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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2023.05.12 ~ 18 Virginia (1)

날짜: 2023년 5월 12일 금요일 (흐림/맑음)
장소: 인천 ~ Washington D.C. ~ Roanoke


드디어 작은 애가 졸업을 한다.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 과정 동안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지라 작년 3월만 하더라도 이런 날이 있을 것이라곤 상상하기 어려웠다.
작은 애나 나나 힘들었던 시간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결말을 준비하고 계셨다.
하나님의 계획은 내 생각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가는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리 부부와 큰 애까지 셋이 가려고 예약을 했다가 남편이 여러 가지 일로 인해 못 가게 되어 취소하고 큰 애와 나만 가는 걸로 재 예약을 하였다.
모든 예약을 끝낸 후 지난달 중순 혹시나 해서 미국 입국 절차를 알아보니 미국은 아직도 코로나 예방 접종 2회를 마치고 14일이 경과해야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난 3차 예방 접종까지 끝냈지만 겁이 많은 큰 애는 한 번도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2회 접종까지 끝내고 14일이 경과하려면 적어도 5주가 필요한데...
그리하여 큰 애도 못 가게 되어 다시 예약을 취소한 후 나 혼자 가는 걸로 재 예약을 하였다.
그런데 작은 애가 너무 섭섭한 나머지 혼자 여기저기 알아보았나 보다.
마포 보건소에서 아직도 얀센 접종을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얀센은 1회 접종으로 끝나기 때문에 얀센을 맞으면 미국에 갈 수 있는 것이다.
부랴부랴 마포 보건소에 전화를 하니 다음 날인 수요일까지 코로나 예방 접종을 한 후 한 달 동안 리모델링 공사를 하느라 보건소가 휴관한다고 하였다.
이 타이밍 보소!
진짜 마지막 열차를 탄 것이다.
부리나케 마포 보건소로 가서 얀센 접종을 하고 자랑스레 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물론 다시 둘이 가는 걸로 재 예약 과정을 거쳐야 했다.
진짜 나니까 했지, 예약했다 취소했다가를 도대체 몇 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그 난리를 친 후 국제면허증을 발급받고, ESTA를 신청하고, 여행자보험을 사서 드디어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는데, 바로 오늘 12일부터 미국 입국자들도 코로나 예방접종증명서가 필요 없게 되었단다.
아, 허망해라. ㅜㅜ
어쨌든 아침 5시 20분에 공항 리무진을 타고 인천 공항으로 갔다.
여유있게 간다고 간 건데 이것저것 하다 보니 5분 전에 탑승을 하였다.
10시 25분에 인천을 출발한 대한항공은 워싱턴 D.C.(Washington D.C.)까지 14시간을 날아갔다.
일본을 지날 때는 흰 눈이 덮인 일본 알프스가 보였다.
다테야마-구로베 알펜루트는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기내식을 해산물 식으로 주문해 보았다.
맛은 그럭저럭.
비행기 안에서는 뭘 먹어도 맛이 없는 것 같다.
고도가 높기 때문이라는데.
난 차라리 과일과 샐러드만 먹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미국에서 유학할 때는 항상 김밥을 사가지고 비행기를 탔다.
그나마 기내식보다는 김밥이 나았으니까.

 

어제 3시간 밖에 못 자서 비행기를 타면 곯아떨어질 줄 알았지만 아침에 커피를 마셔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를 봤다.
원래 만화지만 만화 한 편 잘 봤다.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걸 기내에서 작은 화면으로 보니 그냥 그랬다.

 

그나저나 승무원이건 승객이건 마스크 쓴 사람들이 거의 없네.
코로나 바이러스는 다 사라진 건가?

오전 11시 15분에 덜레스(Dulles)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 절차를 마친 후 로녹(Roanoke)으로 가기 위해 유나이티드 항공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고 점심을 먹었다.

캐나다에서 자주 갔던 <웬디스>에서 타코 샐러드와 칠리, 베이크드 포테이토를 주문했는데 거기 점원 때문에 골 때리는 줄 알았다.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실수로 베이크드 포테이토 대신 베이컨을 준비했다며 베이컨을 먹겠느냐고 물어본다.
갑자기 웬 베이컨?
앞 글자가 같긴 하네. ㅎ
베이크드 포테이토가 준비되길 다시 기다려서 음식을 받고 테이블로 갔다.
타코 샐러드를 먹으려고 하니 왠지 허전하네.

이런, 나초 칩이 없잖아!
샐러드를 가져가서 원래 타코 샐러드가 이러냐고 물었더니 해맑게 웃으며 깜박 잊고 나초 칩을 안 줬단다.
가만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주문한 음식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확인하고 있었다.
하여튼 미국은 좋은 나라다.
이런데도 잘리지 않고 있다니.
점심을 먹고 공항 한 구석에서 새우잠을 자며 기다리다가 오후 5시 55분에 비행기를 타고 로녹으로 향하였다.
로녹으로 가는 비행기는 한 열에 좌석이 3개 있는 commuteair이다.
28인승 버스보다 더 좁다.

 

한 시간 만에 로녹에 도착하였다.
로녹 공항도 시골 간이역 마냥 자그마하고 귀엽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수화물로 부친 큰 애 짐이 안 나와서 물어보니  덜레스 공항에 있단다.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
오늘 비행기는 더 이상 없기 때문에 내일 아침 10시 비행기로 가져다주겠다고.
헐!
이래서 내가 해외여행 다닐 때 기내 캐리어만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계획이 다 틀어지겠네.
하나님께서 더 좋은 계획이 있으신가?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채 Hertz로 가서 예약한 차를 빌렸다.
차를 렌트하는 과정도 정말 하나님의 은혜였다.
로녹에서 빌리고 워싱턴 D.C. 에서 반납하려고 하니 렌트 비용이 모두 1,000불이 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차만 보험 포함 524불이었다.
심지어 차만 빌리는 값보다도 보험을 포함한 가격이 반이나 싸게 나와 있었다.
뭔가 업체 측의 실수인 것 같은데 어쨌든 난 싸게 빌리게 된 거지.^^

그런데 왜 차가 현대 코나일까?
난 폭스바겐 제타로 빌렸는데.
하지만 이미 너무 지쳐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운전하기는 현대차가 더 편하니 오히려 잘된 것일 수도.
차를 타고 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Holiday Inn Airport - Conference Center로 갔다.

 

미국 호텔들은 일단 넓어서 좋다.
그러고 보니 아직 저녁을 안 먹었네.
여긴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데.
역시 한국이 최고여!
작은 애가 가져온 냉동 브리또로 요기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