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4년 12월 19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작은갈봉교 ~ 작은갈봉골 ~ 백적산 ~ 괴틀재 ~ 괴밭산 ~ 작은갈봉교
산행거리: 11.0km
산행시간: 09:36 ~ 15:29
산행트랙:
등산지도:
무지 추운 날이다.
이런 날은 산행하기 싫은데...
작은갈봉교에 도착해서 기온을 확인하니 영하 7도다!
상의를 다섯 벌이나 껴입고 고소모를 쓰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작은갈봉교를 건너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서 작은갈봉골을 따라간다.
같이 가던 에델 대장이 지난주 연엽산, 구절산 산행은 난이도 최상이었다고 한다.
넘어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나?
에델 대장이 그렇게 힘들었다고 할 정도니 안 가길 잘했네.
역시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해.
임도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개울을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초입부터 가파르게 올라간다.
기온은 낮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추운 줄은 모르겠다.
결국 고어텍스 재킷과 패딩 재킷, 고소모를 벗었다.
1.5km 정도 가파르게 올라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정상까지는 2km 남았다.
여기에서부터 주왕지맥인가?
이제부터는 능선을 따라가지만 계속 오르내려야 한다.
조금 더 올라가면 상여바위/독수리바위가 나온다.
바위가 왼쪽 사면에 있어 잘 보이지는 않는다.
상여바위/독수리바위
이후 삼형제바위 사이를 통과한다.
삼형제바위
산 위에는 눈이 쌓여있지만 포슬포슬한 눈이라 아이젠 없이도 갈 수 있었다.
또다시 오름길.
너덜길 전에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은 너덜지대(일반코스), 왼쪽은 난코스.
너덜지대보다 난코스면 도대체 얼마나 힘들다는 거야?
문득 호기심이 생긴다.
아서라, misscat.
드디어 왕성원 너덜지대가 나온다.
왜 왕성원일까?
아주 힘든 너덜지대는 아니지만 눈이 쌓여있어 미끄럽고 발 디딜 곳을 찾기가 힘들다 보니 올라가는데 애를 먹었다.
그래도 조망이 좋으니까 용서가 된다.
계방산, 오대산, 동대산, 진고개, 노인봉, 선자령, 발왕산.
대충 내가 아는 산들만 그렇다.
천석꾼의 꿈을 꾸며 돌탑에 돌멩이 하나 올려놓고 정상으로 올라갔다.
왕성원 너덜지대
백적산 정상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같이 점심을 먹던 좋은인연 대장님께서 지난주에 너무 힘들었다며 안 오길 잘했다고 하신다.
지난주에 비하면 오늘은 꽃길이라나?
글쎄, 꽃길일지는 두고 봐야지.
백적산 정상
백적산을 내려가 능선을 따라 400m 가면 굴암사 갈림길이 나온다.
괴밭산은 이정표에는 없지만 직진하여 간다.
조금 더 가면 거울바위가 나오고, 이후 바위 지대를 몇 번 지난다.
괴밭산으로 가는 길은 오지다.
등로도 불분명하고 이정표도 없다.
다행히 눈 때문에 선두의 발자국을 찾기가 쉽다.
그러나 눈 속에 발이 쑥쑥 빠지는 바람에 에너지 소비가 많다.
거울바위
등로는 주왕지맥을 벗어나 오른쪽으로 꺾인다.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올라가길 반복하며 산죽 길도 지나고 묵묘도 지난다.
도대체 괴틀재는 어디지?
백적산에서 3km 정도 가면 괴틀재가 나온다.
아무런 표식이 없지만 왼쪽으로는 임도가 보이고 오른쪽에는 나무들이 쓰러져있다.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다.
나중에 이곳에서 탈출한 사람들 얘기를 들으니 길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마을로 내려가서 개를 조심해야 한다고.
괴틀재
괴틀재에서 괴밭산까지는 1km 정도 되는데 그 사이 봉우리를 여러 개 넘는다.
처음 두 봉우리는 무지 가파르게 올라간다.
괴틀재에서 탈출할 걸 그랬다고 후회하며 갔다.
힘들게 봉우리를 두 개 넘고 나면 세 번째 봉우리는 완만하게 올라간다.
오른쪽으로는 지나온 백적산이 보인다.
지나온 백적산
세 번째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300m 가면 괴밭산이다.
다시 되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배낭을 벗어두고 갔다.
300m 가는데 봉우리를 두 개 넘는다.
기운이 빠져서 눈길에 자꾸 미끄러졌다.
괴밭산 정상에는 정상패가 있다.
이거 없었으면 괴틀재에서 탈출했을 텐데...
괴밭산 정상
삼거리로 돌아가 직진한다.
하산 코스지만 봉우리를 여러 개 넘는다.
이쪽 길은 등로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냥 능선을 따라가는 것이다.
아주 가파르고 위험한 곳도 있어 결국 아이젠을 착용하고 갔다.
환종주이기 때문에 오른쪽으로는 계속 백적산이 보인다.
백적산
(급경사로 아주 내려가기 힘들었던 곳)
(내려와서 바라 본 모습)
한참 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깔지는 오른쪽에, 리본은 왼쪽에 있었다.
도대체 어느 쪽으로 가라는 말이야?
지도를 보니 왼쪽이 맞는데...
왼쪽으로 가면 길이랄 것도 없지만 어쨌든 길이 더 안 좋아진다.
그냥 나무들을 헤치며 간다.
그렇게 정신없이 가다 보니 무당봉 갈림길을 놓쳤다.
되돌아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던 산우님이 여기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된다고 하셔서 개척 산행을 하게 되었다.
어쩐지 꽃길이라고 할 때 수상하더라.
막산을 타고 어찌어찌 내려가긴 했는데 이미 하산 시간이 지나버렸다.
대장님께 전화를 하니 본인도 지금 내려가고 있다고 하신다.
예정 출발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작은갈봉교에 도착하였다.
내 뒤에 두 명은 1시간이나 늦게 내려왔다.
오늘은 애초에 적어도 6시간은 줬어야 한다고요!
등로도 안 좋고 눈까지 쌓여 있는데...
대장님은 하산하는 도중 올무에 걸려 등산화가 안 빠지는 바람에 결국 등산화를 벗어 발을 빼낸 후 맨발로 올무 째 들고 내려왔단다.
세상에 이런 일이!
하여튼 별 일을 다 겪어요. ㅋ
내가 언제까지 목요산행을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