될 텐데 얼마나 더 놀라게 될지 궁금하다.
아부 심벨 대신전(왼쪽)과 소신전(오른쪽)

신전을 나가 아부 심벨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주 시골이라 이곳에 괜찮은 식당이 있을까 의아했는데 꽤 괜찮은 호텔 식당이었다.
빵과 야채, 렌틸 스프, 타진(tajine), 볶음밥, 모둠 과일이 나왔다.
타진은 미트볼 스튜 비슷하다.
향이 싫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행히 내 입맛에는 잘 맞았다.



타진(tajine)

버스를 타고 다시 사막을 달려 아스완으로 돌아가서 크루즈 선에 탑승하였다.
하나투어에서 최상급의 크루즈 선이라고 자랑하는 Sonesta Moon Goddess다.
원래 Sonesta Nile Goddess를 타는 건데 업그레이드 됐다나?
크루즈 여행의 최대 장점은 짐을 풀었다 쌌다 하지 않고 장소를 이동하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3일 밤은 배에서 자게 되니 3일 동안은 짐을 싸지 않아도 된다.
미리 여행사에 부탁을 해두었더니 가운데 캐빈으로 주었다.
배 중앙에 있어야 덜 흔들리고 엔진 소리도 들리지 않고 배기가스 냄새도 나지 않는다.
Sonesta Moon Goddess

캐빈에서 쉬다가 7시 30분에 누비안 쇼(Nubian Show)를 보고 뷔페 식으로 식사를 하였다.
음식들이 좀 짜네.

저녁을 먹고 나니까 사정없이 잠이 쏟아진다.
지금 자면 안 되는데...
Sonesta Moon Goddess Cruise Ship
리버 크루즈 선은 오션 크루즈 선보다 배의 크기가 훨씬 작지만 파고가 없기 때문에 배가 덜 흔들린다는 장점이 있다.
배는 작아도 캐빈은 오션 크루즈 선보다 크다.
하지만 전에 양쯔강 크루즈를 할 때 탔던 중국 크루즈 선보다는 작았다.
그래도 어메니티는 거의 완벽하다.
샴푸, 바디 클렌저, 비누, 바디 로션, 가운, 실내화, 헤어드라이어, 생수 2병, 커피와 티, 커피 포트가 있다.
와이 파이는 무료지만 무척 느리다.
난 로밍을 해왔는데 와이 파이보다는 빠르지만 육지에 있을 때보다 많이 느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