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5년 7월 22일 수요일 (흐림 + 비 + 맑음)
장소: Helsinki, Finland
아침 10시 15분쯤 잔뜩 찌푸린 하늘 아래 핀란드 헬싱키(Helsinki)에 도착하였다.
북유럽의 마지막 방문지인 핀란드는 스칸디나비아 3국(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과 달리 유로국가이며 유로화를 쓰고 있다.
하지만 스칸디나비아 3국은 유로국가가 아니며 따라서 자국의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핀란드의 정식 명칭은 수오미 공화국(Suomen Tasavalta)으로 <늪과 호수의 땅>이라는 뜻이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암벽을 폭파하여 만든 암석교회(Temppeliaukion Kirkko)이다.
루터교 교회인 암석교회는 1969년에 건축되었는데 천연 암석의 특성을 살린 독특한 디자인으로 되어있으며 암석 사이로 물이 흐르고 내부 벽에서는 이끼가 자라고 있었다.
암석교회(Temppeliaukion Kirkko)
음향 전문가와 지휘자가 처음부터 건축의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음악회가 자주 열릴 정도로 뛰어난 음향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울퉁불퉁한 암석으로 만들어졌으니 당연히 반사음이 풍부하고 잔향시간이 길어서 음색이 풍부할 것으로 추측하였는데 마침 교회에 들어가니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었다.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페달을 안 밟아도 될 정도로 울림이 좋았다.
피아노 옆에는 파이프 오르간이 있었다.
오르간 음악이나 다성 교회음악에는 최적의 음향효과를 낼 것이지만 노래를 부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다음에는 시벨리우스(Sibelius) 공원으로 갔다.
핀란드의 국민주의 작곡가인 시벨리우스를 기념하여 만들어진 공원으로 24톤의 강철을 이용한 파이프 오르간 모양의 기념비가 있었다.
시벨리우스 공원
이후 버스를 타고 원로원 광장(Senaatintori)으로 갔다.
약 40만 개에 달하는 화강암이 깔려있는 광장 중앙에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동상이 있었다.
원로원 광장(Senaatintori)
동상 뒤쪽으로는 헬싱키 대성당이 있으며 동상 오른쪽으로는 헬싱키 대학(위 사진의 노란색 건물), 그리고 동상 왼쪽(헬싱키 대학 맞은편)에는 정부 청사가 있다.
루터란 대성당(Lutheran Cathedral)이라고도 하는 헬싱키 대성당(Tuomiokirkko)은 핀란드 루터파 교회의 총본산으로 헬싱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건물이다.
녹색으로 산화된 구리 돔이 특징인 헬싱키 대성당의 지붕 위에는 예수의 12제자의 동상이 있다.
원로원 광장에서 바다 쪽으로 걸어 나가면 마켓 광장이 있다.
노점상들이 야채와 과일들을 팔고 있었다.
노르웨이나 스웨덴, 핀란드에서는 베리 종류와 사과 정도만 생산되고 나머지 과일들은 수입된다고 한다.
납작한 복숭아가 있어 맛을 봤는데 생각보다 달고 맛있었다.
큰 딸기만큼이나 커다란 산딸기를 사서 먹었다.
한식집에서 점심을 먹고 마지막으로 우스펜스키 성당(Uspensky Cathedral)을 방문하였다.
핀란드가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던 19세기에 러시아 건축가 알렉세이 고르노스타예프(Aleksei Gornostaev)가 설계한 우스펜스키 성당은 러시아 정교회의 전통에 따라서 건축되었다.
성당 내부에는 그리스도와 12사도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우스펜스키 성당(Uspensky Cathedral)
특이한 것은 하나님의 그림이 있다는 것이다.
십자가 위에 있는 하얀 턱수염을 한 사람이 하나님이란다.
음, 하나님이 이렇게 생겼단 말이지.
그냥 아름다운 천장이나 올려다보자.
이로써 모든 북유럽 여행의 일정을 마치고 인천으로 가는 Finnair AY041편을 타기 위해 헬싱키 공항으로 갔다.
핀란드에 왔으니 자일리톨 껌이나 살까 하고 공항 면세점에서 점원에게 물어보니 알아듣지를 못한다.
내 영어 발음이 그렇게 나빠졌나?
결국 어떤 종류의 껌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실로톨> 껌이 있다고 한다.
아, 이곳에서는 자일리톨이 아니라 실로톨이라고 발음을 하는구나.ㅎㅎ
비행기에서 헬싱키를 내려다보며 여행을 마쳤다.
날짜: 2015년 7월 23일 목요일
장소: Helsinki, Finland ~ 인천
다음 날 아침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습한 공기가 콧속으로 파고든다.
내 나라에 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또 떠나고 싶은 충동이 동시에 생긴다.
이번 여행은 노르웨이의 피요르드와 빙하 관광이 중심이고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는 수도만 관광하는 여행이었다.
대부분의 패키지 여행이 그렇듯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보려고 하다 보니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서 저녁 늦게까지 돌아다녀야 했다.
또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서 힘들었다.
역시 여행은 개인적으로 가야 한다.
난 자유여행을 선호하지만 이번에는 엄마와 함께 가느라 숙박이나 음식에 신경을 써야 했고 그래서 패키지 여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 또 이곳을 가게 된다면 한 달 정도 노르웨이에만 머물며 피요르드를 구석구석 구경하고 래프팅도 하고 등산도 하고 싶다.
숨이 막히고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웠던 노르웨이 자연의 장엄함과 웅장함, 고요함과 평온함, 쓸쓸함과 황량함은 한동안 계속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