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11월 6일 금요일 (흐린 후 비)
산행코스: 복리암 ~ 수리봉 ~ 추월산 ~ (밀재 방향으로 알바) ~ 상봉 ~ 보리암 ~ 추월산 국민관광단지 주차장
산행거리: 8.75km
산행시간: 10:45 ~ 15:50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후에 비 소식이 있는데...
비가 오긴 와야 하는데...
산에도 가야 하는데...
에잇, 오늘 산행을 망치더라도 비가 오는 게 좋겠다.
산행 공지와는 반대로 복리암 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행 들머리를 못 찾아 다들 좀 헤맸는데 백두인 님께서 동네 아주머니께 물어 길을 찾아올라 갔다.
복리암 마을에서 복리암 정상까지는 계속 가파른 오르막이다.
그래도 남녘이라 아직 단풍이 남아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올라갔다.
복리암 정상에서 왼쪽으로 가면 얼마 가지 않아 수리봉이 나온다.
수리봉 정상
날이 흐리고 가스가 차서 시계가 맑지는 못하지만 능선에서 보는 조망이 정말 멋지다.
게다가 단풍도 아름답다.
날씨만 좋았으면 정말 환상이었을 텐데. ㅠㅠ
이후 능선을 따라가는 길은 편안하다.
이곳엔 아직도 개쑥부쟁이 꽃이 많이 남아있었다.
개쑥부쟁이
정상 쪽으로 갈수록 단풍은 점점 더 곱다.
자세히 보니 전라남도 담양 쪽은 단풍이 고운데 전라북도 순창 쪽은 벌써 낙엽이 다 떨어졌다.
오늘 대장님께서 시간을 많이 주신다고 하신 덕분에 천천히 산행을 했더니 1시가 다 되어서야 정상에 도착하였다.
추월산 정상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상봉으로 향하였다.
정상에서 되돌아가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보리암 쪽으로 가야 할 것을 잘못하여 정상에서 직진하였다.
한참 가다 보니 낙엽이 푹신하게 깔린 길로 점점 내려가고 있었다.
용담
앞에 가던 쏘마 님이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하여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나목들이 서있다.
분명 위에서 봤을 때는 담양 쪽에는 단풍이 멋있었는데 왜 여기 나무들은 벌거벗은 채로 서있는 것일까?
그리고 상봉으로 가야 하는데 계속 내려가는 것도 이상하고.
결국 다시 추월산 정상으로 되돌아가기로 하였다.
되돌아가다 보니 이정표가 있었다.
밀재 이정표
이런! 순창 쪽으로 가고 있었네.
어쩐지 잎사귀들이 다 떨어졌다 했더니.
아까 지나가면서 이 이정표를 얼핏 보긴 한 것 같다.
자세히 보았더라면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을 알았을 텐데.
다음부터는 이정표를 잘 보고 다니자!
추월산 정상으로 돌아가 보리암 쪽으로 갔다.
약간의 암릉을 거쳐 상봉(보리암 정상)에 도착하였다.
상봉 정상
보리암 정상에서 보는 경치가 정말 끝내준다.
보리암 정상에서 제1등산로 쪽으로 내려가니 긴 계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며 보는 담양호의 모습이 마치 월악산 제비봉 쪽에서 청풍호 장회나루로 내려가며 보는 풍경과 비슷하다.
담양호
내려가는 길에 잠깐 오른쪽으로 빠져 보리암으로 갔다.
절벽에 위치한 보리암은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쫓기던 장군 부인이 투신한 장소로 유명하다고 한다.
보리암
그래서 그런지 암자 옆 절벽에는 커다란 연리목이 있었다.
다시 제1등산로로 돌아가 계단을 내려가는 길에 민주지산에서 봤던 것과 같은 꽤 큰 동굴도 볼 수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 올려다본 보리암)
제1등산로와 제2등산로가 만나는 지점부터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숲길이다.
아늑한 숲의 분위기에 마음이 마냥 푸근해지는 것 같다.
이런 길은 음악을 들으며 오래도록 걷고 싶다.
혼자 걸어도 좋고, 둘이 걸으면 더 좋을 것 같고.
추월산 국민관광단지는 잘 조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바닥이 드러난 담양호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오늘 비가 온다더니 왜 안 오는 거야?
비가 안 와서 산행하기는 좋았지만, 솔직히 날씨가 맑았으면 더 멋진 산행이 되었겠지만, 산행을 못하게 되더라도 비가 좀 많이 와야 할 거 같다.
그래서 저 다리가 물에 푹 잠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