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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2015.11.14 ~ 18 China: Yangtze Cruise(장강삼협 크루즈) (1)

날짜: 2015년 11월 14일 수요일 (흐림)
장소: 인천 ~ 충칭/중경(慶, Chongqing)

 

내가 가고 싶은 river cruise가 몇 개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양쯔강 크루즈이다.

오래전 미국에 있을 때 양쯔강 크루즈에 대해 알게 되었고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이번에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양쯔강(江, 양자강, Yangtze)의 본래 명칭은 창강(江, 장강)이며, 창강 하구 지역을 양쯔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서양 선교사들이 양쯔강이란 명칭을 사용한 뒤 오늘날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양쯔강이 창강 전체를 나타내는 말로 쓰이고 있다. 
티벳 고원에서부터 시작하여 상하이 지역 바다로 흘러드는 양쯔강은 총길이가 6,300km에 이르는데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이며, 나일강과 아마존강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양쯔강 크루즈는 세 개의 협곡인 구당협과 무협, 서릉협을 지나가는 코스이다.

가을 단풍이 어우러진 협곡이 어떤 모습일지 자못 궁금하다.

 

 

아침 8시 40분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는 약 3시간 50분 후 충칭 지앙베이(江北, Jiangbei) 공항에 도착하였다.

충칭과 서울은 1시간의 시차가 있다.

한반도 전체 크기와 비슷하며 인구가 약 3,200만 명에 이르는 충칭은 베이징, 상하이, 텐진과 함께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라고 한다.

양쯔강과 자링강(嘉陵江, Jialing)의 합류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충칭은 중국 서남 지역의 중요한 공업기지이며 삼협 수상 운수선과 유람선의 시발 및 종착 항구이다.

아열대 기후로 연중 비교적 따뜻한 편이나 습도가 높아 겨울철에는 체감 온도가 더 낮고 여름에는 더 높다고 한다.

특히 여름에는 최고 온도가 43.8℃까지 올라가서 <화로>로 불린다고 한다.

또한 연간 강우량 1,000mm 이상으로 늘 비가 오거나 흐리고 안개가 많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한 날도 잔뜩 흐렸는데 가이드는 비만 안 오면 여기에서는 좋은 날씨인 거라고 하였다.

또한 충칭에는 미인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여 오가는 여자들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내 눈에는 미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아마도 나의 미인관이 중국과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충칭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고층 아파트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 <북악산>이라는 한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는 한식이다.

나는 꼭 한식을 먹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식사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공원 어귀에 있는 큰 나무 밑에서 많은 사람들이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옛날에는 마작을 했을 것 같은데 시대가 바뀌어 요새는 카드 게임을 하나 보다.

 

다시 버스를 타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보러 갔다.

중국 내에서 마지막으로 임시정부가 세워졌던 도시가 충칭이다

1919년 상하이에 설립된 임시정부는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1940년 충칭으로 옮겨왔고,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는 해방을 맞이하던 1945년 9월까지 사용된 뒤 폐쇄되었다.

충칭의 도시개발계획으로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부산에 있는 어느 교수님과 국내의 대기업들, 정부가 힘을 모아 복원작업을 시작하여 1995년 대중에게 공개되었다고 한다.

 

법무부와 내무부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래며 타국에서 임시정부를 세워 독립을 위해 애쓰시던 선조들을 생각하니 지금 내가 누리는 것들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인민대례당(人民大礼堂, 런민따리탕)으로 갔다.

충칭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인민대례당은 중국 현대건축물 전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중국 10대 현대건축물 중 하나라고 한다.

공연 행사시 5,000여 명이 한꺼번에 입장하여 앉을 수 있는 중앙홀은 뛰어난 내부 시설과 완벽한 공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홀 중간에 기둥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인민대례당 맞은편에는 삼협 박물관이 있으며 그 사이에 큰 광장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중국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중국 사람들은 집에 있기보다는 밖에 나와 있는 걸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민대례당(人民大礼堂, 런민따리탕)

세계 최대의 댐인 삼협(三峽, 샨샤)댐 건설로 인하여 수몰되는 1,087개 지역 중 752개 지역이 충칭에 속하는데 이 지역의 문화재와 유물을 전시하기 위하여 2006년에 개관된 것이 삼협 박물관(샨샤 박물관, Three Gorges Museum)이다.

큰 것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답게 삼협 박물관은 돈 들인 흔적이 팍팍 났지만 눈에 띄는 문화재나 유물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다음에는 홍애동(洪崖洞, 홍야동, Hongya Cave)으로 갔다.

75m 절벽에 기대어 지은 홍애동은 묘족의 전통 건물 양식인 조각루(楼) 형태의 건물이라고 한다.

1층에서 3층까지는 상점이고, 4층은 현지 음식을 파는 먹자골목, 9층은 외국 음식을 파는 먹자골목, 그리고 5층에서 8층까지는 호텔이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는데 9층 건물 외관에 스타벅스 간판이 유일하게 걸려 있다.

역시 돈의 위력이 이곳에서도 나타나네.

인공 동굴도 있다고 하는데 구경을 못했고, 4층에 있는 꽤 괜찮은 음식점에서 사천 식 저녁을 먹었다.

그 크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음식점에 중국 사람들이 꽉 차서 담배 피우고 술 마시며 쏼라쏼라 떠들어대는데 정말 시장 바닥 같았다.

중국 사람들은 남자들이 집에서 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밥하기 싫어서인지(?) 주로 외식을 많이 한다고 한다.

식당에 있는 테이블이 모두 1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둥근 테이블인걸 보니 가족들과 오붓이 식사를 하기보다는 여럿이 어울려 식사를 하는 것 같았다.

사천요리는 먹을 만했지만 특유의 향 때문에 과히 당기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에게는 너무 매웠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어둠이 깔린 도시를 배경으로 홍애동의 불빛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홍애에서 멀지 않은 조천문(朝天門, 차오티엔먼, Chaotianmen) 부두로 크루즈선을 타러 갔다.

Century Legend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www.centuryrivercruises.com/en/)

6층으로 된 레전드 호는 12,000톤 정도의 river cruise ship이라 sea cruise ship보다는 작았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뷔페 레스토랑, a la carte restaurant, 바, 극장, 수영장, 스파, 헬스장, 독서실, 놀이방, 사진관, 그리고 몇 개의 shop들까지.

 

독서실

놀이방

뷔페 레스토랑

가장 마음에 든 건 cabin이었다.

이 배에 있는 모든 선실은 발코니가 있는 선실이며 소파와 욕조까지 있었다!!!

돈 아끼느라 sea cruise를 할 때는 insider cabin만 이용을 했었는데, 발코니가 있는 선실 침대에 누워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크루즈를 하게 되다니!

 

레전드 호는 저녁 9시 30분에 출항하였다.

발코니 난간에 기대어 홍콩, 상하이와 더불어 중국에서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라는 충칭의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였다.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여행을 왔는데 이제 또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는 말씀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친구 말대로, 나에게 이 정도 고민거리도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불공평한 것이 아닐까?

고난으로 인해 기도하게 되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으며 겸손하게 된다면 고난이 축복이라는 말씀에 아멘 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내게 버려야 할 것이 많은가 보다.

내려놓아야 할 것이 많은가 보다.

하지만 생각해야 할 것은 나중에 생각하고 이 순간은 여행을 즐기도록 하자. 

Tomorrow is another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