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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4.10.02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음악회

날짜: 2024년 10월 2일 수요일 (맑음)
장소: 서울 서초 <예술의 전당>

 

 

런던심포니와 유자 왕의 연주 티켓이 생겨 예술의 전당으로 갔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음악회로 전석 초대 공연이란다.
레퍼토리는 단출하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말러 교향곡 1번.
협연자는 랑랑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인 유자 왕이다.
유자 왕은 특이하게 메이저 콩쿠르에 입상한 경력이 없다.
10대 후반에 연주자로 데뷔하자마자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콩쿠르 경력이 필요 없다나?
유별난 옷차림으로 유명한 유자 왕은 앙코르 곡이 풍성하기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레퍼토리가 단출한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은 군더더기 없이 명확했다.
그런데 흠잡을 데 없이 테크닉은 뛰어나지만 영혼이 좀 빠진 느낌이랄까?
어쩌면 너무 멀리서 봐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고.
협연자가 앙코르 곡을 연주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데 앙코르 부자 유자 왕은 이 날도 역시 3곡을 선사하였다.
오히려 앙코르 곡들에서 훨씬 음악성이 돋보였다.
인터미션 후 런던심포니가 말러 교향곡을 1번을 연주하였다.
이제 우리나라 교향악단도 하드웨어 부분에서는 세계적이라고 생각한다.
단원 개개인의 실력은 전혀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소프트웨어를 채울 차례이다.
특히 어떤 지휘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관현악단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부터 런던심포니의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안토니오 파파노는 최고 수준의 오페라 지휘자라는 명성답게 낭만적이었다.
오페라 지휘자였던 말러가 처음 쓴 교향곡을 선택한 것은 상당히 현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파파노의 실력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런던심포니의 역량을 최대한도로 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까지 내가 들었던 말러교항곡 1번 중에서는 가장 훌륭한 연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